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림을 살려준 홍무연 역의 유이
전우치(차태현 분) 드림팀(전우치, 무연, 혜령, 철견, 봉구, 명기 등)이 결계를 사용하여 무림고수로 악의 축인 마강림(이희준 분)을 사로잡았지만 강림을 바로 죽이거나 그가 도술을 잃을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강림이 죽으면 5회가 남은 스토리를 더 이상 끌고 가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홍무연(유이 분)이 강림을 살려줄 줄은 미쳐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전우치는 살인마인 강림을 없애려고 하였지만 무연이 만류하고 나섰고, 전우치가 조보소로 급히 간 사이에 무연은 결계의 부적을 제거해 강림을 살려준 것입니다. 당장 강림을 죽여야 한다는 전우치에게 무연은 "무조건 죽인다고 능사가 아니다. 속죄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강림을 죽인다고 죽은 사람이 살아나는 것도 아니다. 강림 뒤에는 마숙(김갑수 분)이 있어 마숙이 무슨 일을 꾸미는지 알아내야 한다. 강림도 오히려 피해자"라고 했습니다. 전우치는 스승과 부원군도 강림 때문에 죽었다며 목숨으로 죄 값을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고, 혜령(백진희 분)도 오빠와 아버지를 죽인 원수를 살려두어서는 안 된다고 했지만 결국 무연의 고집을 꺾지는 못합니다.
무연은 강림에게 친구로서 살려준다며 "왜 대군을 죽였으며 그 다음을 어찌 할 것인가? 증오와 복수심만으로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우리가 힘을 합쳐 마숙과 좌상 오용(김병세 분)의 횡포를 막자. 약조하면 널 풀어주겠다"고 설득합니다. 강림은 당장 자신을 죽이라고 했지만 무연은 강림을 믿는다며 결계의 부적을 제거했고 강림은 아무 말 없이 떠나고 맙니다. 나중에 다시 나타난 전우치도 무연의 철없는 행동을 나무랐고, 혜령은 무연이 우리 모두를 배신했다면서 분을 삭이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전우치 드림팀은 강림을 살려준 무연을 왕따시킵니다. 살아난 강림은 즉시 마숙에게 돌아갔고 수하들에게 철견부터 찾아 전우치를 잡아야 한다고 말하는 등 무연의 설득은 공염불이 되고 만 느낌입니다.
한편, 좌상은 마숙과 강림을 불러 또 같은 꿈을 꾸었다고 했습니다. 좌상이 강림의 도술에 의해 꾼 꿈은 "머리의 갓을 벗고 깊은 우물에 들어갔는데, 우물에 해가 빠져 있어 뜨거워 견딜 수 없었다"는 것이었고, 마숙의 해몽은 "갓을 벗은 것은 위로 더 이상 높은 인물이 없다는 뜻이고, 우물은 구중궁궐이며, 해는 나라를 창업하여 제왕이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좌상은 마숙에게 왕가의 혈통이 아닌 자신이 어떻게 하면 꿈이 실현되는지 물었는데, 마숙은 왕위를 계승할 대군을 낙마시키고 주상에게 사고가 발생하면 조정에서는 가장 신망이 높은 좌상을 왕으로 추대할 것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지난번 전우치가 뿌린 삐라로 "대군 살인범은 왕위를 노리는 자"라고 했기에 이게 마음에 걸린 좌상은 알았다며 다만 서둘지 말라고 당부하는군요. 마숙의 농간으로 허파에 바람이 잔뜩 들어간 좌상은 용상의 자리를 차지하려는 허황된 꿈을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일이 있는 후 수원에 머물던 일원대군이 귓병이 도져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누군가 수은을 대군의 귓속으로 일부러 집어넣은 것입니다. 당연히 강림의 짓이겠지요. 전우치가 강림이 관리하는 송파나루의 검계들을 습격하여 상점매매계약서와 상납금을 모두 털어 가자 강림은 좌상에게 청해 휘하군사를 보강하여 전우치를 잡되 즉결처분권까지 얻어냅니다. 내금위장이 된 강림은 내금위와 의금부 및 포청의 날쎈돌이들로 구성된 특별반을 편성하고, 광나루 조세창고에 곡식이 가득 들었다고 거짓소문을 퍼뜨려 전우치를 유인한 다음 생포하는 대신 사살하도록 계획을 세웠습니다.
무연은 강림을 만나 "널 풀어준 후 전우치와 싸운 다음 사이가 멀어졌다"고 하면서 멀리 떠나려 하니 앞으로 전우치와 싸우더라고 서로 죽이지는 말라고 당부합니다. 강림은 무연이 안쓰러웠는지 명월관 안쪽 빈방을 제공하며 머물라고 합니다. 그런 다음 저자에서 꽃신을 구입해 무연에게 신겨주고 차를 마시며 그 옛날 다정했던 때를 회상합니다. 무연의 진심이 강림의 마음을 움직이기 시작한 것일까요? 그러나 강림이 전혀 변하지 않았음은 곧 밝혀집니다. 강림이 꽃신을 사서 무연에게 신겨주는 장면을 혜령이 보고는 전우치 동지들에게 알려주며 분을 참지 못합니다.
강림과 무연이 함께 있는 것은 전우치 드림팀에게도 충격이지만 마숙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숙에게 있어 무연은 은광굴을 붕괴시켜 자신을 죽이려한 배신자이거든요. 계손(최덕문 분)이 마숙에게 이를 보고하자 마숙은 극도로 흥분하여 무연을 만나려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그렇지만 무연의 소식을 들은 전우치가 먼저 무연을 찾아갔습니다. 무연은 전우치에게 "강림은 어린 대군을 죽이려 떠났다. 지금 빨리 가서 강림을 막아라. 강림은 남은 대군을 모두 죽이고 좌상과 함께 거사를 할 것이다. 강림은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아마도 마숙이 곧 이리 올 것이다. 마숙이 극도로 흥분상태에 있을 때 그를 없애버리겠다. 이게 속죄의 길"이라고 하면서 전우치를 포옹합니다.
한편, 강림이 어린 대군방에 나타나 대군을 죽이려는 순간 대군은 사람이 아니라 집공예품으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전우치가 도술을 부린 탓입니다. 이 때 전우치가 서찬휘(홍종현 분) 부사관 및 은우(주연 분)와 군사들을 이끌고 나타나 강림을 향해 화살을 겨눕니다. 이들이 화살을 쏘려는 순간 강림은 도술을 부려 하늘로 날아가고 말았습니다. 전우치가 뒤쫓았지만 잡을 수는 없습니다.
마숙은 둥개(신승환 분)와 계손을 데리고 무연 앞에 나타났습니다. 전우치가 결계로 강림을 사로잡았을 때 봉구(성동일 분)의 축지법으로 생포당했던 계손이 어떻게 풀려나(또는 도망쳐) 이렇게 마숙 옆에 있는 지 의문입니다. 제작진은 계손이 자유롭게 되는 장면을 빠뜨린 듯 하군요. 마숙은 무연을 보자마자 강림은 어디 있느냐고 묻는데요. 무연이 그걸 왜 나에게 묻느냐고 반문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마숙의 지시를 받는 강림의 소재는 당연히 마숙이 알 것이거든요. 마숙은 무연에게 왜 나타났는지 물었는데, 무연은 "전우치로부터 죽을 뻔한 강림을 구해 준 것은 바로 나다. 난 내 손으로 당신을 죽일 것"이라고 응수합니다. 놀란 마숙이 급히 먹물로 무연을 공격했지만 무연은 재빨리 피한 다음 단검을 던져 마숙의 가슴에 명중시킵니다. 무연은 단검에 맹독을 발랐기에 당신은 반드시 죽을 것이라고 경고했으므로 아마도 마숙의 목숨은 다 한 듯 보여집니다.
이제 무연이 강림을 살려준 행위에 대한 평가를 내려야 하겠군요. 솔직히 무연이 강림을 살려준 것은 처음에는 무리수였다고 생각했습니다. 강림은 무연과의 옛정을 생각해 명월관에 거처를 마련해 주고 꽃신을 사 주기는 했지만, 수원의 일원대군만 희생되었을 뿐 전혀 달라진 게 없습니다. 그러나 무연은 강림으로부터 마숙과 좌상의 거사계획을 알아내었고, 전우치에게 알려 어린 대군의 목숨을 구했으며, 강림을 뒤에서 조종하는 마숙에게 치명상을 입혀 어쩌면 그의 숨통을 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고 보면 결과론이지만 무연이 강림을 살려준 것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따라서 무연의 행동에 무조건 돌을 던져서는 안 된다는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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