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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선이 산수화를 그린 궁산 소악루



지난달 중앙일보에 <이정봉 기자의 도심트레킹 19/ 서울 강서구 양천향교∼구암근린공원>에 대한 기사(2010. 1. 28 S7면)를 읽고는 이 길을 답사하리라 마음먹었습니다. 서울 강서구는 글쓴이가 살고 있는 양천구와 바로 인접한 지역이고 또 지하철 9호선개통으로 접근이 매우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지하철 9호선 양천향교 역 2번 출구로 나가 겸재정선 기념관 이정표를 따라 약 5분을 걸어가면 삼거리 갈림길 우측으로 기와집이 보이는데 바로 양천향교입니다. 이 향교는 조선 태종 11년(1411)에 창건된 서울지역에 남아 있는 유일한 향교로, 서울시 문화재기념물 제8호로 지정된 곳입니다.

 양천향교 홍살문



양천향교를 나와 궁산공원방면으로 조금 더 가면 진경산수화의 대가인 겸재정선 기념관입니다. 정선은 금강산을 비롯한 전국을 유람하면서 우리 국토의 아름다움을 그림으로 표현한 독보적인 존재입니다.

 겸재 정선 기념관



궁산근린공원이라는 대형 팻말을 보고 그 우측의 사잇길로 들어서면 정자 소악루(小岳樓)로 연결됩니다. 소악루는 조선 영조 때 동북현감을 지낸 이유가 양천현아 뒷산 기슭 강변 악양루 터에 재건한 장자입니다. 이곳에서 정선이 산수화를 그렸다고 합니다. 이 정자에 오르면 안산, 인왕산, 남산 및 관악산 등이 한눈에 보인다고 하는데, 날씨가 너무 흐려 멀리는 전혀 관측되지 아니합니다. 다만 그 동안 계속된 강추위로 꽁꽁 얼어붙은 한강만이 시야 가득 들어올 뿐입니다.

 소악루

 결빙된 한강 뒤로 보이는 하늘공원



소악루 이웃은 양천 고성(古城)이 있던 지역입니다. 해발 74m의 궁산에 조성한 이 성은 맞은 편의 행주산성과 함께 한강 어귀를 지키던 중요한 성으로, 통일신라시대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임진왜란 때는 의병과 권율 장군이, 6.25 전쟁 때는 국군이 머물렀던 주요 요충지였지요.   

                                                                            궁산 안내문


궁산은 파산, 선산, 관산, 진산이라고도 불리었는데, 관산 성황사는 여신의 위패를 모신 묘당(廟堂)이었습니다. 궁산 정상의 전망대에 오르니 <역사유적 순례길>이라는 안내도가 있는데 이 길은 강서구 보건소를 출발하여 이곳 궁산 전망대를 돌아 원점으로 회귀하는 코스입니다.

 관산 성황사


                                                                    역사유적 순례길 안내도

 


전망대에 서면 방화대교와 공항철도를 중심으로 완전히 결빙된 한강의 모습이 보입니다. 한강의 하류라서 유속이 느린 점은 있겠지만 그래도 이토록 드넓은 강의 전체가 꽁꽁 언 모습에서 이번 동장군의 위력을 알 수 있습니다.
 방화대교 및 공항철도



궁산을 내려와 관광버스 차고지를 돌아 횡단보도를 건너면 올림픽대로 밑의 통로를 이용해 강변으로 갈 수 있습니다. 얼어붙은 한강을 가까이서 보니 더욱 실감나는군요. 다시 올림픽대로 안쪽으로 들어와 잘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걷습니다. 구암근린공원을 조금 걸어가니 우측에 허준박물관입니다. 동의보감의 저자 허준은 이 고장에서 태어나 생을 마감한 지역 토박이입니다. 박물관 바로 인근에는 양천허씨의 시조가 살았다는 유적지 공암바위가 있습니다.

 올림픽대로 지하통로

 한강 결빙



 허준박물관


 공암바위 표석


 공암바위 



박물관을 둘러보고는 지하철 9호선 가양역으로 갑니다. 이번에는 강서 역사유적 순례길의 반도 채 걷지 못했지만, 허준이 태어나고 정선이 그림을 그린 역사의 현장을 답사하면서 2시간 반 동안 소일한 매우 뜻 깊은 나들이었습니다.(2011.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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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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