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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초 있는 연기를 선보여 시청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던 아역연기자들이 성인연기자로 교체된 후 지루하게 전개되던 이야기가 강포수(권오중 분)의 등장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았습니다. 강포수는 민란 때 성초시가 작성한 상소문을 가지고 한양으로 떠난 후 피묻은 상소문을 직접 임금에게 올리지 못하고 영상대감에게 전했고 영상은 사실여부를 조사하여 처리하겠다고 알려진 이후 그의 생사여부는 불명확했던 것입니다. 그런 그가 고을을 뒤흔들고 있는 아래적(我來賊)의 수괴가 되어 다시 나타났습니다. 처음 아래라는 도적이 등장했을 때 시청자들은 이의 배후가 "동녀"(한지혜 분)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꽁꽁 감추어 두어야 할 아래적의 배후를 MBC 홈페이지에 그만 노출시키는 바람에 극의 긴장감을 반감시킨 것은 큰 실수였지요.

성인연기자들의 연기논란이 있음에도 아역연기에 가려져 있던 조연들의 연기가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귀동의 상사로 등장한 좌포도청 공포교(공형진 분), 천둥의 유모였지만 지금은 조선달에게 빠진 막순(윤유선 분), 하층계급인 갖바치로 마을의 원로노릇을 하는 황노인(임현식 분), 거지패의 우두머리로 이제는 천둥에게 사정을 해야만 하는 장꼭지(이문식 분), 지방사또로 가렴주구를 하다 겨우 목숨을 건졌지만 지금은 단돈 두 냥에 목매며 투전판만 기웃거리는 거지꼴 현감(김명수 분), 처세의 명수로 호조참의까지 오른 김재익(최종환 분), 그리고 무엇보다도 당시의 거지역할을 리얼하게 연기하는 큰년이(서이숙 분)의 미친 존재감이 드라마를 살리고 있습니다.     



▲ 돌아온 강포수와 천둥의 재회, 그리고 도갑의 실수 

천둥(천정명 분)이 풍물패의 놀이를 보던 중 접근한 사내를 따라 가보니 삿갓의 사나이 강포수가 있습니다. 강포수는 장꼭지의 아들 도갑(임현성 분)을 통해 소식을 듣고 있다면서, 자신이 살아있음을 황노인과 달이(서현진 분)에게는 절대로 알라지 말도록 부탁합니다. 천둥은 약초꾼인 봉삼도 만납니다. 강포수는 왕두렁패로부터 훔친 인삼과 녹각의 밀매를 부탁하며, 조선상인이 아니라 꼭 왜상이나 중국상인에게 팔아달라고 당부합니다.

천둥은 동녀상단의 행수로서 좀 찜찜하지만 강포수의 부탁을 거절 할 수가 없습니다. 그는 진대인을 찾아가서 협상을 하고 하루 말미를 얻었습니다. 그런데 그만 엉뚱한 곳에서 문제가 터집니다. 도갑이 부모를 위해 인삼을 다려먹도록 몇 뿌리 주었는데 어머니 자근년(안연홍 분)이 이를 칠복이네 싸전에 내다 판 것입니다. 싸전에서는 이를 웃돈을 붙여 되팔았고 결국 왕두렁패에 보고됩니다. 귀중한 물건을 도둑 맞은 왕두렁패는 저자거리에서 물품이 거래될 경우 신고하라고 조치했던 것입니다.

여기서 이해할 수 없는 게 도갑의 행동입니다. 도둑질한 물건을 은밀히 거래하기 위해 천둥에게 견품을 줄 때도 매수자에게 보여만 주고 회수하라고 했던 도갑이가 이를 자신의 어머니에게 주어 이렇게 평지풍파를 일으킨 것입니다. 도갑은 위험에 빠진 부모를 천둥의 상단으로 피신시키고는 귀가하여 장독대에 감추어 두었던 총과 칼을 꺼냅니다. 이 때 왕두렁패거리들이 쳐들어와 도갑은 칼을 휘두르지만 아직은 역부족입니다. 그는 칼을 떨어뜨리고는 도망갑니다. 이 때 장면이 바뀌고 총소리가 났는데 그 귀추가 주목됩니다. 이 총소리는 도갑이가 쏘았을 까요? 아니면 달이일까요? 왜 아래패에 가담했느냐는 천둥의 질문에 도갑은 "담을 넘더라도 백성을 위해 의롭게 넘고 싶었다"고 했습니다. 따라서 도갑이가 왕두렁패에 허무하게 당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 점점 실체에 근접하는 목덜미의 반점

일반적으로 사랑은 삼각관계가 많은데 <짝패>에서는 천둥, 귀동(이상윤 분), 동녀, 달이 여기에 금옥(이설아 분)까지 가세해 오각관계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사실 어렸을 적 동녀는 귀동대신 천둥을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상단에 들른 귀동에게 "나를 보러 오느냐, 친구인 천둥을 보러 오느냐"고 물은 적이 있지요. 귀동은 둘 다 보러 온다며 이를 피해 갔습니다. 한편 천둥과 귀동은 서로 동녀를 사귀라며 양보하는 모양새입니다. 이런 와중에 귀동의 누이동생 금옥이가 천둥에게 푹 빠졌습니다. 아버지 호조참의(최종환 분)가 천둥을 양반으로 만들어 사위로 삼으려는 것을 아는 탓이겠지요. 그렇지만 천둥은 동녀에게 금옥에게는 전혀 마음이 없다고 잘라 말합니다.  

금옥은 동녀와 함께 풍물놀이를 구경갔다가 천둥과 달이가 함께 있는 현장을 목격하고는 안절부절합니다. 두 사람이 떡집에 들어가서 달이가 떡을 집어 천둥의 입에 먹여주는 것을 보고는 질투심에 그만 드러눕고 맙니다. 배탈이 났다고 칭병을 하고는 식음을 전폐한 것입니다. 보다못한 오빠 귀동이 금옥의 혈을 짚어 주겠다며 나섭니다. 그런데 귀동은 금옥의 목덜미에서 붉은 점을 발견합니다. 반점이 있다는 귀동의 말에 금옥은 아버지도 같은 점이 있다고 합니다. 이에 귀동은 자기도 있었지만 크면서 없어졌답니다. 금옥은 천둥 행수의 목에도 같은 점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김 진사입니다. 그는 귀동의 반점이 자라면서 없어졌음을 알고 있는 것입니다. 그는 문중의 후손 모두가 반점이 있는 게 아니라며 그냥 넘겼던 것입니다. 사실 제작진으로서는 초기에 이를 밝혀버리면 드라마를 계속 찍을 수가 없겠지요.

귀동은 유모 막순을 찾아가서는 "유모는 내가 태어났을 때 붉은 반점이 있었던 것을 기억하느냐" 묻습니다. 혼비백산한 유모는 전혀 기억이 없다고 오리발을 내밉니다. 그러자 귀동은 당시 하녀였던 업득네를 불러 "내가 갖난쟁이일 때 붉은 점을 기억하느냐"고 다시 묻습니다. 업득네는 분명히 점을 보았는데 1개월 이내에 점이 없어졌답니다. 이 정도까지 밝혀졌으니 진실의 실체에 접근했지만 제작진과 주인공들은 그냥 이를 덮어둔 채 제갈 길을 가려 합니다. 다만 막순만은 아들을 바꿔치기한 사실이 들통날까봐 전전긍긍하겠지요. 



▲ 공포교의 청류 탁류론과 귀동의 결심

귀동은 내수사의 비리를 감싸는 포청종사관의 비행을 고발하는 계사를 작성해 포장(포도대장)에게 가지고 갑니다. 포장은 참 잘 썼다고 격려하다가 이를 형판대감에 올리면 형판의 친족인 종사관은 살아남고 자기의 목이 달아난다며 제발 나서지 말라고 경고합니다.

부정과 부패로 얼룩진 세상을 한탄하는 귀동에게 공포교가 말합니다. 세상에는 귀동 같은 청류(淸流)와 자신 같은 탁류(濁流)가 있는데, 청류는 절대 정의를 추구하지만 세상을 이긴 적이 없고, 탁류는 현세의 이익을 추구하지만 시대의 낙오자가 아니랍니다. 귀동은 밝고 맑은 세상을 만들고 싶어하지만 공포교는 현실을 인정하고 종사관에게 사과하라고 충고합니다. 그렇지만 귀동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할 수 없다며 세상을 바로 잡으려는 결의를 다집니다. 그나마 성인연기자 중에서 가장 신뢰가 가는 인물이 귀동이네요.




▲ 딱딱한 사극에서 웃음을 선사한 황노인의 수작

황노인으로서는 외손녀 달이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피붙이입니다. 그는 달이가 천둥과 함께 풍물놀이를 보고 떡집까지 갔다는 말을 듣고는 물레방아간에는 가지 않았느냐고 반문합니다. 그는 자기는 어렸을 때 물레방아간과 보리밭을 자주 이용했다며 은근히 천둥과의 불장난을 부추깁니다.

한편, 쇠돌(정인기 분)은 조선달(정찬 분)이 다가오자 그를 쫓아갑니다. 쇠돌에게 혼이 난 선달은 도망을 가다가 붙잡히는데요. 쇠돌은 자기는 여인의 마음을 얻지 못한 불쌍한 놈이라며 선달에게 막순과 함께 지내라며 자리를 피합니다. 쇠돌이 황노인에게 가서 자신의 불쌍한 차지를 하소연하고 있는데 큰년이가 나타납니다. 그녀는 쇠돌에게 조선달이 앞으로 절대로 막순에게 가지 않겠다고 말하고는 떠났다고 합니다.

이 때 황노인은 큰년이와 쇠돌에게 같은 방에서 자라고 합니다. 큰년이는 겉으로는 깜짝 놀라는 척 하면서도 속으로는 매우 좋아합니다. 쇠돌의 손을 덥석 잡고는 이러면 안 된다고 해요. 큰년이로서는 남편 장꼭지는 작은년에게 정신이 팔려 자신을 쳐다보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사실 쇠돌도 큰년이를 좋아합니다. 일편단심 막순을 그리며 살았지만 조선달에게 빠진 그녀가 원망스럽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잠시 후 황노인은 큰년이-쇠돌사이를 일부러 때어 놓으려고 해서 웃음을 자아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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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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