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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추자면 소재 추자도는 제주도에서 45km, 해남에서는 35km 떨어져있는 섬으로 주 섬인 상추자도와 하추자도는 추자대교로 서로 연결되어 있고, 횡간도 및 추포도를 포함한 4개의 유인도와 38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추자도는 한반도 남단인 해남과 제주도의 중간지점에 위치하고 있어 옛날 뱃길로 제주와 육지를 오가다 바람이 심하면 이를 피해가기 위해 기다리는 섬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 추자도는 낚시꾼들의 성지이자 올레꾼들의 필수 코스로 제주올레길 2개코스(18-1 및 18-2)가 있습니다. 상추자도에는 나바론절벽을 비롯해 용둠벙전망대, 최영장군사당, 봉글레산, 추자등대, 추자면사무소, 상추자도항 등이 있으며, 하추자도에는 산양항, 모진이 몽돌해변, 황경한의 묘, 눈물의 십자가, 돈대산(164m) 및 대왕산(125m), 추석산(156m) 일제진지동굴 등이 있습니다.
추자도는 사람을 춤추게 만든다는 섬이지만 이 중에서도 추자도 탐방의 최고 백미(白眉)는 바로 나바론 절벽을 볼 수 있는 나바론 하늘길입니다. 나바론 절벽은 깎아지른 절벽으로 이루어진 해안 비경으로서 난공불락 요새로 일컬어지는 영화 “나바론 요새”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하는데, 배를 타고 나가야만 그 비경을 볼 수 있다지만 하늘길에서 바라보는 비경도 숨이 컥 막히게 만드는 절경입니다.
나바론 하늘길은 북추자도의 서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제주올레길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는데, 그 이유는 하늘길을 답사하려면 상당히 가파른 절벽에 조성된 데크길을 걸어야하므로 노약자들에게는 부적합하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됩니다. 나바론 하늘길은 몇 군데 오르는 입구가 있지만 우리는 추자대교의 북단에서 추자등대방향으로 오르기로 합니다.
추자대교 북단의 상추자도 한국전력 추자지소에서 좌측으로 조금 가면 바랑케인데 여기서 우측의 산으로 진입합니다. 입구에는 추자도 올레길 안내도가 세워져 있지요. 오르면서 뒤돌아보면 추자대교가 있고 그 우측으로 기암처럼 보이는 섬들이 바다에 떠 있는 모습입니다. 가파른 숲속 오름길을 통과하면 조망이 터지는데 이젠 훨씬 높은 고도에서 하추자도를 볼 수 있습니다.
암릉길에는 안전시설이 잘 조성되어 있는 가운데 이제는 능선 남동쪽으로 철제타워가 보입니다. 이곳에서는 남추자도의 도로가 잘 보이는군요. 작은 봉우리에 올라서니 맞은편에 가야할 추자도등대가 어서 오라고 손짓합니다. 바랑케길 쉼터(정자)를 지나 돌길을 오르면 추자도등대입니다. 등대에서 바라보니 남동쪽으로 시작점인 추자대교가 눈 아래로 멀어져 있네요.
제주시 추자면 영흥리 소재 추자도 등대는 제주도의 최북단에 위치한 등대로 제주해협을 항해하는 선박들의 밤길을 안전하게 인도하며 해발 125m 봉우리에 있어 추자군도의 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조망 포인트입니다. 등대 앞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등대의 조형물이 놓여 있습니다.
등대앞 원통형 조형물 안으로 들어서면 등대건물 입구 우측으로 하늘길 가는 출구가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길이 비교적 완만한지요. 우측으로 상주차도항과 추자면 사무소가 있는 대서리 및 영흥리의 마을과 포구의 풍경이 그야말로 그림 같습니다. 조금 더 가면 영흥리 마을과 나바론 하늘길 갈림길입니다. 아까 추지대교에서 현재까지 온 길은 제주올레길 18-1코스에 포함된 길이지만 이제 올레길은 영흥리 마을방면으로 빠져나가고 우리는 하늘길 답사를 위해 직진합니다.
이제부터 능선절벽의 길에는 안전시설이 설치되어 있네요. 쉼터의자를 지나면 좌측으로 절벽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맞은편 봉우리로 이어지는 안전시설을 보니 아찔하군요. 추자도 참굴비를 알리는 조형물도 매우 인상적입니다. 사실 굴비는 영광굴비가 가장 잘 알려져 있는데 이곳 추자도도 굴비의 고장인지 추자대교 난간에도 참굴비 형상이 있고, 추자대교 남단에는 대형 참굴비 조형물이 있어 방문객의 이목을 집중시킵니다.
철탑 아래까지 오르는 길은 그리 어렵지 않더군요. 그런데 하늘길은 철탑 아래를 우회합니다. 길을 가면서 뒤돌아보니 철탑은 이미 멀어져 있고 절벽은 더욱 생생하게 보입니다. 발걸음을 옮기면 가야할 하늘길 정상과 주변의 바위가 어우러져 감탄이 저절로 나옵니다. 기암의 옆을 지나 침목계단을 오르면서 뒤돌아보면 수직의 바위가 낭떠러지를 형성하고 있지요.
두 번째로 만난 참굴비 조형물을 카메라에 담은 후 가야할 암봉을 바라보면 여기가 한국이 맞을까 싶을 정도의 절경입니다. 절벽 좌측 아래에 보이는 기암군도 숨을 막히게 만드는군요. 특히 가파른 철제계단을 오르면서 우측으로 바라본 상추자도항 포구와 마을은 유럽지중해의 어느 유명관광지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그 조망이 환상적입니다.
드디어 정자에 올랐습니다. 이곳에서 보는 상추자도항 포구의 모습에 다시금 환호합니다. 후포해변을 감싸고 있는 반도도 멋지군요. 하늘길 기암절벽을 요모조모로 감상하면서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옮깁니다. 하산로도 목제계단 일색이로군요. 당국에서 정말 가파른 산길에 보행전용 데크 안전시설을 잘 설치해 놓았습니다. 계단을 내려서면서 감상하는 상추자도항 포구의 모습에 다시금 감탄사를 연발합니다. 이곳에는 추자면사무소, 추자초등학교 등이 있지요.
보는 각도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기암을 감상하면서 산길을 내려오면 평지인데, 이곳에 하늘길 안내문과 이정표가 있습니다. 일단 하늘길 답사는 끝났지만 여기서 용둠벙 이정표를 따라 가는게 좋습니다. 왜냐하면 나바론 하늘길의 끝자락에는 용둠벙 전망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용둠벙이라는 뜻은 용이 노는 웅덩이에서 유래된 말로 둠벙은 물웅덩이를 뜻하는 방언입니다. 이곳은 지형적으로 물웅덩이의 용이 승천하면서 신비한 모습을 보이는 것과 같다고 합니다.
전망대로 가는 길목에는 원형의 조형물이 있네요. 계단을 이용해 작은 봉우리의 중턱까지 오르면 용둠벙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인데, 여기서는 위에서 내려다본 나바론 절벽의 모습을 생생하게 조망할 수 있습니다. 전망대 정자에서 보는 봉우리의 모습도 무척 인상적이로군요.
전망대를 내려와 상추자도항 방면으로 갑니다. 나바론 하늘길은 추자도 방문객이라면 반드시 탐방해야할 꿈의 여행자입니다. 그러나 추자도로 가는 길이 만만치 않습니다. 우리는 전남 완도항에서 출발하는 송림블루오션호(한일고속, 좌석 없음)를 이용했는데 아침 07:40분 출발해 2시간 40분 만에 하추자도 신양항에 도착했습니다. 귀경시에는 16:05분 신양항 출발-19:00 완도항에 도착 후 등산버스가 자정이 넘어 서울에 도착하는 바람에 대중교통이 끊겨 대부분이 택시를 타고 귀가하는 불편을 겪었습니다. 당초 예약한 진도항(팽복항)-추자도 신양간 여객선(산타모니카호, 45분소요, 지정좌석제)은 선박의 고장수리로 인해 이용할 수 없게 된 것이 원인입니다. 어찌 되었든 추자도는 죽기 전에는 가봐야 할 버킷리스트입니다.(2022.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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