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이 역의 이보영
50부작인 <내딸서영이>가 지난 주말 40회까지 방영되었습니다. 강우재(이상윤 분)-이서영(이보영 분) 부부는 결국 이혼하기 위해 법원에 가더군요. 장인인 이삼재(천호진 분)는 강우재에게 서영이가 자라온 과거 환경과 왜 아버지를 버려야 했는지 모두 이야기했고, 이 말을 들은 우재는 폭풍눈물을 흘리며 아버지가 죽었다고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던 서영을 이해하고 이혼하는 대신 다시 시작하자고 했지만 그만 헤어지자는 서영의 고집으로 결국 이혼하기로 한 것입니다. 글쓴이가 오래 전 이미 예측한 대로 이들 부부는 협의이혼을 신청하지만 이혼숙려 기간동안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결국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법무법인 유니크의 변호사이자 강우재의 옛 애인이었던 정선우(장희진 분)가 우재의 모친 차지선(김혜옥 분)과 입씨름을 하는 과정에서 서영의 가족관계를 밝힌 것은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왔습니다. 결국 서영은 이혼서류를 내 놓고는 집을 나가고 말았던 것입니다. 이 후 서영은 길을 가다가 아버지 이삼재를 만났습니다. 그동안 삼재는 서영을 여러 번 보았지만 서영은 결혼 후 아버지를 처음 만났습니다. 비록 아버지가 서영의 인생에 상처만 주어 아버지로부터 도피하고 싶었고 자신의 행복을 찾아 강우재와 결혼하기 위해 아버지가 죽은 것으로 말했지만 이제는 서영의 거짓말이 탄로나 시댁을 뛰쳐나온 상태입니다. 그렇다면 이 대목에서 서영은 아버지에게 지난날 자신이 저지른 패륜적인(?) 행동을 사과하고 아버지를 부둥켜안은 채 눈물 정도는 흘릴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서영은 지나칠 정도로 냉정을 유지한 채 아버지의 잘 못된 행동을 조목조목 따지고 들어 이삼재를 당황하게 만들었습니다. 삼재는 딸을 보자마자 자존심보다 중요한 것은 사랑이라며 시댁에 가서 용서해 달라고 죽도록 빌라고 당부했습니다. 그러나 서영은 아버지를 속이고 결혼한 딸에게 어쩌라고 이러냐며 대들었습니다. 삼재는 차마 결혼식 하객으로 알바를 갔다가 우재와 결혼한 것을 알았다고 말하지 못하고 등산 갔다가 함께 있는 것을 보았다고 하자 서영은 왜 알고도 말하지 않았냐고 합니다. 사실 서영의 이 말은 억지입니다. 아버지 몰래 결혼한 딸에게 삼재가 나타나 "난 네가 재벌 아들과 결혼한 것을 안다"고 말했다면 서영은 틀림없이 "아버지가 사위로부터 물질적인 도움을 받으려고 수작을 부리는 것"으로 오해하고 아버지를 모질게 대했을 테니까요.
서영은 "우재가 아버지 때문에 내가 거짓말한 것을 알게 되었다. 왜 우재의 회사에 다닐 생각을 했냐?"고 따집니다. 삼재가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어쩔 수 없었다고 하자 서영은 다시 결정타를 날립니다. "아버지는 왜 내 주위에 맴도나? 왜 항상 아버지 입장에서만 행동하나? 아버지의 행동이 자식을 위한 것이라는 착각을 당장 그만두고 앞으로 찾아오지 말라"고 소리친 것입니다. 집으로 가자는 삼재의 말에 서영은 "내가 돌아갈 집이 어디 있나? 3년 전부터 난 아버지 딸이 아니다"라고 대꾸합니다. 물론 서영이 이렇게까지 매몰차게 말한 것은 어느 정도 수긍이 가기도 합니다. 가정과 자식들을 위해 과거 삼재가 한 모든 행동이 결국은 집안을 풍지박산으로 만들었고 서영은 끝내 "아버지가 왜 엄마의 남편이며, 내 아버지인지 정말 원망스럽다"고까지 했으니까요? 그렇지만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서영의 말은 삼재 몰래 결혼 후 3년이 지난 다음 처음 만난 아버지에게 딸자식이 할 말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글쓴이의 생각과 의견을 달리하는 시청자도 물론 많겠지요.
서영이 결혼 후 이혼하게 된 것은 처음부터 거짓말을 한 데 있습니다. 서영은 지난 3년 동안 자신의 거짓말이 언제 들통날지 몰라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고 했습니다. 이런 살얼음판을 걷는 상황에서도 서영이 남편에게 아버지가 살아있다고 먼저 말하지 못한 것은 한번 죽인 아버지를 두 번 죽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남편을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아버지의 과거행적을 모두 밝혀야 하는데 그러면 아버지를 다시 죽이는 것으로 판단한 것입니다. 이 말을 들으면 사실 서영은 아버지를 지극히 배려하는 효녀입니다. 지금까지 서영은 자신의 거짓말을 남편을 포함한 모든 사람이 모르고 그냥 넘어가기를 간절히 원했습니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서영이 3년 후 아버지를 만나 아버지 때문에 이혼하게 되었다고 말하며 아버지 가슴에 못을 박은 것은 다소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이서영은 이제 홀로 서기를 시작합니다. 그녀는 병원에 근무하는 쌍둥이 동생 이상우를 만나 자신의 심경을 담담하게 밝힙니다. "이렇게 돼서 미안하다. 아버지 이야기는 하지 말라. 난 3년 동안 불안했다. 지은 죄가 있어 떳떳하지 못했다. 남편 우재를 믿었는데 이런 식으로 날 대할 줄 몰랐다. 이제 인생을 새로 시작하겠다. 누굴 믿고 의지함은 어리석은 일이다. 그냥 이서영으로 살고 싶다. 이미 이사도 했고 친구도 생겼다."
서영으로부터 자신 때문에 이혼하게 되었다는 말을 들은 이삼재는 아들 이상우(박해진 분)에게 "내가 서영을 그렇게 만들었다"고 자책합니다. 그런 다음 삼재는 사위 강우재를 보자고 했습니다. 소주잔을 앞에 놓고 삼재는 죽고 싶은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는지 또는 살려달라고 애원해 본 적이 있는지 묻습니다. 그런 다음 서영과 자신의 과거를 진솔하게 털어놓습니다. 삼재가 한 말의 요지를 살펴볼까요? "난 자식의 대학등록금 빼내 도박하다가 아내가 죽는 것도 몰랐다. 서영은 고3때 전교1등이었지만 자퇴하고 중국집 철가방 들고 배달일 했다. 그래서 번 돈으로 동생 의대 보냈다. 난 동업자에게 사기 당하고, 장사하다 말아먹고, 다단계 사업하며 사채를 썼으며, 성인나이트 클럽에서도 일했다. 서영은 등록금 못내 학교에서 쫓겨나고, 수학여행도 못 갔다. 또 다시 돈 벌어서 대학 다니면서도 내가 사고 치면 등록금 빼내 휴학하고 빚 갚으며, 제발 살려달라고 했다. 그 때 나에게 도망치지 않았더라면 서영은 산송장이 되었을 것이다. 내가 우연히 부사장 목숨 구해주었다고 나를 반듯한 인간으로 보지 말라. 나 때문에 서영을 오해하지 말라!"
이삼재의 고백을 들은 우재는 지난 시절 이서영과의 행복했던 순간과 서영의 말을 떠올리며 오열했습니다. 그러나 서영은 결국 이혼하자고 합니다. 우재도 더 이상 강요하지 아니하고 이혼에 합의했는데요. 이는 이상우의 말이 크게 영향을 미친 듯 합니다. 강우재는 상우를 만나 삼재로부터 이야기 모두 들었는데, 그동안 서영에 대한 오해를 풀었다고 말했지만 상우는 "용서를 해도 서영의 과거행동은 없어지지 않는다. 죄책감 때문에 힘들어지니 그대로 두고 그녀의 뜻에 따라라"고 충고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삼재가 행한 도박과 다단계사업 등은 일확천금으로 어려운 가정을 바꾸려는 그릇된 생각이었지 일부러 가족을 수렁의 구렁텅이에 빠뜨릴 목적은 아니었습니다. 이를 포함해 사기를 당하고 사업에 실패한 것은 결국 삼재의 책임이지만 그에게는 운마저도 따르지 않았던 듯 보여집니다. 사실 가장이 한 두 번 사업에 실패했다고 자포자기하고 놀 수는 없겠지요. 삼재는 서영이 떠나간 3년 전부터는 매우 현실적인 인물이 되어 돈이 될만한 일이면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해 왔습니다. 그리고 한번도 서영을 원망한 적도 없이 지난날 자신의 행동을 뉘우치며 오로지 딸의 행복만을 빌고 있습니다. 이런 아버지의 심경도 모르고 과거의 잣대로 아버지를 대하며 삼재를 힘들게 하는 서영의 모습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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