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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마마 역의 오창석  오로라 역의 전소민  설설희 역의 서하준  




▲ 막장논란 가운데 깔끔하게 마무리한 최종회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오로라공주>가 150회를 끝으로 종영되었습니다. 막판 20%대의 시청률을 기록하여 욕하면서도 본다는 말이 사실임이 입증되었습니다.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이토록 욕을 먹은 작가 및 방송사도 없었고, 작가의 연장방송요구에 네티전이 나서 연장반대 서명운동을 벌이는 전무후무한사태도 목격했습니다. 처음 출연한 등장인물 중 무려 11명(종반부에 복귀한 나타샤 제외)이 중간에 하차했는데, 유체이탈경험 후 교통사고(오대산 역의 변희봉)로 죽거나, 심장마비로 급사(왕여옥 역의 임예진)하기도 했습니다. 무려 7명이 해외로 나갔으며, 미국에서 돌아온 사임당(서우림 분)은 공항에서 귀가하는 도중 숨졌습니다. 남자 주인공 황마마(오창석 분)는 누나의 전화를 받은 다음 교통사고로 즉사했습니다. MBC 홈페이지에 게재한 등장인물들 중 중간에 하차한 사람이 살아남은 자와 비슷한 정도여서 작가가 생명을 경시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누나들의 괴기스러운 황마마 잠자리 기도, 오로라 오빠들의 불륜을 조장하는 대사, 마마 누나들의 올케 오로라 괴롭히기, 황당한 외국어 대화, 암세포도 생명이라는 엽기대사, 로라와 현 남편 및 전 남편의 이상한 동거 등 정말 문제가 많았습니다. 이러한 막장논란 속에서도 최종회 마무리는 비교적 깔끔했습니다. 막판에 황시몽(김보연 분)이 오로라(전소민  분)가 낳은 아이를 보자마자 황마마를 닮았다며 로라의 시댁을 방문해 아이(설무빈)를 납치(?)하려고 해 모든 사람들을 멘붕시키기도 했습니다. 만일 이게 사실이라면 드라마는 막장의 끝판왕(종결자)에 오를 테니까요. 그로부터 세월은 흘러 아이가 걸을 수 있게 되자 시몽은 로라를 불러내 마마의 머리카락을 주며 아이와 유전자검사를 하도록 요구했습니다. 이 때 로라는 설설희(서하준 분)와 아들의 친자확인서를 건네주며 앞으로는 길에서 만나도 모른 척 하겠다며 돌아섰습니다. 이제 아이에 대한 출생의 비밀문제는 한방에 해결되고 말았습니다. 시몽은 유전자검사도 조작했을 것이라며 악을 쓰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습니다.

그간 로라의 입장을 이해했던 황미몽(박해미 분)이 로라를 만나 "가끔 아이 얼굴만이라도 보여달라. 그래야만 시몽 언니가 삶의 희망을 갖게 된다"고 설득합니다. 설희는 로라에게 "마마의 은혜를 갚을 기회다. 용서도 쉽지 않겠지만 가엽게 생각해라. 미움을 사랑으로 감싸라"고 조언합니다. 마치 최근 별세한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대통령의 화해메시지를 그대로 인용한 듯 했습니다. 로라는 아들을 데리고 시몽의 집으로 갔는데, 세 누나들은 장난감을 산더미처럼 준비해 놓고 아이를 보자 마마를 만난 듯 반가워했습니다. 떠나려는 로라를 포옹한 시몽은 "고맙다. 미안하다. 그간 너무 잘 못 했다. 얼마나 마음 고생 심했나! 앞으로 잘 하겠다"고 진심으로 사과하네요. 역시 용서는 삶의 지혜입니다. 마마에게 수여된 문학상을 대신 수상한 시몽의 수상 소감은 가슴을 뭉클하게 했습니다. 마지막 장면에 황마마가 환영으로 나타나 기념사진을 함께 찍더군요. 시몽이 로라에게 사과하고 살아 남은 것도 잘한 결정입니다.

티격태격하던 은단표(이현욱 분)와 박지영(정주연 분)은 데이트를 시작했고, 나타샤(송원근 분)와 황자몽(김혜은 분)은 달달한 키스를 나누며 연인이 되었으며, 백도(설운도 분) 감독과 황미몽은 2세 계획으로 농담을 주고 받았지만 막판 갈등이 워낙 커서 이들의 로맨스는 별 관심을 끌지 못했습니다. 반면, 중간에 투입된 설설희는 남자주인공 황마마와 이혼한 오로라와 결혼하여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해 보기 드문 조연혁명을 이룬 인물이 되는 호사를 누렸습니다.

 


▲ 명 대사 모음 6선

지금까지 드라마를 시청하면서 매우 인상깊었던 명 대사 장면을 모아 소개하겠습니다.


① 오왕성, "모시 고르려다 삼베 골랐다!"

집안이 몰락한 후 프랑스음식점 베르사이유에서 지배인으로 머슴처럼 일했던 오왕성(박영규 분)은 사장인 황시몽이 황마마 작가의 누나로 오로라를 형편없는 계집애로 무시하자 오로라와 황마마의 관계를 끊기 위해 서로 만났습니다. 이 자리에서 시몽은 로라에게 왜 천왕식품 딸이라는 사실을 속였느냐며 무조건 로라가 싫다고 잘라 말합니다. 이어서 시몽은 로라에게 박지영을 올케로 점찍었다고 말했는데, 이 말을 들은 왕성은 "올케감 잘 선택했다. 모시 고르려다가 삼베 골랐다. 세상은 참으로 좁다. 몇 달 전만 해도 로라는 개인비서를 두고 생활했는데 앞으로 더 이상 무시하지 말라!"며 매우 고소하다는 표정입니다.

왕성으로서는 아버지와 불륜을 저지른 왕여옥의 딸 박지영을 잘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영은 성질이 불같아서 지난 촬영장에서 마마가 한복을 입은 로라의 어깨를 감싸진 채 기념사진을 찍는 현장을 목격하고는 분해서 졸도한 후 귀가했으며, 집에서도 분함을 참지 못하고 머리를 찧는 등 이상한 행동을 하여 왕여옥을 한탄하게 만들었습니다. 또 드라마 상에서 여주인공인 자신이 죽어야 한다고 주장하다가 이외로 몸종 역인 나모가 죽는 것으로 변경되자 귀가한 후 또 가족과 나타샤에게 불같이 날뛰어 시청자들마저도 놀랐습니다. 오왕성이 불여우 왕여옥을 보고는 그 딸의 인격을 판단한 듯 보여집니다. 나중에 마마의 누나들은 이 말을 곰곰 되씹어 보더군요.(제46회)

 


② 방송국 분장실 푸르메, "저거 주연 깜냥 아냐!"

드라마 여주인공 역을 맡은 박지영의 어머니 왕여옥은 시원한 화채와 샌드위치를 준비해 촬영팀에게 돌렸는데, 미처 분장실은 신경을 쓰지 못했습니다. 사실 그 동안 오로라의 매니저 설설희는 수시로 간식을 준비해 돌렸지만 지영은 분장실을 홀대했고 급기야는 다른 곳에서 머리를 만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러자 분장실 푸르메(김예령 분)는 보조출연자에게 지영을 배우지 말고 나모 역의 오로라를 본 받으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지영은 남자주이공 유빈(정우진 분)으로부터 분장실에 좀 신경을 쓰라는 말을 듣고는 분장실에 들러 왜 뒷담화 하느냐고 따졌습니다. 그러자 푸르메는 그간 섭섭한 감정을 여과 없이 토로하였고 지영은 본전도 못 찾고 말았습니다. 지영이 촬영하러 나가자 언니는 그 뒤에 대고 말했습니다. "저거 주연(主演) 깜냥 아냐!"(제56회)

 


③ 황자몽, "여자는 약하다. 그러나 누나들은 강하다!"

황마마의 세 누나들은 오로라가 동생 황마마와 더 이상 엮이지 않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마마는 드라마 촬영팀에서 해고된 이후 매일 출근하다시피 로라의 어머니 사임당을 찾아가 온갖 감언이설로 회유하였고, 사임당은 마마를 예비사위로 생각하고는 로라를 설득했습니다. 로라는 마마를 만나 더 이상 어머니에게 접근하지 말라고 하려다가 오히려 마마에게 설득을 당했고 마마는 로라의 집 앞에서 기습포옹을 감행합니다.

이 기습포옹 한방에 오로라는 어이없게도 또 다시 마음을 열고 말았습니다. 로라는 단신으로 마마의 집을 찾아가 세 누나 앞에서 작가와 결혼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놀란 누나들에게 로라는 "부족한 게 많지만 모두 고치고 잘 하겠다. 지난 잘못에 무릎이라도 꿇겠다. 광고가 들어오고 있어 빚도 갚을 수 있다"고 사정하는군요. 누나들은 코드가 안 맞는다며 한번 더 찾아오면 욕 나온다고 경고했습니다. 로라가 돌아가자 자몽이 한마디 내뱉었습니다. "여자는 약하다. 그러나 누나들은 강하다!" 세상에! 엄마는 강하다는 말은 들었지만 누나들도 강하군요.(제63회)

 

④ 박지영, "사람은 옛사람이 좋고, 가방은 새것이 좋아!"

동성애자 나타샤를 내보내고 노다지를 집으로 들인 박사공(김정도 분)은 다정다감하게 구는 노다지(백옥담 분)에게 완전히 반했습니다. 사공은 다지를 데리고 나가 명품 핸드백을 두 개나 사주었는데요. 이를 시샘하던 여동생 박주영은 몰래 다지의 방에서 붉은 색 핸드백을 들고 나갑니다. 문 앞에서 이를 목격한 다지는 "아기도 잃었는데, 백에 집착하자 말자"며 스스로를 달래는군요.

외출했던 박지영이 붉은 핸드백을 들고 귀가하자 이를 목격한 사공은 동생을 나무랍니다. 사공은 왜 선물로 준 가방을 네가 들고 나가나느냐고 따지자 지영은 오빠가 되가지고 가방선물 안 하느냐고 반문하네요. 사공은 가방이 없으면 사주겠지만 수 없이 많은데 왜 욕심내느냐고 질책했는데 지영은 "사람은 옛사람이 좋고, 가방은 새것이 좋아!"라며 물욕을 버리지 못합니다. 사공은 "넌 부모 복 잘 타고났고, 다지는 부모 복 못 타고 났다. 다지는 너보다 심성이 낫다. 드라마 여주인공이면 뭐하나? 심뽀가 못된 걸!"이라고 쏘아붙입니다. 사공의 훈계에 가슴이 후련하군요.(제84회)

 


⑤ 설설희, "암세포도 생명인데 나 살자고 죽일 수 없다"

오로라에게 배신당한 설설희는 실연의 고통으로 몸부림치다가 어머니가 소개한 박지영과 묻지마 결혼을 하기로 했지만 설희는 중병에 걸려 6개월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았습니다. 설희는 박지영에게 마지못해 중병에 걸린 사실을 고백했고 충격을 받은 지영은 다음날 설희에게 매정하게도 결별을 선언하고 말았습니다. 지영은 "아버지도 고교 때 돌아가셔서 아픈 사람 더 이상 지켜볼 자신이 없다"고 먼저 말을 꺼냈습니다. 그러자 설희는 "일단 1년쯤 미루자"고 제의했는데, 지영은 "이참에 확실히 정리하자.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 내 입장도 있으니 시간을 끌다가 소문이라도 나면 오히려 곤란하다. 오빠(박사공)가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후 수요일 어머니에게 말하겠다. 정말 할말이 없다. 치료 열심히 받아라. 힘들지만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치료를 열심히 받으라는 지영의 말에 설희는 "치료 안 받겠다. 인명은 재천이다. 죽을 운명이면 치료받아도 죽는다. 암세포도 생명인데 나 살자고 죽일 수 없다"고 대답합니다. 그렇지만 설희의 대답 중 암세포도 죽일 수 없다는 말은 전혀 공감할 수 없습니다. 비유가 다르기는 하지만 마약과 밀수, 살인 등은 우리사회를 좀 먹은 암세포들인데 이들도 용서해야 하나요? 사실 위 설희의 말은 명대사는 아니지만 워낙 뜬금없이 엉뚱하고 엽기적인 말이라서 여기에 포함시켰습니다.(제118회) 

 


⑥ 복귀한 동성애자 나타샤, "나 남자 됐어!"

한의사 박사공과 동성연애를 하다 사공이 노다지를 좋아하면서 토사구팽당했던 나타샤가 오랜만에 다시 사공을 찾아왔습니다. 나타샤는 사공에게 왕여옥의 죽음을 위로했지만 더욱 놀랄 일은 그가 한 말입니다. "나 남자됐어! 여자가 예뻐 보이고 관심이 간다"고 고백한 것입니다. 이 말에 다지와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던 사공의 얼굴이 펴지는군요. 혹시나 나타샤가 엉뚱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골치 아프거든요.

그런데 이후 나타샤가 사공의 가족(박지영, 노다지)과 함께 식사를 하며 털어놓은 고백은 정말 어처구니없습니다. 나타샤는 산사에 들어가 하루 1천배 씩 절을 2개월 간 하고 나니 남자가 되었고, 10만 배를 하고 나니 여자가 예뻐 보였다는 것입니다. 사찰에서 절을 하면 잡념이 사라져 건강이 좋아진다는 말은 들었지만 성(性) 정체성을 회복했다는 말은 귀 달리고 처음 듣는군요. 이 말은 명 대사라기 보다는 뜬금없는 말입니다.(제134회, 제13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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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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