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하기를 좋아하는 한국인의 습성은 정말 기네스북 감입니다. 우리의 낙서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습니다. 심지어 외국의 유명 관광지에도 "아무개 왔다 간다" 또는 "철수와 영희 사랑한다"라는 등의 낙서가 즐비합니다.
예로부터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의 일부 국민들은 이름을 남긴다는 뜻을 잘 못 이해한 듯 합니다. 꼭 다른 지방(국가) 또는 관광지를 방문하여 낙서로 이름을 남겨야 속담에서 말하는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것"일까요?
지금까지 등산을 다니며 수많은 사찰을 답사했지만 전각에 낙서는 거의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충남 서산 소재 간월암을 답사했을 때 글쓴이는 깜짝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지장전 전체의 벽면이 낙서로 가득 채워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전각에도 처음부터 낙서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누군가 장난으로 낙서를 시작했고 이를 본 다른 사람들이 호기심에서 아니면 그냥 아무런 생각 없이 너도나도 이름을 남기고자 하였을 것입니다. 요즈음은 가는 곳마다 낙서가 많아 이제는 낙서를 보아도 그저 그러려니 하고는 지나칩니다. 그렇지만 사찰의 전각을 자유낙서대로 바꾼 우리의 그릇된 낙서습관을 보면서 이런 글을 쓰게 됩니다.
특히 연인끼리 와서 남긴 낙서는 제일 꼴볼견입니다. 개그콘서트의 "솔로천국, 커플지옥"의 박지선에게 한 말씀 부탁하겠습니다. "가는 곳마다 낙서로 이름을 남기는 커플들은 삼일 후에는 반드시 솔로가 되리라!" 이 말을 들은 오나미(그녀는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그 어떤 남자와도 악수마저 해 본적이 없는 순수한 모태 솔로라고 함)가 빙그레 웃음을 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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