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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진도군 의신면 침계리 소재 왕온의 묘(전남도 기념물 126호)는 고려 후기 삼별초를 이끌고 대몽항쟁에 나선 왕온의 무덤으로 전해지는 무덤입니다. 몽고의 침입에 40년 동안 저항하였던 고려 왕실은 1270년 마침내 몽고와 강화를 맺고 강화도에서 개경으로 환도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에 반대한 삼별초군은 현종의 8대손인 왕족 승화후 온(?-1271)을 왕으로 추대하고 진도로 내려와 몽고에 맞서 싸웠지만 이듬해 왕온은 몽고와 고려 연합군에 밀려 후퇴하던 중 몽고 장수 홍다구에 의해 죽임을 당하여 이곳에 묻혔다고 전합니다.
진도군청에서 남쪽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가다가 삼거리 갈림길에서 좌측 운림산방 쪽으로 방향을 돌리면 좌측에 넓은 주차장이 있는데 이곳이 바로 왕온의 묘 입구입니다. 삼거리에는 운림산방을 알리는 대형 아취형식의 문이 있지요.
주차장 귀퉁이에는 2층 누각이 있고 그 옆 묘지로 가는 출입구 옆에는 왕온의 묘와 관련한 반듯한 안내문과 위치도가 세워져 있습니다.
출입문을 들어서면 숲길 오르막인데 약 100여 미터를 오르면 무덤입니다. 후세 사람들은 인접한 고개를 왕무덤재라고 불렀으며, 이곳에는 주인을 알 수 없는 큰 무덤 5~6기가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큰 묘를 "왕온의 묘"로 추정한답니다. 왕온의 묘로 추정하는 이 무덤은 도굴 당한 채로 방치한 것을 원래의 위치에서 약간 이동시켜 1978년과 1983년에 보수하고 개축한 것입니다. 봉분은 직경 7m, 높이 2.5m 정도의 원형이며 호석과 석인상이 세워져 있습니다.
왕온의 묘로 추정되어서인지 카카오지도에는 “전(傳)왕온의 묘”로 표기되어 있는데 이는 왕온의 묘로 전해지는 묘소라는 뜻입니다. 왕온의 묘 아래 20m 거리에는 그가 탔던 말의 무덤이 전한다고 하지만 비가 내려서 현장을 확인하지는 못했습니다.
여기서 남쪽 약 8km 거리(의신면사무소 남쪽)에는 삼별초궁녀둠벙이 있는데 진도군 의신면 돈지리 소재 궁녀둠벙은 삼별초가 왕으로 추대했던 왕족출신 왕온(王溫)을 모셨던 궁녀와 부하들의 애잔한 죽음과 관련된 장소입니다. 삼별초가 추대했던 왕족 출신 왕온은 지금의 의신면 침계리에 있는 왕무덤재에서 붙잡혀 “논수골”에서 죽임을 당했습니다. 이 때 전투 중에 피난 중이던 궁녀와 부하들은 창포리에서 만길리로 넘어가는 고개인 “만길재”를 넘다 몽고군에게 붙잡혀 몸을 더럽히느니 차라리 죽음을 택하고자 언덕을 따라 내려가 지금의 둠벙(웅덩이의 방언)에 몸을 던져 목숨을 끊었습니다. 이는 나당연합군에 의해 백제가 망할 당시 3천 궁녀가 부여 낙화암에서 몸을 던져 목숨을 끊었다는 내용과도 매우 흡사한 사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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