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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환 역의 손창민




어느 드라마에서든 초중반까지 선한 주인공은 온갖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며 갖은 고생을 다하는 반면 악인은 이를 계기로 승승장구하고 기고만장합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주인공은 곧 주저앉을 것 같지만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 보란 듯 성공하고 악인은 천길 낭떠러지로 추락하게 되는 게 소위 말하는 권선징악적인 결말입니다. <마의>도 이런 범주를 벗어나지 못할 듯 합니다. 다만 다른 점은 지금까지 백광현(조승우 분)에게는 고비마다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를 슬기롭게 극복했고, 악인인 이명환(손창민 분)은 관직에서 물러난 점입니다.

그런데 백광현으로 인해 관직을 사직한 이명환은 백광현을 무너뜨리기 위해 새로운 함정을 팠는데요. 그 함정이라는 게 바로 광현이 좌의정 정성조(김창와 분)의 청상과부인 며느리를 희롱했다는 강상죄입니다. 그렇지만 그 죄를 조작한 사실이 너무나도 허술하게 짜여져 지금은 비록 이명환은 희희낙락하겠지만 결국은 자신의 꾀에 자신이 당하는 자승자박의 수가 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 백광현의 정체를 알고 정신 줄을 놓은 장인주와 고주만

이번 제22회에서 일어난 다른 중요한 사건은 백광현의 정체를 안 장인주(유선 분)가 이 비밀을 수의 고주만(이순재 분)에게 털어놓은 것입니다. 장인주는 이 엄청난 사실을 알고는 망연자실했지요. 그런데 만일 백광현이 강도준(전노민 분)의 자식임이 밝혀지면 관비였던 강지녕(이요원 분)은 다시 관비가 될 것이므로 이를 밝힐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그렇지만 이 일을 그대로 덮어두면 강도준의 핏줄인 광현이 억울하게 모든 것을 잃고 평생 천인으로 수모를 받으며 살아야 하는데 이를 보고만 있을 수는 없는 일입니다.

고민하던 장인주는 믿을 수 있는 스승인 수의 고주만에게 결국 진실을 밝히게 됩니다. 장인주는 강도준이 남긴 침함(침술도구가 담긴 함)을 보며 그를 회상하는데 고주만이 들어와 이를 목격하고는 그래도 도준의 여식(강지녕을 지칭)이 살아있으니 다행한 일이라고 위로했습니다. 고주만으로서도 가장 명석한 제자 강도준을 불의의 사고(소현세자의 죽음에 관련되었다는 모함)로 죽은 게 너무 애통했거든요. 장인주는 모든 게 뒤틀어졌다며 지녕이 도준의 아이가 아니라고 폭탄선언을 하고 말았습니다. 인주는 "도준이 후사는 백 의생이다. 도준을 살리려 백석구(박혁권 분)의 아이와 바꿔치기 했다. 도준의 가문이 신원(역적의 가문이 원상회복 되는 일)될 줄 몰랐다. 지녕이 도준의 후사가 될 줄도 몰랐고, 두 아이가 이렇게 서로 만날 줄 몰랐다"고 했습니다.

정말 장인주는 너무 기가 막혀 한 말이지만 그녀가 한 말 중에서 "도준의 가문이 신원되고 지녕이 후사가 될 줄 몰랐다"고 한 말은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만약 이럴 줄 알았더라면 바꿔치기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뉘앙스를 강하게 풍기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때 만약 바꿔치기 하지 않았더라면 사내인 백광현은 출생 즉시 살해되어 도준의 후사는 영영 없었을 테니까요. 고주만도 청천벽력 같은 진실 앞에 말문을 열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 백광현을 죽이려는 이명환의 어리석은 함정

백성들의 종기를 다스리기 위한 종기청을 신설한 고주만은 의생들에게 돼지오줌보와 두부를 가지고 자르는 연습을 시킨 다음 직접 사복시로 가서 백광현으로부터 말의 종기 환부를 절개하는 방법을 배웁니다. 이 사실을 안 강지녕이 광현에게 졸라 자신도 절개술을 배우려고 합니다. 광현은 자신이 가장 아끼는 말(영달)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낯선 사내가 와서 서은서(조보아 분)가 쓰러졌다며 조용한 곳으로 안내합니다. 낯선 사내는 바로 이명환의 호위무사 강정두(서범식 분) 군관의 심복이고 서은서는 광현이 살려주었던 청상과부입니다. 광현은 쓰러졌다던 은서가 서서 기다리는 것을 발견하고는 불렀느냐고 물었는데, 은서는 자신은 사람을 보낸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대신 "자네가 할 말이 있다는 서찰을 받았다"고 하자 광현은 서찰을 적은 적도 보낸 적도 없다고 했습니다. 서은서는 직감적으로 함정임을 깨닫고는 빨리 광현에게 도망가라고 말했지만 이미 포청 군사들이 들이닥쳐 서은서-백광현을 잡아갔습니다.

포청에서는 서찰을 증거로 내 놓으며 광현이 좌상 정성조의 며느리를 희롱했다는 강상죄를 뒤집어씌웁니다. 광현이 아무리 내가 쓴 서찰이 아니라고 해도 이는 그냥 허공에 메아리칠 뿐입니다. 그런데 다음날 서은서는 조서를 쓰고 풀려났는데, 그 조서에는 아씨(서은서)가 광현의 치료를 받은 적이 없으며 일면식도 없는데도 일방적으로 협박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도대체 광현 주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요? 이는 모두가 이명환이 조작한 일입니다.

이명환은 백광현을 죽이기 위해 노심초사하던 중 군관 강정두로부터 광현이 서은서를 만나고 있음을 보고 받은 후 정성조를 찾아가 계략을 꾸민 것입니다. 이명환은 며느리 서은서는 피해자로서 아무 탈이 없도록 하는 대신 모든 죄는 백광현이 뒤집어쓰도록 하겠다고 다짐했거든요. 그러나 이명환은 참으로 어리석은 자승자박의 짓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광현이 보낸 서찰이 광현의 글씨가 아님은 글씨체를 대조하면 금방 밝혀질 일이고, 자진하려한 서은서를 살려준 것은 광현의 뜻이 아니라 그녀의 오빠 서두식(윤희석 분)의 강요에 의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서은서도 광현을 도와주기 위해 이명환을 조심하라고 경고했고, 서두식은 여동생을 살린 광현의 든든한 뒷배가 되기로 약속한 터여서 이들 남매가 광현의 무고를 증언할 것입니다. 또 비록 연적이지만 광현에 대한 남다른 우정을 가지고 있는 이성하(이상우 분)는 포청으로 광현을 찾아가 사복시로 찾아온 사내의 얼굴을 기억하느냐며 모함을 밝히려고 시동을 걸었습니다.


편전에서 대신들은 백 의생에 대한 일벌백계를 주청했고 중죄로 포청에서 의금부로 압송된 백광현는 모진 고문을 받아 만신창이(滿身瘡痍)가 되겠지만 종국에는 진리는 항상 정의의 편으로 돌아설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이명환은 정말 나쁜 인면수심(人面獸心)의 인간입니다. 과거 자신이 살기 위해 절친한 친구인 강도준을 모함하여 죽였고, 후일 국가에 몰수된 막대한 그의 재산을 탐해 그가 억울하게 죽었다며 신원시켜 주었으며, 강도준의 핏줄인 재산 상속인 강지녕(실제로는 백광현이지만)을 데려다 양딸로 삼고 대신 재산을 관리해주고 있는데, 아들 이성하와 지녕을 혼인시켜 그 재산을 털도 뽑지 않고 집어삼키려 하고 있습니다.

이명환은 비록 현재 관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좌상 정성조와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이성하-강지녕의 혼인계획을 발표하자마자 전국경향각지에서 축하뇌물이 답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아들 이성하는 지녕의 마음을 얻은 후 결혼하겠다고 거부합니다. 반면 돈의 노예가 된 이명환은 지녕의 후광과 가문이 중요하다고 아들에게 윽박지릅니다. 지녕도 이번 혼사를 못마땅하게 생각하자 이명환은 감언이설을 늘어놓습니다. "성하가 싫어도 혼례는 치러야 한다. 그 후 다른 배필을 알아보마. 네가 혼기를 놓치고 있는데 그러면 네 아비를 어찌 보나? 백 의생 그놈 때문이냐?"고 역정을 냅니다. 아무튼 이명환은 이번 일로 큰 코를 다칠 것입니다. 지난번 이명환이 고주만에게 독약이 든 죽을 먹여 손을 마비시킨 사건에 고주만는 이를 그냥 덮고 말았습니다. 그렇지만 백광현에게 이런 함정을 팠으니 그는 천벌을 받아 마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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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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