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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월화드라마 <해운대 연인들>위 뒷심이 만만치 않습니다. AGB닐슨 미디어리서치 집계 결과 20일 방송된 <해운대 연인들>은 전국 기준 9.7% 시청률을 기록하여 MBC TV <골든타임> 14.0%, SBS TV <신의> 10.3%에 이어 3위를 차지했습니다. <골드타임>은 이미 방송한지 제법 되어 일정한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었기에 1위는 당연한 것이지만  SBS가 야심 차게 준비하고 특급배우 이민호-김희선을 투입한 <신의>와 불과 0.6%의 차이밖에 나지 않음은 <해운대 연인들>이 선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드라마의 스토리구성은 어딘가 모르게 좀 어색한 느낌입니다. 남자 주인공 이태성 검사(김강우 분)가 결혼식을 마치고 신혼여행을 가다가 복통을 일으킨 아내 윤세나(남규리 분)를 병원에 입원시켰는데 맹장염이 터져 복막염으로 전이되어 며칠동안 입원해야 하는 진단을 받았음에도 마약사범인 오종철(김형범 분)을 검거하겠다고 몇 시간 동안 병실을 비운 것도 이해하기 어려운 설정입니다. 이태성은 잠시 병실로 돌아와 아내에게 범인을 잡은 후 꼭 돌아오겠다고 약속한 후 부산으로 내려와 삼촌수산의 고소라(조여정 분)를 오종철과 연인관계로 오해하고는 삼촌수산에 차력사 출신으로 신분을 속이고 "남해"라는 가명으로 민박을 하며 고소라를 본격적으로 감시하게 된 것도 새신랑으로서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아무튼 이태성은 아내인 윤세나는 까맣게 잊은 채 야생마 같은 고소라에게 점점 흥미와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고소라와 오종철은 전혀 무관함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애인을 데리고 항구에 나타난 오종철를 잡기 위해 이태성은 오종철의 요트에 올라탔는데 태성이 오종철을 검거하려는 순간 비키니 차림인 종철의 애인(오초희 분)이 뒤에서 맥주병으로 태성의 머리를 내리친 후 바다에 빠뜨리고 말았습니다. 의식을 잃은 태성은 속절없이 죽은 모습이더군요. 그러나 주인공이 죽으면 안되지요.


 


▲ 중환자실에 나란히 누운 채 서로를 알지 못하는 아버지와 아들 

태성은 나중에 삼촌수산이 쳐 놓은 그물에 걸려 올라왔습니다. 세상에! 죽은 밍크고래가 어부들의 그물에 걸려 횡재했다는 뉴스는 종종 듣지만 물에 빠진 사람이 산 채로 그물에 걸렸다는 말은 처음 듣는군요. 의식을 잃은 태성에게 고소라가 인공호흡을 하자 그는 잠시 깨어났다가 다시 의식을 잃었습니다. 그런데 삼촌수산 식구들이 태성을 데리고 간 병원이 하필이면 태성의 친부인 해운대호텔 양만호(고인범 분) 사장이 입원한 중환자실입니다. 중환자인 양 사장은 아들인 태성을 찾지만 이웃 병실의 누구도 이를 알아듣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태성 본인은 의식을 잃었고, 삼촌수산 식구들도 태성이 누군지 전혀 모르기 때문입니다. 태성의 이름은 현재 가명인 "남해"이거든요.

나중에 태성은 의식을 회복했지만 이번에는 사고를 당하기 전까지의 기억을 모두 잃어버렸습니다. 드라마에서 사고를 당한 주인공이 기억을 잃었다는 스토리는 이제는 매우 진부한 이야기가 되고 있습니다.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했는지 이름은 무엇인지 전혀 모릅니다. 경찰에 가서 남해라는 이름으로 조회를 해도 신원파악이 될 리가 없지요. 더욱 황당한 것은 현직검사였던 태성이 워낙 많은 운동을 하여 지문이 뭉개지는 바람이 지문채취가 안 된다는 사실입니다. 억지로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고서야 이런 사실을 믿을 수 있나요?

의식은 회복했지만 기억을 상실한 태성이 중환자실에 누워 있는데 친부인 양 사장이 다시 아들 태성을 부릅니다. 이 말을 들은 태성은 "도대체 아들이 어디 가서 나타나지도 않느냐"고 독백하는데요. 환자이름을 보니 양만호입니다. 그렇다면 아들 이름은  양태성! 그는 병실을 돌며 양태성을 부릅니다. 만일 현실세계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면 비극중의 비극이겠지요. 같은 병실에 나란히 누운 아버지와 아들,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는 부자(父子)의 비극은 그 결말이 어찌 날지 궁금해집니다.

 


▲ 살아 있는 아내와 죽었다는 남편이 같은 장소에 나타났는데!

삼촌수산 식구들이 거물에 걸린 "남해"를 꼭 살리려고 한 것은 그가 민박을 한 청년이기도 하지만 그가 몰래 100만원이 넘는 활어를 몰래 팔아 돈을 챙겼다고 의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 활어는 고소라의 큰삼촌 이순신(이재용 분)의 딸 이관순(소연 분)이 몇 배의 돈을 준다는 해운대호텔 관계자에게 팔아먹고 지금 사라진 상태입니다. 이런 와중에서 식구들은 누구도 이관순을 찾지 않는군요.

고소라는 남해에게 고기값 120만원, 그리고 병원에 입원시키느라고 발생한 영업손실 100만원 등 220만원을 갚으라고 했습니다. 남해는 자신이 분명 좋은 사람으로서 남의 고기를 훔칠 위인은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기억을 잃었으니 울며 겨자 먹기로 일을 해주고 일당에서 갚기로 약조했습니다. 

한편, 부산 해안에서 발생한 자동차 추락사고의 희생자가 이태성 검사로 밝혀졌습니다. 자동차 안에서 희생자의 신원은 부패하여 확인할 수 없었지만 태성의 신분증과 윤세나가 사준 결혼예물시계가 증거물로 나왔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 사고는 태성을 바다로 빠뜨린 후 육지로 나온 오종철이 애인과 함께 태성의 자동차를 타고 가며 장난을 치다가 바다로 추락한 사고였습니다. 태성의 빈소에는 대통령이 보낸 조화가 있었는데, 일개 검사의 죽음에 대통령이 조화를 보내는 것도 오버한 것이지만 대통령의 이름이 "정치성"인 것도 웃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차피 진짜 태성은 살아 있으니 제작진으로서는 슬픈 빈소를 희화화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문제는 당사자인 아내 윤세나입니다. 납골당에서 결혼사진을 보며 눈물짓던 세나는 친구 황주희(강민경 분)와 함께 부산의 사고지점으로 와서 태성의 영혼을 위로하는 꽃다발을 던졌습니다. 같은 시각 고소라는 남해를 조수석에 태우고 트럭을 몰고는 배달을 나가는 중입니다. 사고현장을 지나던 고소라가 차를 세우고 경치가 좋다며 바람을 쐬자고 남해를 내리게 했습니다. 트럭에서 내린 남해와 고소라 바로 가까이에는 윤세나와 황주희가 있습니다. 윤세나와 태성의 재회가 이루어질까요? 

  
                                       [다음 메인에 게재되었던 글입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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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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