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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반도의 북쪽에 <바라길>이 개통되었다고 했습니다. 제1구간은 학암포 관광안내소∼신두리 해수욕장, 제2구간은 신두리 해수욕장∼구름포 해수욕장, 제3구간은 구름포 해수욕장∼어은돌 해수욕장입니다. 지난해 11월 <솔향기 길> 중 제1코스(만대항에서 꾸지나무골 해수욕장까지 10.2km 구간)를 걸으며 아름다운 풍광과 태안군에서 마련한 자세한 이정표를 보고 감명을 받았기에 이번의 바라길도 동일하게 이정표가 잘 되어 있을 것으로 믿고 산악회의 행사에 참여하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막상 현지에 도착해 제1구간을 걸으면서 이정표를 단 하나도 발견하지 못했고, 해수욕장을 거쳐 해안의 바위지대를 통과할 때에는 길을 찾기 어려워 상당히 고생을 했습니다.

답사구간의 들머리는 신두리 해수욕장입니다. 해변에는 펜션 등 많은 숙박시설이 즐비한데 썰렁한 바다를 즐기기 위한 관광객들의 모습이 제법 보였습니다. 슈퍼마켓 쪽의 백사장으로 내려섭니다. 마침 썰물이라 드넓은 모래해변이 반겨줍니다. 3월 하순임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꽃샘추위가 몰아쳐 바다에서 불어오는 해풍에 귀가 시릴 지경입니다. 저 멀리 북서쪽으로 가야할 해변이 아스라이 보입니다. 편편한 신두리 해수욕장을 걸을 때만 해도 오늘의 길은 정말 편할 것이라고 착각했습니다.

 

 

 

 

 

 

 

 

 


아담한 펜션 옆에 조성한 공룡의 형상이 매우 이색적입니다. 경남 고성처럼 공룡의 화석이 발견되어 세계적인 명성지도 아닐 텐데 이곳 태안이 공룡과 무슨 인연이 있는지 모를 일입니다. 백사장으로 승용차가 들어온 것도 이외입니다. 사실 모래사장에 자동차가 다닐 수 있음을 처음 경험한 것은 1985년 미국 플로리다 주 데이토나 비치를 방문했을 때입니다. 그곳에는 단단한 모래로 인해 자동차가 도로처럼 달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미국에는 우주 왕복선이 이착륙할 만큼 단단한 백사장이 있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자그마한 저수지에 오니 <신두리 사구해역 생태계 보존지역>이라는 낡아빠진 이정표와 출입통제소가 보입니다. 여기서 좌측해변으로 들어섭니다. 육지와 바다가 맞닿는 곳의 해안을 따라 발걸음을 옮깁니다. 사람들이 다닌 흔적도 보이고 해안도 매우 부드러워 걷기에 전혀 불편함이 없어 기쁜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바닷가 돌멩이에 무수하게 붙어 있는 조개껍질을 보며 생명의 신비로움을 실감합니다. 억겁의 세월동안 닳고닳은 돌들이 둥근 모습으로 변해 가는군요.

 출입통제소

 

 

 

 

 

이 구간을 통과하니 먼동 해수욕장입니다. 드넓은 해수욕장은 하절기에 피서지로 각광을 받을 듯 합니다. 약간 을씨년스러운 바닷가에는 해산물을 줍는 아낙의 모습이 외로워 보입니다. 물이 빠진 백사장에 쭈꾸미 한 마리가 꿈틀대는군요. 해수욕장을 지나 돌길을 걸어가니 또 다시 해수욕장입니다. 아마도 먼동해수욕장의 연장인 듯 싶습니다.

 

 

 

 

 

 

 

 

 

 

해녀마을에서 해안바위절벽지대를 통과하는 길이 오늘 최고의 난코스입니다. 바다 쪽의 자그마한 섬이 고깔섬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 해안 암벽길을 해벽길이라고 부르는 것 같습니다. 바다와 육지가 맞닿는 곳의 바위가 상당히 사납습니다. 때로는 가파른 비탈을 겨우 올라야 하고 또 때로는 파도소리가 진동하는 돌길을 숨을 죽이며 걸어야 합니다.

꼬깔섬(?)

 

 길 없는 해벽 오름길

 

 


흰 등대를 만나 잠깐 안도의 숨을 쉰 것도 잠시뿐 다시 해안으로 연결된 길은 사람이 다닌 흔적도 거의 찾을 수 없는 자연 그대로의 돌길입니다. 그러다가 가파른 암벽에 설치된 유일한 안전시설물인 사다리를 만났습니다. 흔들거리는 사다리를 겨우 잡고 올랐습니다. 몇 차례 어려운 고비를 넘기고 드디어 구례포 해수욕장에 다다릅니다. 바다 쪽에서 보면 해수욕장의 이름에 대한 이정표가 전혀 없어 현 위치를 확인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구례포 해수욕장을 지나 비교적 평이한 돌길을 통과하니 가장 유명한 학암포 해수욕장입니다. 북쪽 끝으로 가니 학암포 관광안내소가 있지만 토요일이어서 그런지 문이 굳게 닫혀 있습니다. 아니 내부가 어수선한 것으로 보아 아직 영업을 하지 않은 듯 합니다. 당초 산악회의 계획에는 여기서 다시 한번 해벽길을 따라 걸어 학암포 방조제로 나오도록 되어 있지만 마지막 코스는 생략한 채 등산버스가 기다리는 오토캠핑장으로 이동합니다. 북쪽으로는 태안화력발전소가 하얀 연기를 뿜어내는군요. 오토캠핑장에 이외로 많은 캠퍼들이 진을 치고 있어 놀랐습니다.

 학암포 해수욕장

 

 

 

 태안화력발전소

 

 오토캠핑장 

 

오늘 4시간 30분 동안 해변을 따라 걸었습니다. 해벽의 절벽지대를 걸으며 해안의 절경을 만끽했지만 한편으로는 길 없는 길을 걷느라고 용을 많이 쓴 탓에 심신이 매우 피로했습니다. 처음 정겹게 들리던 철썩이는 파도소리도 나중에는 지겹게 들렸습니다. 앞으로 이 바라길 1구간을 찾는 답사자들은 반드시 전문가의 안내를 받아야 하며, 등산과 걷기에 경험이 부족한 초보자들은 해녀마을에서 등대를 거쳐 구례포 해수욕장 입구까지의 해안절벽길을 통과하려면 각오를 새롭게 해야 할 것입니다. 가급적이면 우회할 것을 권장합니다. 그리고 태안군에서도 해벽길의 통과지점 곳곳에 막대기라도 설치하여 걸을 수 길을 표시하도록 건의합니다. 산악회에서 참가한 자들은 나름대로 오르내림에는 일가견이 있는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해벽길은 매우 위험하고 힘들었다는 의견이 많았으니까요.


《답사 개요》

▲ 답사 일자 : 2012년 3월 24일 (토)
▲ 답사 코스 : 신두레 해수욕장-사구해역 출입통제소-먼동 해수욕장-해녀마을-해벽길-등대-해벽길-구례포 해수욕장 -학암포 해수욕장-학암포 관광안내소-학암포 방파제-오토캠핑장 

▲ 소요 시간 : 4시간 30분
▲ 답사 안내 : 월 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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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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