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밀 김도윤 역의 이상우
▲ 하인주에 대한 최재하의 결별선언은 사필귀정
세상에는 정직한 사람이 피해를 보고 거짓말을 밥먹듯 하는 사람이 승승장구하는 경우를 더러 봅니다. 그만큼 이 세상은 불공평한 것이 현실입니다. 따라서 비록 드라마에서나마 착한 주인공이 성공하고 거짓말쟁이가 패배하는 그런 모습을 보고 싶은 게 인지상정(人之常情)입니다. <신들의 만찬>에서 하인주(서현진 분)가 일찌감치 성도희(전인화 분) 명장의 후계자로 된 것은 그녀로서는 행운이었습니다. 그녀는 졸지에 성도희의 친딸로 둔갑하여 좋은 여건아래서 후계자 수업을 쌓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성도희의 친딸이었던 고준영(성유리 분)이 나타나 명장 후계자 후보가 되었을 때, 하인주는 자신의 위치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고준영을 골탕먹이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성도희와 선노인(전혜선 분) 및 하인주 그리고 고준영 스스로도 자신의 정체를 모르고는 있지만 타고난 요리실력을 가지고 있으니 고준영이 점차 정체성을 찾아가면서 아리랑의 주인이 되어 갈 것입니다.
고준영을 시기하고 질투하는 하인주는 꼼수를 부려 고준영뿐만 아니라 아리랑을 100년 만에 문을 닫을지도 모르는 위기로 몰아넣고도 애인 최재하(주상욱 분)에게 이 모든 사태의 책임을 고준영의 탓으로 돌린 것은 큰 실수였습니다. 그렇지만 하인주와 오수진(오나라 분)의 대화를 통해 하인주의 악행을 알고 있는 최재하는 인주에게 반문했습니다. 재하는 "너 아리랑 사랑하잖아! 어떻게 감당하려고 그런 짓을 해!"라고 물은 것입니다. 재하의 말을 부인하지 못한 인주는 "나도 이렇게까지 될지 몰랐고 감당이 안 돼. 그 아이 때문에 내가 이런 짓까지!"라고 응수했습니다.
그렇지만 인주는 "아리랑 문 닫는 것보다 고준영을 인정하는 게 더 싫어서 참을 수가 없었다. 이 핑계로 고준영한테 가고 싶나?"고 물었는데, 재하는 "그래. 난 치사하고 나쁜 놈 되도 좋으니까 네 핑계 대면서 그 여자한테 가고 싶다. 이제 그만 헤어지자"고 결별을 선언했습니다. 이로서 하인주는 최재하의 사랑을 잃을 위기에 처하고 말았습니다. 어떤 남자가 꼼수를 부려 경쟁자를 이기려 드는 여자를 좋아할 수 있겠어요? 이는 사필귀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재하는 준영에게 "좋아한다"고 고백까지 했으니 이제 재하의 마음은 이미 인주를 떠난 것입니다.
▲ 고준영의 진심을 인정한 성도희의 관용
성도희는 금천장 사건이후 집에 칩거하면서 빨래로 울분을 삭였습니다. 고준영이 재현한 금천장 비법을 아리랑을 살려야 한다는 선노인의 말에 따라 자신이 재현했다고 거짓말한 이후 이게 허위로 드러나자 망가진 자존심을 억제할 길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고준영의 오색비빔밥을 시식한 후 음식알레르기로 쓰러진 세계적인 쉐프 해밀(이상우 분) 측의 고소로 인해 아리랑은 절대절명의 위기에 처했지만 성도희는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선노인은 우선 급한 불을 끄기 위해 고준영을 고향인 우도로 내려가도록 지시했습니다. 이런 결정은 이미 이사회를 거쳤답니다. 고준영 때문에 아리랑이 이 지경이 되었으므로 떠나 있다가 사태가 수습되면 다시 부르겠다고 합니다. 준영으로서는 선노인의 지시를 따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준영은 떠나기 전 아리랑 주방에 들렀는데 성도희가 아리랑의 명품육수를 끓이는 비법을 준영에게 알려주고 있네요. 준영은 명장 후계자 후보의 상징인 목걸이를 풀어 성도희 앞에 내 놓으며 자신은 자격이 없다고 했습니다. 성도희는 준영에게 육수비법을 아는 사람은 나와 주방장 및 인주 그리고 너까지 4명뿐이라며 목걸이를 다시 준영의 손에 꼭 쥐어 줍니다. 나중에 성도희-고준영의 친모녀 관계가 밝혀질 경우 준영은 이 장면을 떠올릴 것입니다. 어느새 두 사람은 엄격한 스승과 제자관계에서 자상한 모녀관계로 돌아온 느낌입니다.
▲ 생방송출연으로 4마리 토끼 잡은 해밀 김도윤
아리랑에 병가를 내고 호텔방에 칩거중인 해밀 김도윤은 매니저 제인(이민지 분)에게 아리랑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라고 다그치지만 제인은 사나래와 다른 생방송을 계획했었다고 털어놓습니다. 놀란 해밀은 이 계약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으니 사나래 백설희(김보연 분) 회장이 직접 호텔로 와야 한다고 주문합니다. 백설희가 호텔로 달려오자 제인은 해밀의 얼굴을 보지 않는 조건이라고 주의를 줍니다. 해밀이 아들인 김도윤으로 밝혀지면 백설희가 기절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백설희는 홍보팀에서 마련한 푸드쇼 계획서(food show plan)를 해밀에게 건네주었는데, 등을 보이고 앉은 해밀은 놀랍게도 이를 힐긋 보고는 찢어 버립니다. 해밀은 계약해지 통보서와 위약금이 든 봉투를 백설희에게 전해줍니다.
해밀로부터 수모를 당한 백설희가 호텔로비에서 고준영을 만났습니다. 준영은 그 사건이후 해밀을 만나 사과하고 싶다며 줄곧 호텔에서 기다린 것입니다. 준영은 백설희에게 해밀을 한번만 만나게 해 달라고 요청하였는데, 설희는 준영이 아리랑에게 쫓겨난 것을 알고는 사나래로 들어오라고 회유합니다.
해밀에게 당한 분함을 참지 못한 백설희는 그의 매니저 제인을 불러 해밀이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했음을 알리는 보도자료를 작성해 배포하겠다고 경고한 뒤, 이미 체결한 계약서를 다시 주면서 "사나래 측이 개발한 신 메뉴로 시연을 해야 하며, 보조인 서브는 고준영을 내세우겠다"고 했습니다. 제인의 보고를 받은 해밀은 고준영이 서브로 나온다는 말에 백설희의 제안을 즉시 받아들이는 대신 TV 생방송 전(前) 리허설은 비밀에 붙이겠다고 했습니다. 제인은 고준영에게 생방송 동안 해밀과 눈을 마주치지 말도록 단단히 주의를 주었습니다.
마스크를 하고 있는 광고용 해밀의 사진은 입과 코 주위가 많이 드러나 있어 누가 보아도 김도윤임을 알 수 있는데 이를 모른다는 것도 웃기는 일입니다. 드디어 생방송 FOOD SHOW가 시작되었습니다. 마스크를 쓰고 나온 해밀은 고준영과 팀웍을 이루어 비빔밥 샐러드와 고추장국수 메뉴를 선보였습니다. 이 두 가지 메뉴는 아리랑의 음식이어서 생방송을 지켜본 백설희는 눈에 쌍심지를 켜고 방송실로 난입하려고 했지만 어림없는 일입니다.
해밀은 이번 생방송 출연으로 4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았습니다. 해밀은 한 때 한식 비빔밥을 비하했다가 한국사람들의 반감을 산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 비빔밥 샐러드를 시연함으로써 과거의 부정적인 이미지도 씻었고, 또 아리랑 고소사건으로 졌던 빚을 갚은 셈입니다. 무엇보다도 좋아하는 여자 고준영과 함께 한 시간은 매우 즐거웠습니다. 또한 어머니를 괴롭힌 사건은 매우 통쾌한 일입니다. 실제로 매니저 제인은 아리랑에 대한 고소를 취하했습니다.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고준영이 시골 우도로 내려가는 일은 없겠지요.
이제 마스크로 얼굴을 숨긴 해밀의 정체 숨기기도 오래가지는 못할 듯 합니다. 해밀의 행동을 예의 주시한 하인주가 해밀이 김도윤임을 알아차렸기 때문입니다. 물론 해밀은 이를 비밀에 붙이도록 인주에게 요청할 지는 두고 볼 일이겠지요.
▲ 하인주에게 닥쳐올 또 다른 시련
인주는 자신이 하영범(정동환 분)-성도희 부부의 친자가 아님을 처음부터 잘 알고 있었습니다. 친딸이 사라지자 정신이 나간 성도희가 송연우를 하인주로 착각하고 친딸로 받아들였지만 오빠 하인우는 "넌 인주가 아니잖아? 나가! 넌 내 동생 아니잖아!"라고 소리친 말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하영범도 아내를 위해 그만 입을 다문 것으로 보여집니다. 인주로서는 언제 다시 친딸이 나타날지 몰라 마음 졸이며 살아왔을 것입니다. 그러다가 오래 전 "집나간 하인주를 찾느냐"는 전화를 받고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거짓말하고는 전화코드까지 빼어 버렸습니다.
이번에도 미국에서 살고 있는 오빠 하인우가 전화를 걸어 왔습니다. 인주는 그만 오빠를 입국시키라고 말했지만 하영범은 "내가 알아서 한다"며 말을 잘랐습니다. 이미 하영범은 친딸인 고준영과 한번 맞닥뜨린 적이 있습니다. 제13회 예고편을 보니 성도희가 하인주에게 "넌 누구 딸이니?"라고 되묻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하인주는 이미 최재하의 사랑을 잃었습니다. 그리고 해밀과 고준영이 TV생방송에 함께 출연에 요리쇼를 하는 것을 지켜보며 자신이 지키고자 했던 명예도 잃었습니다. 이제 성도희마저 자신이 친딸이 아닌 것을 알게 되면 인주의 앞날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시청자로서 인주의 이런 불행이 고소하게 느껴지는 것은 인주가 처음부터 잘 못된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거짓말로 착한 고준영을 골탕먹였기 때문입니다. 권선징악(勸善懲惡)과 사필귀정(事必歸正)은 인정이 메마른 현대사회에서도 반드시 명심해야할 명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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