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과 예술이 어우러져 문화를 꽃피운 조선왕조의 수도였던 서울. 서울에는 경복궁, 창경궁, 경희궁, 덕수궁, 창덕궁의 다섯 개 궁궐이 있다. 궁궐은 최고 통치자인 왕이 거처하면서 나라의 정사를 돌보던 가장 중요한 곳이다.
서울에서 이 궁(宮)을 주제로 한 축제가 5월 4일부터 11일까지 열리는데. 그 전야제 행사로 5월 3일 오후(16:30-18:10) 경복궁 근정전 뜰에서 세종대왕의 즉위식이 재현되었다. 이름하여 "세종, 용상에 오르다."
입장권(어른 3,000원)을 구입하여 흥예문으로 들어가면 근정문이다.
근정문 안으로 들어서니 약 1시간 후에 시작될 본 행사를 앞두고 출연진들의 리허설이 한창이다.
벌써부터 몰려든 인파는 의식이 시작되는 16:30분이 되자 거의 발을 디딜 틈이 없을 정도가 되었다.
드디어 즉위식이 시작되었다. 먼저 군 농악대의 신나는 농악과 북춤을 선보인 후 드디어 본 행사가 시작되었다.
제일 처음 "대나의"라는 이름의 행사가 선보였다. 이는 동짓달에 궁(宮)과 사대문안의 부정과 악귀를 좇는 의식으로 세종 등극 전 부정을 씻고 성군의 탄생을 기원하는 의식이다. 붉은 모자와 옷을 입고 검은 망토를 걸친 사람들이 가면을 쓴 채 악귀를 몰아낸다.
그 다음은 태종이 앞으로 나와 왕위를 세종에게 물려 줄 것을 선언하고 장검으로 돼지의 머리를 잘라 이를 맹세한다.
다음은 궁중수비대가 입장하여 정 위치하고 세종의 교지가 용상의 자리에 전달된다.
바로 이어서 대소신료들이 입시한 후, 가마를 타고 온 세종이 용상의 자리에 오른다.
이제 왕실의 친인척이 입시하여 좌정하자 모든 참가자들이 왕에 대하여 부복하고 충성을 맹세한다.
신하가 세종의 즉위교서를 반포하자 공식행사는 마무리된다.
공식행사가 끝나자 곧 이어 궁중연회(태평군무)가 시작된다. 이 연회는 실제로 즉위식의 마지막날 행해진다고 한다. 무희들이 춤을 추는 동안 참석한 문무백관과 대소신료들은 비로소 편안한 자세로 서로 마주보고 앉게된다.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사진을 찍을 장소를 확보하는데도 어려움이 많았다. 글쓴이는 정문 쪽에 겨우 자리를 차지하였으나 시야를 확보하기 어려워 여기에 신경을 쓰느라 정작 세종의 즉위식은 겨우 사진으로만 기억될 따름이다.
연회가 베풀어지고 있는 동안 자리를 옮겨 다른 각도에서 몇 장의 사진을 확보했다. 16:30분에 시작된 행사는 약 1시간 40분만에 끝났다.
드라마를 통해서는 왕의 즉위식을 본 적이 있지만 실제로 즉위하는 장면을 두 눈으로 본 것은 처음이었다. 관람객 중 한 사람이 세종의 역할을 한 사람에게 던진 말이 귀에 쟁쟁하다. "용상에 앉아 있을 만 하겠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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