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왕산(338m)은 서울 종로구와 서대문구의 경계에 있는 산입니다. 산 전체에 화강암으로 된 암반이 노출되어 있으며, 기묘한 형상의 바위들이 곳곳에 솟아 있어 조선시대부터 명산으로 알려져 왔지요. 산의 서쪽 기슭에 있는, 중이 장삼을 입은 듯한 선바위(서울특별시 민속자료 제4호)는 예로부터 이곳에서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이 잘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한성과학고 인근 독립공원교차로에서 인왕산 아이파크의 큰길을 따라 들어갑니다. 인왕산 등산로를 알리는 이정표는 없지만 "인왕산 인왕사"라는 이정표가 나오면 길을 잘 찾은 것입니다. 도로 우측으로 높은 옹벽이 있는데 그 사이로 좁은 인도가 조성되어 있어 이곳은 보행자보다도 자동차 위주로 만들었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 길이 인왕산으로 가는 게 맞는지 긴가민가하면서 조금 더 걸어가면 삼거리입니다. 좌측에는 인왕사 일주문이 보입니다. 대부분의 등산객들은 그냥 등산을 위해 우측으로 진입하지만 위에서 국사당을 보기 위해서는 반드시 인왕사 쪽으로 올라야 합니다. 이 지역에는 국사당과 선바위, 각종 기암, 그리고 수많은 암자가 있어 볼거리가 많은 곳입니다.
인왕사 일주문
국사당(國師堂)은 이름 그대로 조선왕조의 신궁이었습니다. 조선이 개국후인 태조4년, 조선왕조는 남산의 산신인 목멱대왕을 모시는 목멱신사를 남산(지금의 팔각정 자리)에 세우고 이를 국사당이라고 불렀습니다. 초기에는 일반백성은 이곳에서 제사를 지낼 수 없었지만 나중에는 굿당으로 변했습니다. 약 500년의 세월이 흐른 후 조선총독부가 일왕을 기리는 조선신궁을 남산에 지으려다 보니 그 터 위쪽에 조선의 신사인 국사당이 있었지요. 일제는 이 국사당을 인왕산으로 쫓아버렸습니다. 1925년 대홍수 때였답니다.
지금도 이곳 국사당을 무대로 내림굿, 치병굿, 재수굿 같은 굿판이 벌어지고 있는 곳입니다. 국사당 인근 나무에 굿을 할 때 사용하는 색상의 천이 걸려있었어요.
국사당 바로 이웃에는 유명한 선바위가 있으며, 이 주변에는 수많은 암자가 어지럽게 산재해 있습니다. 그리고 선바위 뒤로 올라가면 기암의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이곳은 주 등산로에서 벗어난 지역이라 인왕산을 오르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냥 지나칩니다. 그러나 우리역사에 관심이 있을 경우 꼭 국사당과 선바위를 답사하기 바랍니다.
선바위
기암
☞ 인왕산 선바위 관련 글보기 무속신앙의 대상이 된 인왕산 선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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