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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골전망대에서 바라본 그림같은 에밀1리 마을

 

12코스 후반부에서 자주 만나는 옥동천

 

 

 

 

 

 

외씨버선길은 우리나라 대표 청정지역인 경북 청송, 영양 및 봉화와 강원도 영월의 4개군이 모여 만든 240km의 도보길(15개 코스)로서, 이 4곳의 길이 합쳐지면 그 모양이 조지훈 시인의 “승무”에 나오는 외씨버선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 길은 청송에서 시작해 영양 및 봉화를 거쳐 영월에서 끝나는데, 육지속의 섬이라 불리는 외씨버선길은 국내트레킹 가운데 아마도 가장 이름이 예쁘고 아름다운 길일 것입니다.

 

 

 

 

 

 

 

외씨버선길 12코스는 “김삿갓 문학길”로 방랑시인 김삿갓의 행적을 따라 자연을 벗하며 걷는 길입니다. 외씨버선길 중에서도 찾는 이가 가장 많은 길 중의 하나인 이 코스는 김삿갓 문학관에서 출발해 김삿갓 묘역과 물레방아를 거쳐 김삿갓면사무소에 이르는 12.7km의 도보길로서, 주요볼거리는 삿갓 형상의 지붕을 얹은 김삿갓 문학관, 김삿갓이 잠든 묘역, 규모가 큰 물레방아, 민화전문 사립박물관인 조선민화박물관을 들 수 있습니다.

 

 

 

 

 

 

12코스의 들머리는 강원도 영월군 김삿갓면 와석리 소재 김삿갓 문학관입니다. 김삿갓 문학관은 방랑시인 김삿갓의 생애와 문학세계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테마형 전시관으로, 야외에는 김삿갓 시비공원을 비롯해 그의 생애를 표현한 벽화와 각종 조형물을 볼 수 있습니다. 또 외씨버선길 영월객주가 있어 길을 걸으며 찍은 인증사진을 보여주고 종주 스탬프확인을 받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삿갓모양의 김삿갓 문학관

 

외씨버선길 영월객주

 

 

 

 

 

 

주차장 정문으로 나오면 삿갓형상의 쉼터와 노루목마을 안내도가 있습니다. 마포천에 걸린 노루목교를 건너 우측 28번 지방도로를 따라 북상합니다. 노루목교의 난간은 김삿갓이 시를 쓰면서 사용하던 붓의 형상이네요. 마포천 도로를 따라 조금 가면 좌측에 김삿갓 묘역으로 가는 이정표가 길을 안내하지만 갈 길이 바쁜 사람들은 대부분 직진합니다. 도로변에는 군데군데 김삿갓의 시를 돌에 새겨 놓았으나 비바람에 훼손되어 거의 글씨를 알아볼 수 없을 지경입니다.

삿갓형상의 쉼터

 

 

 

가독성이 저하된 김삿갓 시비

 

 

 

 

 

 

28번 도로에 놓인 김삿갓교 앞에서 외씨버선실은 좌측의 숲으로 이어지는데요. 다음지도를 보면 길은 직진하도록 되어 있지만 현지안내문에는 좌측 마포천변을 따라 숲길로 가야합니다. 필자는 좌측 돌탑 및 김삿갓 추모시비가 있는 곳에서 숲길로 진입합니다. 숲길은 무더위를 식혀주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도로변을 걷는 것보다는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다만 김삿갓 계곡(마포천)의 맑은 물을 가까이에서 바라보며 걷기 때문에 다소 시원한 것 같습니다. 맞은편에서 한 무리의 젊은이들이 다가와 지나가는데 자연을 벗삼는 이런 청춘들을 보면 참 기분이 좋습니다.

김삿갓 추모시비와 돌탑

 

 

 

 

 

 

 

 

길이 없는 곳에는 나무데크 길을 만들어 두었군요. 계곡 옆으로 길을 조성하다보니 제법 오르내림이 있는 편입니다. 숲에서 처음으로 외씻버선길 이정표를 만나니 반갑더군요. 때로는 돌이 많은 길을 걷느라 발걸음이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한참 만에 마포천에 걸린 다리를 만났는데요. 필자 뒤에서 출발한 산악회 동료들이 이 다리를 건너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조선민화박물관은 이미 지났더군요. 그러고 보면 김삿갓 교에서 계곡 길을 선택해 오느라 28번 지방도로를 걸으며 만날 수 있는 조선민화박물관 등을 놓친 아쉬움이 있습니다. 따라서 무더위를 피하고 싶으면 계곡 길을 택하되 28번 지방도로를 걷는 것도 괜찮을 것입니다.

김삿갓 계곡의 다리

 

 

 

 

 

 

다리가 있는 곳에는 물레방아가 있는데요. 사실 외씨버선길 홈페이지에서 주요볼거리로 이 물레방아를 소개하고 있기에 제법 기대를 했지만 실물을 보니 약간 실망입니다. 물레방앗간도 있는 반듯한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냥 언덕의 풀숲에 서 있는 평범한 물레방아였기 때문입니다. 물레방아 앞에는 퇴비를 넣은 포대 몇 개가 사람의 키 높이정도로 쌓여 있어 일부러 이곳을 들여다보지 않으면 물레방아를 발견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여기가 코스 종주 인증사진촬영포인트라고 했는데 이를 보지도 못했습니다.

 

 

 

 

 

 

물레방아를 뒤로 하고 좁은 도로를 걷습니다. 길섶의 밭에는 가축용 사료더미가 산재하고 있네요. 주변의 아름다운 건축물들은 대부분 펜션이나 민박집입니다. “김삿갓 흙집이야기” “구름에 달 가듯이” “파랑새” 등 이름만 들어도 머물고 싶은 곳입니다. 가끔 사유지로 인해 길을 돌아가야 하는 곳도 있더군요. 김삿갓 계곡에서 한가로이 피서를 즐기는 가족의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김삿갓 계곡에서 피서를 즐기는 가족

 

 

 

 

 

 

삿갓교를 건너 이제는 김삿갓계곡의 우측 숲길을 걷습니다. 아까 28번 지방도로상에 있던 다리가 “김삿갓교”였는데 같은 도로상의 이곳 다리이름은 “삿갓교”로군요. 김삿갓면의 모든 지명과 펜션, 계곡 등의 이름에 김삿갓을 붙이다보니 이처럼 헷갈리는 이름도 있습니다. 이 보다는 차라리 김삿갓1교, 김삿갓2교처럼 번호를 붙이는 작명이 나았을 것입니다.

뒤돌아본 삿갓교

 

 

 

 

 

 

상당히 가파른 오르막을 오른 후 숲길은 좌측으로 방향을 틉니다. 그러다가 개활지로 나왔는데 보이는 것이라고는 온통 초록의 세상이네요. 초원 같은 풀밭에는 야생화 개망초가 집단적으로 피어 있어 마치 메밀꽃을 보는 듯한 모습입니다.

 

 

 

개망초 군락지

 

 

 

 

 

 

듬성듬성 보이는 민가를 지나 28번 지방도로변으로 다시 나오니 든돌마을입니다. 도로변에는 큰 돌이 하나 있는데, 이 돌이 실제로는 공중에 떠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외관상 보기에 돌이 비스듬하게 누워 있어 들려 있는 듯한 느낌은 주지만 이 밑으로 사람이 통과할 수 있다는 점은 믿기 어렵습니다. 그럼 든돌에 관한 유래를 살펴볼까요? “옛날 든돌(거석리)에 사는 노부부가 100일 기도를 드린 후 아들을 낳았는데 이 애기장수가 힘자랑을 하기 위해 집채만한 바위를 들어서 작은 바위 위에 올려놓았기에 이를 든돌이라고 불렀다. 난리가 나면 마을 사람들이 이 바위 밑에서 피난도 했다.”(자료/와석리 지명의 유래). 계곡 맞은편에는 묵산미술박물관이 있다는군요.

 

에키나세아

 

 

마포천의 든돌

 

 

 

 

 

 

초현대식으로 지어진 숙박시설을 지나 와석1교 직전에 우측의 숲으로 진입합니다. 계곡을 따라 가다가 작은 오르막을 넘어가니 갑자기 맑은 하늘에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하더군요. 오늘 일기예보에 의하면 낮 12:00-15:00사이에 최대 9mm의 소나기가 내린다고 했기에 요즘은 왜 이다지도 기상청의 예보가 잘 맞는지 모르겠다고 불편하면서 우산을 씁니다.

초현대식 숙박시설

 

마포천

 

 

 

 

 

 

소규모하천인 마포천이 대규모 하천인 옥동천과 합류하는 지점에 놓인 곡동교를 건넙니다. 곡동교에서 바라본 마포천은 멋진 물놀이장소로군요. 방랑시인 김삿갓 노래비를 지나갑니다. 옥동천을 가로지르는 주문교에 도착하기 직전 좌측의 친환경 목조주택이 많은 마을로 진입합니다. 어느새 소나기는 그쳤더군요.

곡동교

 

곡동교에서 본 마포천

 

방랑시인 김삿갓 노래비

 

좌측 친환경 목조주택

 

 

 

 

 

 

와석1리 마을회관도 목재로 지은 건축물인데, 이곳은 12코스의 사진촬영 인증포인트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도 마을회관 앞에 있는 하동면 와석리 지명의 유래에서 아까 잘 몰랐던 든돌마을의 유래를 알게 되었습니다.

 

와석1리 마을회관

 

 

 

 

 

 

 

 

마을회관을 뒤로하고 발걸음을 옮깁니다. 모내기를 한 논의 빛깔과 뒤로 보이는 산의 색상이 같은 색이라 이른바 초록은 동색이라는 속담이 떠오릅니다. 돌축대가 예쁜 밭을 지나 오랜만에 봉숭화꽃을 만납니다. 들모랭이 마을의 달팽이 쉼터를 지나갑니다. 옥수수밭과 포도밭 그리고 무궁화가 피어 있는 길을 지나며 여름을 실감합니다.

초록이 동색인 논과 산

 

밭의 돌축대

 

봉숭화꽃

 

 

 

 

 

 

 

연지테마단지를 지나면 실개천에 메기못이라는 안내문이 세워져 있는데요. 큰 메기와 송아지의 전설이 전해오는 이곳은 메기의 서식지라고 합니다. 다시 옥동천을 만나 옥동천 좌측의 계곡길을 걷습니다. 길섶의 암벽에 놓아둔 벌통이 매우 인상적이로군요. 조금 더 가노라니 가랑이봉 등산로 입구인 삼거리 갈림길인데요. 우측으로 내려서면 옥동천으로 다시 가는 지름길입니다. 그런데 우기에는 강물이 불어 강을 건너기가 어렵다는 말에 우리는 가랭이봉 방면으로 오릅니다.

 

 

 

가랑이봉 등산로 입구 삼거리

 

 

 

 

 

 

위쪽으로는 오르는 길이 장난이 아닙니다. 경사가 워낙 급해 중간에 짐시 쉬었다가 다시 오릅니다. 능선에 도착해 옥동방향의 이정표를 따릅니다. 다행이 더 이상의 오르막은 없이 능선길을 따라 서서히 고도를 낮춥니다. 첫 번째 전망대인 지르네전망대에 도착했지만 주변의 숲으로 인해 조망이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불행 중 다행으로 두 번째 전망대인 밀골전망대에 도착하니 산 아래 절벽 밑에 숨은 옥동천너머로 예밀1리마을의 모습을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습니다.

가랑이봉으로 오르는 가파른 길

 

능선 안내문

 

여름철 조망이 불가능한 지르네전망대

 

조망명소인 밀골전망대

 

 

 

예밀1리마을

 

 

 

 

 

 

밀골전망대를 내려오면 바로 옥동천변의 28번 지방도로입니다. 여기서 가랑이봉 등산로 입구 삼거리에서 지름길로 온 동료를 만났습니다. 지름길로 오면서 옥동천을 건너는데 물의 깊이는 발목이 잠기는 수준이었다고 하더군요. 사진을 찍을 만한 멋진 풍경이 많았다고 하니 괜히 급경사 등산로를 지나온 게 후회되지만 이젠 엎질러진 물입니다. 도로변에는 “농촌체험 휴양마을 옥동리”를 알리는 대형표석이 있더군요.

 

옥동천의 예밀교

 

 

 

 

 

 

 

옥동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지나 방랑식객 뒤 넓은 주차장에서 트레킹을 마무리합니다. 이곳은 바로 김삿갓면사무소 옆입니다. 오늘 약 13km를 걷는데 약 4시간 정도 소요되었습니다. 12코스의 이름은 김삿갓 문학길이지만 김삿갓 문학관 이외에는 실제로 김삿갓계곡, 김삿갓펜션, 김삿갓교 등 김삿갓관련 이름만 무수히 만났을 뿐입니다. 마치 김삿갓이 환생한 듯한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또한 삿갓교에서 든돌까지는 산 속을 돌아가는 것보다는 그냥 28번 지방도로를 따르도록 하고, 가랑이봉 등산로입구에서는 옥동천을 건너는 지름길을 따라 코스를 조성하는게 나았을 것입니다. 그나마 한 차례 소나기를 만났지만 곧 그치고 날씨가 좋았던게 다행입니다.

옥동초등학교

 

방랑식객

 

김삿갓면사무소 옆 주차장

 

 

 

 

《외씨버선길 12코스 개요》

 

▲ 일자 : 2021년 7월 17일 (토)

▲ 코스 : 김삿갓문학관-노루목교-김삿갓교-김삿갓계곡-물레방아-삿갓교-든돌-곡동교

              -와석1리 마을회관-메기못-가랑이봉 등산로 입구-지르네전망대-밀골전망대

             -예밀교(서단)-옥동초등학교-김삿갓면사무소 인근 주차장

▲ 거리 : 12.8km

▲ 시간 : 4시간 10분

▲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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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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