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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인기 역의 서우

MBC 주말드라마 <욕망의 불꽃>이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얽히고 설킨 주인공들의 이야기 중 가장 시청자들의 가슴을 짠하게 하는 것은 대서양그룹의 손자 김민재(유승호 분)와 인기 있는 여배우 백인기(서우 분)의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입니다. 겉으로는 곱게 자란 재벌가(家)의 3세와 과거가 복잡한 인기여배우의 순애보 적인 사랑이지만 실제로 이 두 주인공은 출생의 비밀이라는 아픈 상처를 가진 젊은이들입니다.

그런데 운명의 장난은 바로 이 두 젊은이는 외견상 결혼할 수 없는 사이라는 것입니다. 김민재는 윤나영(신은경 분)의 호적상 아들이며, 백인기는 그녀의 친딸이기 때문입니다. 백인기의 표현을 빌리면 김민재는 윤나영의 의붓자식이고, 백인기는 김영민(조민기 분)의 의붓자식인데, 윤나영-김영민은 부부이기 때문입니다. 의붓자식들끼리 사랑을 하고 결혼한다는 것은 사회통념상 있을 수 없는 일이기에 이를 말려야 하지만 누구도 진실을 말해주지 않습니다.

사실 백인기는 모든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김민재는 백인기가 바로 윤나영의 딸이라는 사실을 모릅니다. 대서양 가족 중 어머니 윤나영을 비롯해 할아버지 김태진 회장, 아버지 김영민, 못된 삼촌 김영식(김승현 분)도 이를 알고 있지만 민재에게 말을 하지 않은 것입니다. 최근 윤나영은 백인기를 죽도록 사랑하는 아들 민재에게 "어떻게 내 입으로 인기가 내 딸"이라고 말할 수 있느냐고 절규했거든요.

김민재는 아버지 김영민을 증오하고 있습니다. 민재는 김영민이 생모가 양인숙(엄수정 분)이라고 미리 말해주지 않아 그녀의 죽음 직전에야 이 사실을 알고는 전율하였고, 유전자검사결과 친아들이 아님에도 이를 속여 자기를 비웃음거리로 만들었다고 오해했거든요. 나중에 백인기의 용기로 이 유전자 검사결과는 김영민-김민재가 아니라 아버지라고 주장했던 송진호-김민재의 유전자임을 알고는 일단은 오해가 풀린 상태입니다.

문제는 윤나영의 태도입니다. 나영은 민재가 하도 인기가 없으면 못 산다고 하니 자기가 영민의 곁을 떠나면 민재-인기가 결혼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둘의 교제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생각했었지요. 물론 이 때는 민재가 영민의 아들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난 다음이지요. 그런데 유전자검사결과의 해석에 오류가 있었으니 이제는 민재-인기의 결혼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김민재는 자신이 김영민의 아들이 아니라는 사실에 스스로 쓰레기 같은 존재라고 비하하다가 이게 잘못된 것임을 알고는 유전자검사를 다시 한 후 한결 명랑해 졌습니다. 민재는 김영민으로부터 신용카드를 건네 받아 인기에게 커플링과 웨딩드레스 등 선물을 한 보따리 사줍니다. 김민재-백인기가 쇼핑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카메라에 담은 인기의 운전기사 현필은 이 사진을 윤나영에게 득달같이 보고하였고, 웨딩드레스 입은 사진을 본 나영은 즉시 인기의 집으로 달려가서 선물을 집어 던지며 미쳐 날뜁니다.


자리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잠자코 있던 인기는 "민재가 원하는 게 난데 어떻게 하느냐"며 웨딩드레스를 들고 방으로 들어가서는 드레스를 입고 나옵니다. 그러면서 나영에게 드레스 입은 모습이 예쁘지 않느냐며, 이런 모습을 엄마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당신 딸이 웨딩드레스 입고 사랑하는 사람 앞에 서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보고 싶지 않느냐"고 말합니다. 나중에 나영은 언니 정숙을 찾아가서 "어깨에 날개만 달려 있었다면 꼭 천사 같았다"고 했지요. 나영은 민재를 찾아가서 아들을 만류합니다. 민재는 나영을 싸늘하게 바라보며 우리 결혼을 반대하는 어머니가 싫다고 잘라 말합니다. 나영은 "엄마 죽는 꼴보고 싶으면 마음대로 하라"고 소리치고는 밖으로 나옵니다. 이 정도까지 왔으면 나영은 민재에게 인기가 내 딸이라고 알려 줄만도 한데, 이번에도 입을 다물고 맙니다.

나영은 남편인 김영민에게 전화를 걸어 민재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느냐고 하소연합니다. 영민은 나영의 처지를 안쓰럽게 생각하고는 민재를 대폿집으로 데리고 갑니다. 영민은 민재에게 네 엄마는 네가 정상적으로 결혼하기를 원한다고 말하지만 민재의 귀에는 이 말이 들리지 않습니다. 민재는 정력결혼은 더욱 싫고, 백인기를 실망시키는 일은 절대로 하지 않겠답니다. 영민은 "네 엄마를 실망시키지 말라. 네 엄마를 설득하든지 그게 안되면 나도 반대"라고 힘주어 말하지만, 민재는 "엄마가 마음을 변경하기 전에는 절대로 사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고집을 꺾지 않습니다. 이 정도면 영민은 민재에게 "인기가 네 누나"라고 말해야 하는데도 또 그냥 넘깁니다.


이번에는 삼촌 김영식이 골프연습장에 나타납니다. 지난번 유전자검사결과로 아버지 김태진 회장을 협박한 일은 무위로 끝났지만 그는 또 하나 히든카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민재가 사랑하는 백인기가 윤나영의 딸임을 알고 있는 것입니다. 이미 윤나영이 김태진과 김영민에게 이실직고해서 이는 히든카드로서의 값어치가 전혀 없지만 이를 모르는 김영식은 대단한 비밀정보를 가진 듯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김영식은 민재에게 "왜 네 엄마가 백인기와의 결혼을 반대하는 지 그 이유를 아느냐"고 물을 때만해도 드디어 진실이 밝혀진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다음 순간 민재의 신경질적인 과잉반응에 김영식도 꼬리를 내리고는 슬금슬금 뒤로 물러서고 맙니다. 민재로서는 유전자검사결과를 폭로하여 자신을 파멸시키려 한 김영식과는 더 이상 어떠한 대화도 나누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서양 가의 가족들은 어찌 이토록 입이 무거운지 모르겠습니다.


 

이들이 이렇게 우유부단한 태도로 일관하는 사이에 김민재와 백인기의 사이는 더욱 깊어지고 점점 헤어질 수가 없게 됩니다. 김영민은 앞으로 백인기를 자기의 딸로 받아들이겠다고 나영에게 말합니다. 이는 김민재-백인기의 결혼은 안 된다는 뜻입니다. 나영은 대서양그룹 정기주주총회가 열리는 날, 주총 참석대신 민재와 인기를 데리고 레스토랑으로 갑니다. 이제 그만 헤어지라는 나영의 말에 인기는 우리는 못 헤어진다고 대답해 나영을 숨막히게 합니다. 인기는 민재가 자기의 동생임을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영에게 민재와 헤어질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은 나영에게 당한 복수의 칼날을 들이댄 것일까요?  

제47회 예고편을 보면 제1회에서 등장하였던 장면이 드디어 재현되는군요. 수면제를 과다복용하고 자살을 기도한 인기를 발견한 나영이 통곡하는 모습입니다. 지금까지 윤나영은 인기와 민재에게 자기가 죽어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했습니다. 그런데 백인기의 자살소동이 일어납니다. 사람들이 진작 민재에게 백인기가 윤나영의 딸이라고 알려 주었더라면 이런 비극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민재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진실을 감춘 채 두 젊은이를 벼랑끝으로 내모는 제작진의 의도를 정말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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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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