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뺑소니사고를 낸 이태리 역의 견미리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오로라공주>가 20%대 초반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후 종영되었습니다. 그 후속으로 <빛나는 로맨스>가 첫선을 보였는데요. 여주인공 오빛나 역을 맡은 배우 이진의 연기력에 대해 찬사가 이어지는 분위기입니다. 겨우 1회의 방송을 보고 이런 호평이 쏟아지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네요. 이 드라마도 전편인 오로라공주처럼 4가족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오빛나 가족 및 빛나 시댁인 변태식(윤희석 분)가족, 강하준(박윤재 분) 가족 및 장채리(조안 분) 가족이 등장합니다. 제1회에서는 오빛나와 변태식이 서로 사귀게 되는 장면이 연출되었고, 두 사람의 관계를 오해한 강하준이 오빛나와 변태식 사이에 끼어 들어 입씨름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2회에서는 정말 실망스럽게도 강하준의 어머니 이태리(견미리 분)가 오빛나의 부친(이계인 분)을 차로 치고 그냥 달아나 사망하는 어이없는 사건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솔직히 이태리가 밤중에 교통사고를 내는 장면도 좀 황당했습니다. 평소 운전에 자신이 없는 태리는 외국에서 귀국해 J호텔 리조트본부장으로 첫 출근한 아들 강하준이 일을 제대로 하는 지 보고싶어 자동차를 직접 운전해 나갔습니다. 마침 운전기사가 휴가중이네요. 그런데 호젓한 교외로 나오자 네비게이션도 작동하지 아니해 당황하기 시작하더니 음악을 들으려고 조수석의 사물 보관함에서 CD를 꺼내면서 전방주시를 소홀히 한 사이에 도로에서 차를 세워달라고 손을 흔들던 빛나의 부친을 치고 말았던 것입니다.

 

이 시각 빛나의 아버지는 대리점창고에 불이 났다는 김 부장의 전화를 받고는 아내 정순옥(이미숙 분)의 배웅을 받으며 자동차를 운전해 현장으로 가는 도중 기름이 바닥나서 자동차가 멈추었고, 마음이 급했던 부친은 지나가는 자동차를 세워 도움을 받으려고 차도에서 손을 흔들었지만 CD를 꺼내던 태리가 사람을 보지 못하고 그만 친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인사사고를 낸 태리의 행동입니다. 놀란 태리는 밖으로 나와 쓰러져 있는 사람을 보고는 "어떻게!"를 연발하며 울면서 두려움에 그냥 현장을 떠나고 만 것입니다.

태리가 운전하고 가는 데 이번에는 강하준이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오빛나와 그 가족의 단란한 모습을 본 하준은 불현듯 어머니 생각이 났던 것입니다. 왜 울먹이느냐는 하준의 거듭된 반문에 태리는 갑자기 아들이 보고 싶어서 눈물이 난다고 거짓말을 하고는 전화를 끊고 맙니다. 한참 울던 태리는 작은 아들 강기준(유민규 분)에게 전화를 걸어 놀라는 아들에게 직원들과 회식을 나왔다면서 오리발을 내밀었고, 남편 강대풍(정한용 분)이 통화하자 귀가를 기다리지 말라며 전화를 끊고 말았습니다. 잠시 후 정신을 차린 태리는 아무도 본 사람이 없다며 진짜로 뺑소니를 치고 맙니다. 

글쓴이가 지적하는 것은 바로 이 상황입니다. 운전부주의와 전방주시태만으로 사고를 냈으면 즉시 구급차와 경찰을 불러 수습을 해야합니다. 그런데 너무나 당황한 나머지 아들의 전화를 받고 또 남편과 통화를 하면서도 진실을 밝히지 않은 채 거짓말로 일관한 후안무치와 사려 없음을 질책하려는 것입니다. 후일 뺑소니범은 결국 밝혀질 것이기에 제작진으로서는 이렇게 하여 극의 긴장감을 높이고 재발방지를 위한 경고의 메시지를 주려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등장인물에 빛나의 아버지 이름이 없는 것을 보면 이 사람은 처음부터 단 2회만에 하차하기로 예정된 인물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교통사고를 낸 태리가 이토록 우왕좌왕하지 말고 최선을 다했는데도 불구하고 피해자가 사망했더라면 그래도 보기가 훨씬 편했을 것입니다. 아무튼 전편(오로라공주)에서 워낙 다수의 출연자가 중도에 하차해 이른바 작가의 데스 노트(death note)라는 말이 유행했는데, 후속 편에서도 초기에 등장인물이 교통사고로 사망하자 전작(前作)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 하여 오싹합니다. 드라마에서 등장인물이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장면은 정말 지양(止揚)했으면 좋겠습니다. 



 

728x90
반응형
Posted by pennpen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