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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KBS 인기 일일연속극 <다함께 차차차>에서 쌍과부집 첫 째 며느리인 오동자(박해미 분)입니다. 요즘 여러분이 얼마나 저에게 욕을 많이 하는 지 저는 밥을 먹지 않아도 그냥 배가 부를 지경입니다.

그러나 제 심경을 조금만이라도 헤아려 주신다면 저에게 돌을 던지지는 못할 것입니다. 저는 15년 전 태국에서 발생한 해상사고로 남편형제가 사망실종 된 후 이 집의 큰며느리로서 졸지에 가장이 되었습니다. 비록 생활비는 작은 동서인 하윤정이 카센터사업을 하여 충당했지만 저는 시어머니를 모시고 집안살림을 꾸리며 진우 및 진경 남매와 질녀인 수현을 키웠습니다.

                            쌍과부집 가족



그리고 집안에서 유일한 아들인 한진우를 잘 교육시켜 한씨 가문의 대를 잇게 했습니다. 총명한 아들 진우는 대학을 마치고 대기업인 유니콘제과에 당당히 입사했습니다. 그런데 그는  하필이면 강신욱 회장과 나은혜 사장의 딸인 강나윤을 좋아했습니다. 그러나 나 사장은 사윗감으로 진우 대신 사돈인 이철을 선택했습니다.


                           오동자의 아들 한진우 

 

진우는 이철과 강나윤의 약혼식날 인도지사로 떠나는 대신 약혼식장으로 달려가 나윤을 끌고 줄행랑을 쳤습니다. 이 일로 진우는 지방발령을 받게 되었고 결국 사표를 냈습니다. 진우는 우여곡절 끝에 제성포장에 입사하여 능력을 인정받았으며, 급기야는 유니콘 제과 팀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하였습니다.

그런데 진우는 나윤을 다시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나 사장은 저에게 말 할 수 없는 수모를 주며 둘의 결혼을 반대해 왔습니다. 저는 그 후 진우에게 나윤과는 절대로 결혼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나 사장이 둘의 결혼을 적극추진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나 사장은 강신욱 회장이 진우의 삼촌이며, 작은 동서 하윤정의 남편임을 확인한 것입니다. 나 사장은 강 회장의 기억이 돌아올 경우 자신을 버리고 옛 가족 앞으로 돌아갈지도 모른다는 강박관념에 젖어 있었습니다. 따라서 강 회장이 기억을 회복한 후 그가 첫 부인에게 가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나 사장은 나윤과 진우의 결혼을 성사시키려고 노력했습니다.  

                             이철로부터 강 회장의 비밀을 듣는 오동자

 
곰곰 생각해 보니 저로서도 이 제안은 싫지 않았습니다. 특히 나중에 회사의 재산을 나윤에게 물려 줄 계획이며 그럴 경우 회사의 경영권은 아들인 진우가 갖게 된다는 말에 귀가 솔깃했습니다. 인물도 준수하고 능력도 뛰어난 진우는 충분히 그럴 만한 자격이 있습니다. 

며칠 전 나 사장이 진우의 결혼 준비에 보태 사용하라며 건네주는 봉투를 받았습니다. 봉투를 받으면서 자존심은 약간 상했지만 우리 가정 형편을 잘 알고 주는 돈인데 그까짓 자존심이 밥 먹여 주나요! 어차피 나중에 유니콘 제과는 진우의 소유가 될 터인데, 미리 푼돈을 조금 받아썼다고 해서 쪽팔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나은혜와 만난 오동자

 
더욱이 제가 손을 내민 것도 아니고 또 아이들의 결혼을 빨리 성사시키려는 나 사장의 배려인데 이를 주는 사람의 체면을 생각하면 받는 것이 오히려 당연합니다. 역시 제가 아들 하나는 잘 둔 것 같습니다. 결혼도 하기 전에 사돈댁에서 이렇게 호의를 베푸니 말입니다.   

사실 강 회장이 서방님임을 확인한 후 진우와 나윤의 결혼은 사촌간이라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따지고 보면 강 회장과 나 사장은 15년 전에 재혼했기에 나윤은 서방님이 낳은 딸이 아니라서 핏줄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것입니다.  

                                   나 사장의 딸인 나윤


또 한가지 무엇보다도 사돈 총각(이철)이 재벌의 딸과 결혼한다고 목에 힘을 주던 이 교장 댁의 노처녀인 친구 이정숙을 보기 좋게 한방 먹이고 싶습니다. 


                              이 교장의 여동생인 이정숙 

 
다만 강 회장이 서방님임을 알고도 시어머니에게 알리지 않는 것은 다소 양심에 걸리기는 합니다. 그러나 제가 이 사실을 확인하자마자 가족 모두에게 밝혔더라면 드라마는 이미 끝났을 것입니다. 그러면 여러분은 <다함께 차차차> 없이 무슨 낙으로 하루 하루를 보내시렵니까? 그러고 보면 저는 이 드라마를 오래 방영하는데 일등공신입니다. 어차피 비밀이란 결국 밝혀지게 되어 있습니다. 다만 동서와 이준우 선생, 그리고 진우와 나윤이 결혼한 후에 알려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

                            오동자의 시어머니인 박정녀


                                 시어머니와 쌍과부


시청자 여러분께서는 저의 행위를 매우 가증스럽다고 욕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그러나 여러분도 제 입장에 서면 저처럼 행동할 것입니다. 그러니 저를 너무 비난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하나의 암초가 생겼습니다. 강 회장이 진우와 나윤의 결혼을 반대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진우도 결혼을 자꾸만 늦추자고 합니다. 혹시 강 회장의 반대이유가 행여나 그가 기억을 되찾아 진우가 자신의 조카인 것을 알았는지 의심이 들지만, 나 사장을 만나보니 그런 것은 아니라서 다행입니다.

                               강 회장과 나 사장

 
남편을 잃고 15년 동안 재혼도 하지 않고 남매를 키운 결과 드디어 부잣집 며느리를 얻게 되었습니다. 시어머니도 곱게 자란 손주며느리가 될 나윤을 매우 좋아합니다. 그 동안의 고생이 이제야 눈 녹듯 사라지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저와 서방님이 사돈으로 다시 맺어지게 되면 정은 더욱 돈독해질 것입니다. 

시청자 여러분도 TV를 보면서 "감 내 놓아라, 배 내 놓아라" 간섭 마세요. 날씨도 추운데 열 받으면 정신건강에 좋지 않으니까요. 그 대신 저의 멋진 연기만을 봐 주시기 바랍니다. 현재 생활이 그리 풍족하지 못해 나 사장처럼 매번 화려한 옷을 입고 대궐 같은 집에 사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다소 쪽팔리지만 미모는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합니다. 또한 제가 중견 여배우로서 연기하나는 잘 하잖아요! 이건 인정하시죠?

☞ 독자 여러분, 혹시 이 글을 오동자 역을 맡고 있는 박해미 씨가 손수 쓴 것으로 착각하지는 않으시겠지요. 글쓴이는 펜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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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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