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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시청자 울린 모자(母子)의 노래 
 

        
젊은 층의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SBS 수목드라마 <미남이시네요> 후속작품인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가 이제 겨우 4회를 방영했습니다. 드라마의 주인공은 아역시절부터 보여주었던 차강진(고수 분/아역 김수현 분)과 한지완(한예슬 분/아역 남지현 분), 그리고 박태준(송종호 분)과 이우정(선우선 분)입니다. 이들 네 사람의 사랑싸움이 이 드라마의 주류를 이룰 것으로 예상되지만 가장 주목받는 주변인물은 강진의 어머니인 차춘희(조민수 분)입니다.



춘희는 같은 마을의 한준수(천호선 분)를 사랑했습니다. 그러나 주변의 반대에 따라 함께 도망을 치자고 약속하여 기차역에서 밤새 기다렸지만 끝내 준수는 나타나지 않았고, 그녀는 홀로 고향을 떠나 어미처럼 술집작부가 되었습니다. 강진이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 춘희는 객지생활을 청산한 후 두 아들을 데리고 고향인 거창을 다시 찾았습니다. 그곳에서 자신을 버린 준수가 어렸을 적 친구인 서영숙(김도연 분)과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음을 알고는 눈이 뒤집혔습니다.


                              한준수의 가족사진을 훼손한 춘희 


춘희는 사진관에 걸려 있는 준수의 가족사진을 엉망으로 만들고, 다방을 차려 뭍 사내들에게 추파를 던지며 돈을 법니다. 특히 준수에 대한 복수심으로 자신의 망가진 모습을 더욱 처절하게 보여줍니다. 


                              거리에 넘어져 폭행당하는 춘희 



▲ 차강진과 한지원의 운명적인 만남

춘희의 아들 강진은 그런 어머니가 싫지만 그래도 어머니에게 추파를 던지는 남자를 볼 때 참지 못하고 주먹을 휘두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강진은 공부 잘하는 수재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운명의 한 여학생을 만납니다. 그녀의 이름은 한지완이며, 바로 어미인 춘희가 그토록 증오하는 한준수-서영숙 부부의 딸입니다.

                            지원의 부모인 한준수 -서영숙 부부


지완은 마을의 못된 남자가 강진의 어미를 괴롭히는 것을 목격하고는 그 남자의 자동차에 욕설로 낙서를 하고 그에게 오물을 던집니다. 공부는 못하지만 의리하나로 사는 애입니다. 이를 안 차주가 지완을 폭행하는 것을 참다못한 강진은 그 남자와 싸우는 와중에 목에 걸고 있던 펜던트(목걸이)를 강물 속에 빠뜨리고 맙니다.


                                나쁜 놈의 자동차

                         오물세례를 맞은 나쁜 놈


펜던트를 분실한 강진이 아버지를 잃어버렸다고 울부짖는 것을 지켜본 지완은 직접 물 속에 들어가서 찾아보지만 헛일입니다. 지완의 말을 들은 오빠 지용은 펜던트를 찾으려 강물 속에 뛰어 들었지만 결국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됩니다. 지용은 서울대에 합격한 수재입니다. 졸지에 수재 아들은 잃은 어머니 서영숙은 절대로 해서는 안될 말을 내뱉고 맙니다. "차라리 지완이를 데리고 가지, 왜 지용이를 데리고 갔느냐!"고 울부짖은 것입니다.


                             지완과 지용


이즈음 지완은 죽은 오빠 생각을 하며 강변을 거닐다가 강진이 잃어버렸던 펜던트를 발견했지만 그에게 돌려줄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그리고 자신을 좋아한다는 강진에게 독설을 퍼 붙습니다.


                                   강진이 잃은 펜던트를 발견한 지완


"오빠, 한 번도 좋아한 적 없어요! 오빠 같은 사람이 제일 싫어요! 엄마가 남자들 꼬셔 다방마담 같은 거나하고, 오빠 같은 사람이랑 상종도 하지 말라고 그랬어요, 우리 엄마가!"   


                              강진에게 모질게 화풀이하는 지완


오빠인 지용대신 동생인 자기가 죽지 않았다고 한탄하는 어미의 말을 듣고 얼마나 충격을 받았으면 강진이게 이토록 모질게 분풀이를 하였는지 이해가 될 것입니다. 결국 강진이가 펜던트를 강물에 분실했기 때문에 그걸 찾다가 죽은 오빠에 대한 절규였겠지요.


                               지완의 말을 듣고 멍한 강진  



▲ 시청자를 울린 모자(母子)의 노래 


기가 막힌 강진은 말 한마디 못했습니다. 이런 일이 있은 후 둘은 각자 고향을 떠났습니다. 그로부터 10년의 세월이 흘러갔습니다. 강진은 범서그룹의 유능한 팀장이 되었습니다. 어느 날 저녁 그는 술 취한 어미인 차춘희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습니다.

"아들, 노래 불러봐!"

"또 술 마셨어?"

"목포의 눈물 알아? 사랑은 눈물의 씨앗 알아?" 

"속 버려! 그만 마시고 자!"

"어미가 불러 보라면 불러봐. 새끼야! 어떤 년은 지 서방이 밤마다 자장가처럼 불러 준다더라! 잠들 때까지 쉬지도 않고! 어떤 년 서방은 철마다 좋은 옷 사다주고, 사람이 눈앞에서 맞아 죽어도 지 여편네가 싫어한다고 그냥 보고만 있고 말려 주지도 않는다더라! 그 어떤 년 서방은. 너 그렇게 잘났냐? 미국 물먹고 서울 물먹으니까 어미 같은 건 우습냐? 너, 어미가 쪽 팔리지? 어미 때문에 그 잘난 집안 계집애하고 36계 줄행랑이나 치고, 뭐 이 딴 게 어미냐 싶지?"

춘희는 자기를 버리고 친구를 택한 한준수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어미의 하소연을 묵묵히 듣고 있던 강진은 박재홍의 <홍도야 울지 마라>를 부르기 시작합니다.

                            노래를 부르는 강진

 
"사랑을 팔고 사는 꽃바람 속에
너 혼자 지키려는 순정의 등불
홍도야 울지 마라 오빠가 있다
아내의 나갈 길을 너는 지켜라

구름에 쌓인 달을 너는 보았지
세상은 구름이요 홍도는 달빛
하늘이 믿으시는 네 사랑에는
구름을 거둬주는 바람이 분다" 

그러고 보면 강진은 어미의 요청에 의해 자주 전화로 어미가 좋아하는 노래를 부른 듯 합니다. 아들의 노래를 듣는 어미는 기쁨과 회한의 눈물을 흘립니다.

                             아들의 노래를 듣는 춘희

 
시간은 속절없이 흐릅니다. 춘희는 또 다시 아들에게 노래를 불러 달라고 요청합니다. 이번에는 강진은 힘들고 피곤해서 노래를 부를 기분이 아니라고 말하자 춘희는 어미가 직접 아들에게 자장가를 불러 주겠다고 하고는 심수봉의 <그 때 그 사람>을 구성지게 부릅니다. 

비가 오면 생각나는 그 사람
언제나 말이 없던 그 사람
사랑의 괴로움을 몰래 감추고
떠난 사람 못 잊어서 울던 그 사람
그 어느 날 차안에서 내게 물었지
세상에서 제일 슬픈 게 뭐냐고
사랑보다 더 슬픈건 정이라며
고개를 떨구던 그 때 그 사람
외로운 병실에서 기타를 쳐주고
위로하며 다정했던 사랑한 사람
안녕이란 단 한마디 말도 없이
지금은 어디에서 행복할까
어쩌다 한번쯤은 생각해줄까
지금도 보고 싶은 그 때 그 사람

외로운 내 가슴에 살며시 다가와서
언제라도 감싸주던 다정했던 사람
그러니까 미워하며는 안되겠지
다시는 생각해서도 안되겠지
철없이 사랑인줄 알았었네
이제는 잊어야 할 그 때 그 사람

                              아들에게 자장가를 불러주는 춘희


글쓴이가 긴 노래 가사를 전부 인용한 것은 그 가사 속에 함축된 의미를 되새기기 위함입니다. 노래를 부르는 어미는 자신을 두고 떠나간 한준수를, 노래를 듣는 아들은 어렸을 적 좋아했던 지완을 떠올립니다. "지금은 보고 싶지만 이제는 잊어야할 그 사람"이란 대목에서는 어미나 아들이나 모두 떠나간 연인을 그리며 처절하게 몸부림칩니다.


                            어미의 노래를 듣는 강진



▲ 술집작부 어미를 용서한 차강진

술집 작부였던 어미가 싫었던 어린 시절, 특히 좋아하는 지완이로부터 남자나 꼬셔 다방마담이나 한다고 폄하당했던 그 어미를 강진은 지금은 용서한 것 같습니다.

강진은 직장동료 박태준 팀장의 약혼식에 참석하러 갔다가 신랑의 불참으로 약혼식을 치르지 못하게 된 현장의 예비신부가 바로 자신의 가슴에 못을 박았던 그렇지만 그리움의 대상이었던 한지완임을 알게 됩니다.

                              한지완 역의 한예슬

                                   차강진 역의 고수

앞으로 지완을 사이에 두고 벌어지는 차강진과 박태준의 불꽃 튀는 사랑싸움을 보기 위해 시청자들은 TV에서 눈을 떼지 못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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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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