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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부암동(세검정 인근) 소재 한 예식장에서
지인의 혼례식을 참석하고 나오니
대형 중국식당인 하림각이 바로 옆에 있다.
인공폭포에 물이 시원하게 흐르고 있는데,
그 아래에는 비단잉어가 떼를 지어 놀고 있다.
그런데 고개를 돌려 위쪽을 본 순간
매우 아름다운 단풍나무가 터질 듯한 모습으로 서 있다.
단풍의 유혹에 이끌려 위쪽으로 살짝 올라가 보니 3층 건물이 있는데
<스튜디오 원>이라는 간판이 붙어 있다.
문제는 건물의 외양이 단풍의 색깔과 똑 같은 진홍색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섬뜩하고 몸서리치도록 같은 색의 조화는 처음 본다.
비록 삼원색과 무지개 색이기는 하지만 오로지 단색인 붉은 색 하나만으로도
이렇게 강렬한 인상을 주는 게 놀랍다.
건물의 붉은 페인트 색은 인위적으로 칠했겠지만
단풍의 붉은 색은 자연이 만든 것이다.
2002년 월드컵 때 한국응원단인 붉은 악마의 상징적인 색도 적색이었고,
중국은 천안문광장에서 보듯 오래 전부터 적색을 선호해 왔다.
오늘 우연히 단풍과 건물이 한데 어우러진 모습을 보고
붉은 색의 강렬함에 재인식했고,
인공과 자연의 완벽한 조화를 실감하게 되었다.(2008.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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