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녀귀신의 한을 풀겠다며 돌발키스를 하려는 아랑 역의 신민아와 놀란 온오 역의 이준기
MBC 수목드라마 <아이두 아이두>후속으로 <아랑사또전>이 방영되었습니다. 방영 전부터 산 자인 사또 은오(이준기 분)와 죽은 자인 귀신 아랑(신민아 분)간의 이야기를 제작진이 어찌 풀어 나갈지 무척 궁금했는데 막상 뚜껑이 열리자 시청자들은 아랑역의 배우 신민아의 연기력에만 집중조명을 하는 형국입니다.
어찌 되었던 이 드라마는 황당한 이야기로부터 출발합니다. 신임 밀양사또가 되는 은오는 귀신을 볼 줄 아는 특출한 재주를 가졌습니다. 그는 원통하게 죽어 저승으로 가지 못하고 이승을 떠도는 귀신 아랑을 만나 그녀의 유혹(?)에 엮이게 됩니다. 그냥 한량이었던 은오가 사또가 되는 과정도 한마디로 코미디였습니다. 지금부터 이런 코미디 같은 빵 터지는 장면을 살펴보겠습니다.
▲ 귀신도 기억상실증(기억실조증)에 걸린다?
아랑은 저승사자 무영(한정수 분)에게 끌려 가다가 줄이 풀어지는 바람에 이승에 남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녀는 과거의 기억을 모두 잃어버려 자신이 누군지 이름은 무엇인지 전혀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렇지만 그는 자신이 막연하나마 억울하게 죽은 것을 알고 있으며 자신의 정체성을 되찾기를 원합니다. 아랑은 은오에게 내가 누군지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지만 은오는 자신은 사또가 아니므로 힘들다고 했습니다. 귀신인 아랑은 무당인 방울이(황보라 분)를 찾아가 은오를 사또로 천거하도록 수작을 부렸고, 방울이는 이방(김광규 분)에게 자신이 모시는 대장군이 나타나 새로운 사또를 세울 방책이 있다며 귀띔했습니다.
이들 삼방(이방, 형방, 예방)은 요즈음 부임하는 신관사또마다 다음날 아침 시신으로 발견되자 새로운 사또를 영입하기에 혈안이 되었는데 방울이의 말을 듣고는 쾌재를 불렀습니다. 이들은 은오를 보쌈하여 몰래 데리고 와서 사또로 앉혔습니다. 사실 이 대목은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 사또의 임명은 나라에서 정할 터인데 이들 삼방 관속(원래는 6방이지만 부득이 인원을 줄여 삼방으로 운영 중)이 누구의 허락도 받지 아니하고 한량을 보쌈해서 사또로 임명한다는 사실 말입니다. 그렇지만 어차피 이는 판타지이므로 그냥 넘어가렵니다.
다음날 이방은 제일 값이 싼 관을 들고 나타났다가 은오가 죽지 않고 살아있음을 알고는 소스라치게 놀랍니다. 사실 은오는 세도가 김응부의 서출자제입니다. 밀양의 실세인 최대감(김용건 분)이 이렇게 2선으로 밀려난 것도 김응부 때문입니다. 그런 판국에 그의 아들 은오가 신임사또가 되었으니 최대감과 어떤 인연을 이어갈지 모르겠습니다.
방울이는 아랑에게 너무 못생겼으니 얼굴 화장도 하고 좋은 옷을 입으라고 충고합니다. 그러자 아랑은 방울이를 시켜 저자거리에서 장신구와 옷 등을 훔치게 하다가 주인에게 들켜 도망을 가는데요. 이 때 하필이면 저승사자가 다시 나타나 아랑을 잡으려 합니다. 이 때 사또가 된 은오가 아랑을 말에 태우고 가 저승사자에게 잡히는 것을 방지했습니다. 은오가 아랑에게 죽었으면 저승으로 가야지 왜 이승에 남아 사람을 귀찮게 하느냐고 힐난했는데 아랑은 "죽어 보지 않았으면 말을 하지 말라!"고 톡 쏘아 붙였습니다. 오죽이나 절박했으면 이러고 있겠느냐고.
은오는 아랑이 어머니와 똑 같은 비녀를 가지고 있음을 알고는 그녀의 이름을 찾아 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아랑을 통해 죽은 어머니에 대한 실마리를 풀 수 있으리라는 기대 때문입니다. 은오는 삼방에게 지난 3년 간 미해결 살인사건의 검안서기록을 가져오게 하였지만 실마리를 잡지 못하다가 어느 문이 잠긴 집을 월담하여 들어가 아랑이 죽기 전 거처했던 방을 발견했습니다. 인오는 아랑이 전임사또인 이 부사의 딸 이서림이며, 정혼자 최주왈(연우진 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통인놈과 눈이 맞아 야반도주한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이제 과거의 기억을 상실했던 아랑이 자신의 이름과 출신을 알았으니 자신의 죽음에 대한 원인도 차츰 밝혀내겠지요.
▲ 원귀는 고수래 밥이라도 먹고살아야 한다?
고수래(고씨네, 고시래)는 산과 들에서 음식을 먹을 때나 이바지가 왔을 때 음식물을 조금 떼어 던지면서 외치는 소리, 또는 그렇게 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제사를 모신 후 제관들이 음식을 먹기 전 음식을 조금씩 떼어내 바깥에 두는 것을 말하기도 합니다. 이를 고수래 밥이라고 부릅니다. 이런 우리 민간의 전설이 아랑사또전에서 그대로 재현되었습니다.
원귀 중 대 선배 귀신(임현식 분)이 아랑에게 주먹밥을 한 덩이 주자 아랑은 미친 듯 이를 받아먹었습니다. 선배귀신은 저승에 가지 못한 네 이름은 처녀귀신인 아랑이라고 이름을 지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같이 연고가 없어 제사밥을 얻어먹지 못하는 귀신들은 고수래 밥을 얻어먹고 살아야 한다고 충고했습니다. 실제로 어느 제삿집에 예닐곱 명의 원귀가 모여 고수래 밥을 기다라고 있었는데요. 안에서 누군가 고수래 밥을 가져오자 저마다 먼저 이를 차지하려고 몸싸움이 붙었습니다. 남정네들 틈에서 연약한 아랑은 결국 음식을 차지하지 못하고 녹초가 되는군요. 앞으로 고수래 음식을 버릴 때는 가능한 한 좀 많이 때어 주어야 하겠습니다. 그래야만 원귀들도 먹고 살 테니까요!
▲ 귀신도 부끄러움을 탄다?
자신의 정체를 기억해 낸 아랑이 정혼자였던 최주왈을 먼발치에서 보고는 가슴이 뛴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최주왈은 기생집인 홍루몽을 찾아 여러 기생들의 얼굴을 보며 이서림(아랑)을 찾다가 그냥 나오고 말았습니다. 은오는 집으로 들어가 주왈을 만나자고 했지만 아랑은 남루한 모습으로 만날 수 없다며 발길을 돌렸습니다. 아랑은 은오가 마시는 약주를 넙죽넙죽 받아 마시고는 곤드레만드레 취했습니다. 하는 수 없이 은오는 축 늘어진 아랑을 등에 업고 당집으로 갔습니다.
은오는 아랑에게 새 옷을 맞추어 주기로 했는데 무당인 방울이는 은오에게 아랑의 치수를 재라고 합니다. 방울이는 귀신을 볼 수 없기 때문이지요. 먼저 가슴둘레를 재야합니다. 은오가 줄자를 들고 엉거주춤 다가서자 놀란 아랑이 무슨 수작이냐며 스스로 가슴둘레를 잽니다. 귀신도 부끄러움을 타는 모습이어서 박장대소했습니다.
이런 아랑이 저승사자를 피해 은오의 말에 올라서는 은오의 허리를 감싸고, 만취하여 축 늘어진 채 은오의 등에 업힌 것은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은오는 방울이의 지시에 따라 아랑의 목둘레, 어깨 넓이, 팔 길이, 허리 둘레 등을 재었는데, 일이 끝나자 방울은 어떻게 하면 귀신을 볼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알려 달라고 애원하네요. 그런데 이토록 부끄러움을 타던 아랑이 사내와 입맞춤 한번 하지 못하고 처녀귀신이 된 게 한(恨)이라며 자신의 입술을 삐죽 내밀고 은오의 입술로 가져갔는데요. 과연 사람과 귀신의 사상 첫 키스가 이루어질지 두고 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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