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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생거진천(生居鎭川) 사거용인(死居龍仁)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살아서는 진천땅이 좋고, 죽어서는 용인땅이 좋다”라는 뜻입니다. 진천은 토지가 비옥하고 풍수해가 없으므로 농사가 잘 되어 인심이 후덕해 살기 좋은 고장이고, 용인은 산세가 부드러워 사대부가의 산소가 많아 이렇게 불립니다.
이번에는 진천의 명소인 농다리와 초평호 미르309출렁다리 및 하늘다리를 답사할 계획입니다. 이 길은 생거진천 초롱길의 일부이기도 합니다. 등산버스가 도착한 곳은 충남 진천군 문백면 구산동리 소재 대형버스 주차장입니다. 이곳 구산동은 상산임씨(常山林氏)가 천년동안 살아온 고장이며, 유명한 농다리가 천년세월을 지켜온 곳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동남쪽에 자리 잡은 농다리로 갑니다. 길목의 농다리 스토리움은 전시관을 리모델링한 것이며, 농다리문화공원에는 알록달록한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중부고속도로 굴다리를 통과하면 농다리가 있는 미호강변입니다. 좌측에는 농다리를 알리는 영문입체글씨가 세워져 있고 미호강 맞은편에는 인공폭포가 보입니다.
인공폭포 앞의 돌다리는 징검다리로 최근 내린 비로 인해 징검다리가 물에 잠겨 오늘은 출입을 통제하는 중입니다. 여기서 하류 쪽으로 조금 가면 큰 버드나무가 있고 그 옆에는 미호강을 가로지르는 부교가 있는데 부교와 나란히 있는 돌다리가 바로 오늘의 주인공인 농다리입니다.
진천군 문백면 구산동리 소재 농다리는 문백면 구산동리와 초평면 화산리를 이어주는 미호강을 가로지르는 징검다리로 길이 93.6m, 너비 3.6m, 높이 1.2m의 옛 돌다리입니다. 고려 초 권신과 임장군이 축조했다는 천년이 넘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길고 오래된 돌다리입니다.
다리는 하늘의 28수 별자리를 따라 28칸 돌 교각으로 조성했으며 다리의 모습이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는 지네 형상이라서 지네 농(籠)자를 붙여 농다리라 불렀다고 하는데, 그 구불구불하게 생긴 형상이 빠른 물살을 버틸 수 있게 해 준다고 합니다. 매년 4월 이곳에서 진천 농다리 축제가 열립니다. 진천 농다리는 국토해양부 주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으로, 농다리가 있는 미호강은 한국의 아름다운 하천 100선에 선정된 명소입니다.
그런데 현지 안내문을 보면 농다리는 세금천에 놓인 다리라고 하는데 카카오지도와 현지 안내지도에는 농다리가 가로지르는 곳은 세금천이 아니라 미호강으로 표기되어 있어 아마도 예전에는 이 하천의 이름이 세금천이었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여기서 이정표를 보고 농암정 쪽으로 갑니다.
잠시 후 좌측의 가파른 길을 약 200m 오르면 농암정입니다. 여기서는 곧 가야할 초평호 미르309출렁다리가 잘 조망됩니다. 초평호는 미호천 상류를 가로막은 영농저수지로 청원군 6개면의 급수원입니다. 초평저수지는 충북에서 충주호와 양대 산맥을 이루는 낚시터로 유명합니다. 겨울철 얼음낚시로 잘 알려져 있으며 잉어, 가물치, 붕어, 뱀장어 등이 서식하고 있어 서울을 비롯한 각지에서 연간 3만 명 이상의 낚시인들이 찾아듭니다.
농암정을 내려온 후 좌측으로 조금 가면 용(미르)의 조형물이 세워져 있고 그 아래쪽은 현대모비스가 조성한 야외음악당입니다. 여기서는 우측으로 미르309출렁다리와 좌측의 하늘다리가 동시에 조망됩니다. 이곳에 용의 조형물이 있는 것은 초평호의 형상이 바로 용이 비룡승천(飛龍昇天)하는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초평호반의 도로를 따라 가면 미르309출렁다리인데, 진천군 초평면 화산리 소재 초평호미르309출렁다리는 연장 309미터로 국내 최장 거리의 무주탑 출렁다리입니다. 다리의 이름은 속칭 용(龍)을 뜻하는 미르와 총길이 309미터를 합쳐 지은 것입니다. 이 다리의 폭은 1.7m로 70kg 성인 1,650명이 동시에 지나갈 수 있도록 튼튼하게 설계되었습니다.
출렁다리 입구 쉼터에는 사진촬영용 조형물이 놓여 있고 더 미르 카페도 보입니다. 드디어 출렁다리 위로 올라 발걸음을 옮기는데 중앙으로 갈수록 더욱 출렁거리는 느낌입니다. 이는 다리를 지탱하주는 주탑이 없기 때문이겠지요. 노약자들은 다리 난간의 쇠줄을 잘 부여잡고 걸어야할 것입니다. 약간씩 출렁거리는 다리를 건너는 아찔한 묘미를 갖추고 있는 다리에서 바라보는 조망도 일품입니다. 좌측으로는 야외음악당 뒤로 지나온 농암정이 우뚝합니다.
출렁다리를 건너 뒤돌아보면 길이가 309m에 달하는 다리의 모습을 실감합니다. 이제는 하늘다리로 갈 차례입니다. 이 길은 초롱길로서 길섶에는 돌탑이 있어 지루하지가 않습니다. 조망대를 지나 나무데크를 걷습니다. 초평호에는 보트가 물길을 가르는 가운데 “힘내세요”라는 말에 30도를 오르내리는 날에도 진짜 힘이 나는 것 같습니다.
조정경기용 보트 선착장을 지나면 하늘다리가 바로 눈앞입니다. 우측에는 체력단련장 같은 훈련시설이 보이는군요. 강변 부교를 건너면 하늘다리입니다. 진천군 초평면 하산리 소재 하늘다리는 초평호반 한 가운데를 가로질러 걸을 수 있는 다리로 아름다운 주변 풍광으로 인해 남녀노소가 즐기는 진천의 대표 관광명소입니다. 이곳에는 연인들이 달아 둔 사랑의 물고기(자물쇠가 아닌)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데 이 길은 생거진천 초롱길이기도 하군요.
하늘다리를 건너갑니다. 다리가 워낙 튼튼해 아까 미르309출렁다리를 걸을 때 느꼈던 아슬아슬함은 전혀 없습니다. 다리 아래 초평호에는 카약을 탄 이들이 무더위를 강물에 날려 보내고 있습니다. 하늘다리를 건너면 우측은 먹뱅이산(212m)으로 가는 길이어서 우리는 초롱길을 따라 좌측으로 갑니다. 중간쉼터에는 만화로 보는 생거진천 이야기가 있군요.
야외음악당을 뒤로하고 용 조형물 및 용고개성황당을 지나갑니다. 고갯마루에는 용고개를 알리는 용 두 마리의 형상이 있군요. 초평호 조망대인 미르전망대 쪽으로 가다가 천년정(千年亭)을 돌아 농다리로 갑니다. 이번에는 부교를 건너 대형버스 주차장으로 되돌아옵니다.
오늘 약 5km를 걷는데 2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이날 새벽 일기예보는 아침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7-1mm의 비가 온다고 했지만 이 시간 중에는 비가 전혀 내리지 않아 다행이었습니다. 다만 섭씨 30도를 넘는 무더위로 정말 걷기가 매우 힘들 지경이었습니다. 산악회에서는 초평호 북쪽의 먹뱅이산(212m)을 경유토록 했지만 필자는 이를 건너뛴 채 느긋하게 초평호반을 걸었습니다. 인근 식당(농다리 막국수랑 찌개랑)에서 순두부찌개로 배를 든든하게 채웁니다.
《생거진천 초롱길 개요》
▲ 일자 : 2024년 9월 14일 (토)
▲ 코스 : 농다리대형주차장-징검다리-농다리-농암정-야외음악당-미르309출렁다리-하늘다리-야외음악당-농고개성황당-천년정-농다리(부교)-대형주차장
▲ 거리 : 5.4km
▲ 시간 : 2시간
▲ 안내 : 기분좋은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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