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지난달 어느 토요일 서울강남 소재 한 특급호텔에서 개최된 고교동창의 차남 결혼식에 참석하였다. 이런 장소에서 개최하는 결혼식은 주로 대연회장을 이용하기 때문에 1차 예식이 끝난 다음 식사가 제공된다.

글쓴이는 친구들과 함께 테이블에 앉아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 드디어 사회자가 곧 결혼식이 시작된다고 알렸다. 그런데 사회자의 자기소개가 길어지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사회자는 자신의 이름 및 신랑과의 관계를 말하고는 바로 예식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비로소 사회자가 누구인지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는 바로 개그맨 정종철이었다. 그는 개그콘서트의 봉숭아학당에서 옥동자로 출연해 "헤헤헤, 얼굴도 못생긴 것들이 잘난 척하기는. 적어도 내 얼굴 정도는 돼야지"라는 말을 퍼뜨렸으며, 갈갈이 박준형과 함께 마빡이로 출연해 큰 인기를 끈 인물이다.




그가 한 말을 한번 보자. "안녕하세요? 오늘 사회를 맡은 정종철입니다. 하객 여러분께서는 저 친구가 할 일이 없어서 결혼식 사회나 보러 다닌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저는 굉장히 바쁜 사람입니다. 그런데 저는 오늘의 주인공인 신랑의 형과 친구이기 때문에 친구로부터 2개월 전부터 동생의 결혼식 사회를 봐 달라는 부탁을 받고 왔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말을 이어 나갔다.

"저도 사실 결혼하여 아들을 낳았습니다. 그런데 제 아들은 다행히도 아내를 닮았답니다. 하하하."



드디어 결혼식이 시작되었다. 주례사를 할 차례가 되어 주례를 소개하기 시작했다.

"제가 주례선생님 이력을 달라고 하자 이만큼 쓴 종이를 주셨습니다. 그래서 이를 읽겠습니다."

그는 손을 위와 아래로 들어 A4용지만큼 펼쳐 보이고는 읽기 시작했다.  
"xx고 졸업, xx대 졸업, xx대학원에서 석사학위 취득, xxx사회이사, 등등등"
더 계속하였더라면 매우 지루했을 텐데 그쯤에서 소개를 끝냈다. 이런 식의 주례소개는 처음 보았다.

주례사가 끝나고 축가가 있었다. 아리따운 아가씨 한 명이 외국어로 된 노래를 불렀다. 노래가 끝나자 사회자는 또 한마디 덧붙였다.

"노래 참 좋죠? 무슨 뜻인지 모르겠지만!"

드디어 신랑신부 퇴장순서가 되었다. 그런데 그냥 순순히 퇴장시키지는 않았다. 신랑신부를 마주보게 한 후 사랑에 대한 맹세를 다시 받았다. 그러고는 사랑하는 만큼 둘이 키스를 하라고 주문했다. 신랑신부는 서로 입술을 대는 척하다가 말았다. 정종철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 

"신랑신부는 그 정도 밖에 사랑을 하지 않습니까? 많이 사랑한다면 길게 키스를 하세요!"
이에 신랑신부는 한참동안 입술을 맞대고 있었다.

정종철은 1부 사회를 끝낸 후 하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나가면서 전매특허인 양손의 손가락으로 V자를 만든 후 동시에 위로 드는 동작을 하고는 사라졌다. 친구의 혼사에 참석했다가 비록 먼발치에서이지만 개그맨 정종철의 실물을 처음으로 보았다. 앞으로도 그가 계속 웃음을 선사하는 개그맨으로 더욱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 카메라를 준비하지 않아 그의 사진을 직접 찍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728x90
반응형
Posted by pennpen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