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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소나무 조림지역

 

 

 

 

 

 

외씨버선길은 우리나라 대표 청정지역인 경북 청송, 영양 및 봉화와 강원도 영월의 4개군이 모여 만든 240km의 도보길(15개 코스)로서, 이 4곳의 길이 합쳐지면 그 모양이 조지훈 시인의 “승무”에 나오는 외씨버선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 길은 청송에서 시작해 영양 및 봉화를 거쳐 영월에서 끝나는데, 육지속의 섬이라 불리는 외씨버선길은 국내트레킹 가운데 아마도 가장 이름이 예쁘고 아름다운 길일 것입니다.

 

 

 

 

 

 

 

외씨버선길 9코스는 “춘양목 솔향기길”로 춘양면사무소에서 출발해 춘양목군락지를 거쳐 두내약수탕에 이르는 19.7km의 도보길로 외씨버선길 봉화지역의 길 중 찾는 사람이 가장 많은 코스입니다. 이 코스의 주요볼거리는 조선말기 문신 만산 강용 선생의 저택인 만산고택, 보물로 지정된 통일신라시대의 석탑형식인 서동리 동·서 삼층석탑, 피톤치트 뿜어내는 서벽리 춘양목 군락지를 들 수 있습니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을 경우 종점인 두내약수탕 인근에 자리잡은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을 답사하는 것도 큰 즐거움일 것입니다.

 

9코스의 들머리는 봉화군 춘양면 의양리 소재 춘양면사무소입니다. 면사무소 정문에서 우측으로 진입해 좌측으로 조금 가다가 춘양농협에서 우측으로 가면 억지춘양시장을 만나는데요. 이곳 춘양이 억지춘양(원치 않는 일을 어쩔 수 없이 함을 이르는 말)이라는 말이 생겨난 곳이기에 시장이름도 이에 따라 “억지춘양시장“라고 붙인 듯 합니다. 이 시장은 약 80년 전 봇짐장수가 개설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현재 약 80여개 점포가 입주해 있으며 4일과 9일에는 5일장이 열리는 재래시장입니다. 시장 건축물은 현대식으로 잘 지어져 있더군요.

 춘양면사무소

 

면사무소 뒤편 울타리의 외씨버선길 상징인 버선모형

 

 

 뒤돌아본 억지춘양시장 입구

 

 

 

 

 

 

 

중조천의 중조2교를 건너면 우측에 춘양초등학교가 있고 조금 더 가면 좌측에 만산고택 안내이정표가 보입니다. 사람들은 무엇이 그리 바쁜지 이곳을 그냥 지나치지만 필자를 포함한 명 몇 명은 만산고택으로 향합니다. 길목에는 하얀 4개의 잎을 가진 층층나무가 반겨줍니다. 만산고택은 조선 후기 문신 만산 강용(1846-1935)이 고종 18년(1878) 건립한 집으로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된 곳입니다. 대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마침 보수공사가 한창이더군요.

 만산고택이정표

 

 보수중인 만산고택

 

 

 

 

 

 

 

다시 도로로 나와 천주교 춘양성당을 지나 운곡천에 걸린 철길굴다리를 통과해 좌측으로 갑니다. 사실 여기서 그냥 직진하면 거리를 단축할 수 있지만 외씨버선길 설계자는 이쪽의 명품고택을 둘러보라고 길을 이쪽으로 돌려놓았더군요. 코너에 태고정(太古亭) 현판이 붙은 가옥이 있고, 또 다른 문이 잠긴 가옥에는 낙천당(樂天堂)라는 현판이 걸려 있습니다. 집 앞 도로공사중인 가옥은 의양리 권진사댁인 성암고택입니다. 이 집은 조선 후기 성암 권철연(1874-1951) 선생이 살던 집으로 정부로부터 명품고택 지정을 받은 가옥입니다.

 

 태고정

 

 낙천당

 

의양리 권진사댁 입구

 

 

 

 

 

 

 

 

권진사댁을 나와 감자밭을 따라 가다가 좌측의 서원교를 건너 직진합니다. 가는 방향으로 봉화서동리 삼층석탑이 있다는 안내문이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 산림과학고등학교 정문에서 외씨버선길은 좌측으로 가야합니다. 그렇다면 삼층석탑은 어디에 있을까요? 바로 산림과학고등학교 안으로 들어가 우측으로 몸을 돌리면 만날 수 있습니다. 봉화서동리 삼층석탑(보물 제52호)은 통일신라이후 만들어진 탑의 비례가 매우 아름다운 석탑이랍니다.

 

 한국산림과학고교 정문

 

보물인 삼층석탑

 

 

 

 

 

 

 

산림과학고 후문 쪽으로 가서 서원마을 경노당을 지나면 시멘트 포장도로를 걷게 되는데 보이는 밭은 완전한 초록의 세상입니다. 지나가는 길목의 큰 바위에는 날아갈듯한 글씨체의 한자가 음각되어 있는데 천학비재(淺學菲才)한 필자는 그 뜻을 새길 수가 없더군요. 이 글자는 봉강동천(鳳岡洞天)으로서 동천은 "신선이 사는 곳" 또는 "별천지"를 뜻하지만  봉강동천은 인터넷을 검색해 보아도 그 뜻을 알 수가 없습니다. 아마도 누군가 탁본을 하려고 바위에 페인트칠을 한 것 같은데, 봉화군에서는 전문가의 해설안내판을 세워두면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에게 크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서원마을 경노당

 

녹색의 밭

 

봉강동천(鳳岡洞天)

 

 

 

 

 

 

 

 

사과나무 과수원을 지나 작은 고개를 넘어가는데 길바닥에 팔자걸음의 발자국 표시물이 있습니다. 바로 양반걸음걷기 체험장소입니다. 이곳은 양반처럼 뒷짐을 지고 느릿느릿 걷는 곳이지만 오늘 약 20km를 걸어야하기에 이렇게 여유를 부릴 시간적인 여유가 없군요. 모내기를 마친 논도 초록물감을 뿌려 놓은 듯한 풍경입니다.

사과나무 과수원

 

양반걸음걷기 체험장

 

 

 

 

 

 

 

 

실개천변의 서동리 염장경노당을 지나 도로변 공사구간을 뒤로하고는 도로 우측 경사진 곳으로 진입합니다. 다시 도로를 만나 걷다가 잠시 후 우측으로 가노라니 주변에 사과나무가 많이 보입니다. 삼거리에 있는 “봉화청량사과, 태백산 산사과 작목반”이라는 조형물이 이곳이 지도에 포기된 거포사과마을임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사실 경북내륙 지역 중 청송은 사과, 양양은 고추, 그리고 봉화는 송이가 유명하지만 사과는 청송뿐 아니라 영양과 봉화에서도 많이 재배하는 모습니다.

실개천변

 

서동리 염장 경노당

 

사과밭

 

 

거포사과마을 이정표

 

 

 

 

 

 

사과마을을 지나 작은 고개를 넘어갑니다. 송어조형물이 있는 곳은 완주인증 사진촬영포인트네요. 송이조형물을 지나자 길은 내리막으로 이어지다가 금새 좌측의 낮은 고개로 오릅니다. 아마도 이곳이 지도상의 새터고개인 듯 하군요. 맞은편의 높은 산은 각화산(1,202m)입니다.

 고개로 오르며 뒤돌아본 사과마을

 

송이조형물 가는 곳

 

송이조형물

 

맞은 편 각화산 능선

 

새터고개에서 본 각화산 능선

 

 

 

 

 

 

이곳을 지나면 길은 호젓한 산길로 이어지다가 운곡천변에서 좌측으로 방향을 바꿉니다. 운곡천은 지난 8코스를 답사할 때 춘양역 인근에서 만났던 하천인데 굽이굽이 돌아 여기까지 흐르네요. 이제부터는 운곡천 둑방길을 걸어갑니다. 오늘 이곳의 최고기온이 섭씨 24도라고 했는데 무척 덥군요. 그나마 시원하게 불어오는 강바람이 무더위를 식혀줍니다.

운곡천


 

 

 

 

 

외씨버선길 양심장독대를 지나갑니다. 이곳은 목마른 여행자를 위한 물을 보관한 곳인데 그래도 봉화군에서 신경을 참 많이 썼군요. 방금 모내기를 마친 논도 보입니다. 운곡천의 수진교를 옆으로 통과해 애당교에서 잠시 좌측으로 큰 원을 그리듯이 돌아서 다시 운곡천변으로 나옵니다. 도심교 앞에서 오늘 두 번째로 송이버섯조형물을 만납니다.

 외씨버선길 양심장독대

 

 

애당교

 

 

도심교(뒤쪽)

 

 두 번째로 만난 송이조형물

 

 

 

 

 

 

도심교에서 운곡천과 이별하고는 좌측으로 진입합니다. 고랭지채소밭과 도심2리 마을회관, 그리고 도심3리마을회관을 지나갑니다. 황터6교를 옆으로 통과해 아담한 펜션을 지나면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을 품고 있는 문수산(1,207m) 자락입니다.

도심마을로 진입하는 길

 

고랭지 채소밭

 

 도심2리 마을회관

 

딱딱한 시멘트도로

 

도심3리 마을회관

 

 

 

 

 

 

 

 

고도를 점점 높이는데, 산기슭에는 사과나무와 자두나무가 자라고 있습니다. 사과는 이제 포도크기만큼 자랐군요. 현재 과일 중 사과 값이 금값이라 어서 금년 수확한 사과가 출시되기를 기다립니다. 지도상에 포기된 풍경액자를 만나 사진을 찍고는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177

풍경액자 

 

 

 

 

 

 

이제부터는 비포장도로여서 발바닥으로 전해오는 촉감이 한결 부드러워졌군요. 그런데 임도에는 간벌한 목재가 많이 쌓여 있습니다. 소나무도 잘 자라려면 무분별한 벌목이 아니라 계획적인 간벌은 꼭 필요할 것입니다. 완주인증사진촬영포인트를 지나 침엽수림이 늘어선 임도를 걷습니다.

 

 

완주인증사진촬영포인트

 

 

 

 

 

 

 

금강소나무 후계림 조성지역을 지나갑니다. 경복궁 등 문화재용 목재는 보통 60-70년, 수고(높이)는 20-30m인 것을 지정한답니다. 이곳에서 자라는 소나무는 금강송인데 왜 외씨버선길은 “춘양목 솔향기길”이라고 명명했을까요? 금강소나무는 황장목 또는 춘양목으로도 불리는데 이곳이 행정구역상 봉화군 춘양면이어서 외씨버선길의 이름에 춘양목을 표기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참고자료> 금강소나무, 황장목, 춘양목

태백산맥 줄기를 타고 금강산에서부터 경북 울진, 봉화를 거쳐 영덕, 청송 일부에 걸쳐 자라는 소나무는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꼬불꼬불한 일반 소나무와는 달리 줄기가 곧바르며 마디가 길고 껍질이 유별나게 붉다. 이 소나무는 금강산의 이름을 따서 학자들이 금강소나무(金剛松)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흔히 “춘양목(春陽木)”이라고 더 널리 알려진 바로 그 나무다.

금강소나무는 결이 곱고 단단하며 켠 뒤에도 크게 굽거나 트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잘 썩지도 않아 예부터 소나무 중에서 최고로 쳤다. 소나무는 자라면서 여러 가지 화학물질이 쌓여서 나무속이 진한 황갈색을 띤다. 이 부분을 옛사람들은 황장(黃腸)이라 하였으며, 따라서 금강송을 황장목이라고도 부른다. (자료/다음백과사전에서 발췌).

 

 

숲 해설사의 집을 지나 국립백두대간 수목원 경계인 철망 옆길을 걷습니다. 체험의 숲 안내문을 지나면 철망 너머로 용도를 알 수 없는 수목원의 건축물이 보입니다. 공사구간을 지나 수목원 후문 2km 안내문이 있는 지점(백두대간수목원 후문갈림길)에서 외씨버선길을 버리고 우측의 수목원쪽으로 내려섭니다. 광촌교를 건너 좌측으로 가니 넓은 공터에 등산버스가 기다리고 있더군요.

숲 해설사의 집

 

 

 

 

갈림길 이정표

 

 

 

 

 

 

원래 9코스의 종점은 두내약수탕 방면이지만 주차편의를 위해 이곳까지 왔습니다. 오늘 20km를 걷는데 약 5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전체적인 코스가 오르내림은 그리 심하지 않았지만 코스의 대부분이 딱딱한 포장도로여서 발바닥에 부담이 되었고, 이제 본격적인 여름철이라 무더위로 고생했습니다. 다만 문화재용 목재로 사용되는 금강소나무군락을 만나 상큼한 솔향기를 맡으며 걸은 것은 다리의 피로를 상쇄시켜줄 만큼 매우 뜻 깊은 하루였습니다.

 

 

 

《외씨버선길 9코스 개요》

 

▲ 일자 : 2021년 6월 5일 (토)

▲ 코스 : 춘양면사무소-억지춘양시장-만산고택-권진사댁-한국산림과학교(서동리3층석탑)-양반걸음걷기체험

             -거포사과마을-송이조형물-운곡천-도심교(두 번 째 송이조형물)-도심3리 마을회관-풍경액자

             -금강송(춘양목) 군락지-수목원  후문갈림길-수목원 후문인근도로변

▲ 거리 : 20.2km

▲ 시간 : 4시간 45분

▲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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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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