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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말숙 역의 윤미라 

<오로라 공주> 후속으로 방영중인 <빛나는 로맨스> 등장인물 중 변태식(윤희석 분)의 어머니 허말숙(윤미라 분)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한마디해야 하겠습니다. 왜냐하면 허말숙은 시월드의 왕자를 차지했던 <백녀의 유산>의 방영자(박원숙 분) 및 <오로라 공주>의 황시몽(김보연 분)과 어깨를 나란히 할 시월드의 악녀스타대열에 합류했기 때문입니다. 허말숙은 아들의 애인이었다가 결혼한 며느리 오빛나(이진 분)를 구박하는 방식이 황시몽과 닮은꼴입니다. 

의사인 변태식은 오빛나를 1년 간 줄기차게 구해했으나 그녀로부터 오케이사인을 받지 못한 채 애를 태웠지만 드라마가 시작되면서 드디어 빛나는 태식과 사귀기로 마음먹었고, 빛나는 태식을 부모님에게 소개시켰는데 빛나 아버지는 태식을 매우 믿음직한 청년이며 딸의 좋은 배필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빛나의 아버지는 불의의 교통사고로 사망하였고 집과 가재도구는 채권자들에게 넘어가 빛나의 가족들은 길바닥에 주저앉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 드라마에는 언제나 가장(家長)이 사고를 당하면 회사(사업)는 망하고 남은 가족들은 빚더미 속에 내던져 지더군요. <오로라 공주>에서도 재벌급인 오대산이 교통사고로 사망하자 남은 가족들은 완벽한 알거지로 변했거든요.

마음씨 착한 변태식은 빛나의 가족들을 일단 찜질빵으로 모신 다음 월세보증금을 부담해 셋집으로 이사가게 했습니다. 태식은 집의 도배를 직접 할 정도로 빛나를 도왔습니다. 그런데 태식과는 달리 그의 어미인 허말숙은 아비 죽고 쫄딱 망한 집안의 빛나를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이즈음 말숙은 단골 음식점 청운각의 주인 윤복심(전양자 분)에게 손녀 장채리(조안 분)가 있는데 얼굴도 예쁠 뿐만 아니라 집안의 상속녀이면서 수천억원대의 부동산 재벌임을 알고는 채리를 며느리 감으로 점찍었습니다. 말숙은 태식 몰래 아들을 데리고 윤복심과 그녀의 손녀딸 채리를 만났지만 태식은 이미 빛나에게 빠져 다른 아가씨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태식은 이날 자신은 이미 여자친구가 있으며 어머니 손에 강제로 이끌려 나왔다고 이실직고하고 말았습니다.

 

아무래도 태식이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리라고 생각한 말숙은 드디어 꼼수를 동원했는데요. 말숙은 아들에게 빛나와 결혼은 해도 좋지만 먼저 인사는 시켜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습니다. 뛸 듯이 기뻐한 태식은 빛나를 데리고 귀가했는데, 말숙은 활짝 웃으며 빛나에게 태식이가 반할 만 하다고 칭찬합니다. 이때 병원의 호출을 받고 태식이 갑자기 집을 나가자 말숙은 태도를 돌변해 빛나가 내민 꽃다발로 빛나의 머리를 내리치며 "요망한 것! 어디서 태식에게 꼬리쳐? 태식과 결혼은 절대로 안 된다. 망해서 찜질방에 의탁하는 주제에 감히 태식을 넘보나?"라고 빛나의 가슴에 대못을 박고 말았습니다. 울먹이던 빛나는 앞으로 절대로 태식을 만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는 집을 나갑니다.

귀가한 태식은 말숙에게 빛나를 만난 소감을 물었는데, 말숙은 "빛나는 100점 만점에 120점이다. 마음에 쏙 든다. 인물도 좋고, 예의도 바르고, 지혜롭다"고 입에 침을 바릅니다. 태식은 빛나가 집에서 채권자들에게 쫓겨나며 휴대폰을 분실했음을 알고는 새로운 휴대폰을 개통해 빛나에게 내밀며 "엄마가 마음에 쏙 들어한다"고 말했는데, 빛나의 대답은 이외입니다. 빛나는 결혼할 수 없다며 월세보증금은 빠른 시일 내에 갚겠다고 선언한 것입니다. 빛나는 말숙이 "태식이가 돈을 얼마나 뿌렸나?"면서 각서까지 쓰도록 강요했던 것입니다. 말숙이 불러준 각서는 "즉시 결별한다. 빚은 1년 내 상환한다. 이를 태식에게 발설 시 3배를 배상한다"였습니다. 이러니 빛나가 태식과 결혼할 리가 없지요.

여기서 말숙을 황시몽과 비교해 볼까요? 시몽은 동생 황마마(오창석 분)가 오로라(전소민 분)와 결혼하자 마마가 집에 함께 있을 때는 올케인 로라를 지극한 정성으로 아끼는 척 했습니다. 그러다가 마마만 자리를 뜨면 시몽과 자몽 자매는 로라를 개 잡듯 구박해 결국은 로라-마마 부부가 이혼하게 만들었습니다. 말숙도 아들 앞에서는 빛나가 120점 짜리라고 칭찬해놓고 실제로는 결혼하지 못하도록 각서까지 요구했던 것입니다. 시몽과 말숙은 소위 겉과 속이 다른 두 얼굴을 가진 여자라는 점에서 오십보백보입니다. 

태식은 빛나가 선물한 꽃다발이 거실의 쓰레기통에 처 박혀 있음을 확인하고는 쇼핑을 한 후 귀가한 말숙에게 "어머니 같은 속물이 순순히 결혼을 허락했을 때 알아차려야 했다. 만일 내가 빛나와 결혼하지 못한다면 더 이상 어머니 안 보겠다"고 소리지릅니다. 기가 막힌 말숙은 아들의 뺨을 후려치지만 태식은 "꼭 빛나랑 결혼하겠다"고 선언합니다. 태식은 빛나를 위한 깜짝 이벤트를 준비해 사랑을 서약하는 패(牌)를 증정하고 반지를 꺼내주며 결혼해 달라고 프로포즈하지만 빛나는 빌린 보증금을 반환(빛나 부친을 죽인 허위 뺑소니범으로 자백한 이태리의 운전기사와의 합의금)하며, 고맙지만 결혼할 수 없다고 힘주어 말합니다. 예비 시어머니로부터 그런 모욕을 당했으니 아무리 남자가 좋더라도 결혼할 수는 없는 일이지요.

 

그런데 돌발사태가 발생합니다. 빛나와의 결혼을 하지 못하게 되자 태식은 음독자살을 시도하여 병원에 입원하게 된 것입니다. 놀란 말숙은 소식을 듣고 달려온 빛나에게 무릎을 꿇고는 "제발 태식이 살려줘! 내가 잘 못했으니 태식과 결혼해 달라!"고 읍소합니다. 이 장면은 <오로라공주>에서 로라의 결별선언에 충격을 받은 황마마가 세상의 인연을 끊고 출가를 선언해 사찰로 가버리자 마마의 세 누나들이 로라의 집을 찾아가 로라와 모친 사임당에게 "마마를 살려달라"고 울며불며 쇼를 벌이던 바로 그 모습입니다. 로라가 마마의 출가소식에 당장 사찰로 가서 마마와 함께 상경해 결혼한 것과 마찬가지로 태식의 자살 쇼에 빛나는 "결혼해 줄 테니 눈을 떠라! 내가 뭐라고 이런 짓까지 하느냐?"며 말숙의 악담을 잊은 채 애원했고 곧 빛나는 태식과 결혼식을 올린 것입니다.

그로부터 7년의 세월이 지났습니다. 태식-빛나 부부는 딸 연두(허정은 분)를 낳았지만 부부사이는 그리 원활하지 못한 듯 합니다. 시어머니 말숙은 아들의 늦은 귀가는 모두 며느리 빛나 책임이라고 구박하고, 둘째를 왜 임신하지 않느냐고 나무랍니다. 그러면서 태식이 그때 "수면제 3알과 영양제 10알을 먹은 줄 알았더라면 결혼시키지 않았을 것"이라며 후회하네요. 위에서 글쓴이가 태식의 "자살 쇼"라고 이름을 붙인 것도 이를 두고 한 말입니다. 또 말숙은 자신의 생일날이면 태식-빛나 부부와 함께 지방으로 가족여행을 떠나는데, 이는 며느리가 좋아서가 아니라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하필이면 같은 날 사돈 정순옥(이미숙 분)의 생일이기도 하기에 빛나 및 아들로 하여금 모친의 생일날 참여하지 못하게 하려는 야비한 속셈입니다. 오죽했으면 빛나는 마트에서 쇠고기 부위 알아 맞추기 이벤트에 당첨되어 부상(副賞)으로 한우사골고기를 받자 이를 시댁에서 준 선물로 위장하고는 친정어머니에게 주었을까요?

MBC 홈피의 등장인물을 보면 태식을 빛나의 "전 남편"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빛나는 시어머니의 구박과 남편의 바람으로 결국 이혼하게 되겠지요. 태식은 7년 전 빛나 아니면 죽겠다고 자살 쇼까지 벌이고서 이제는 엠마(안은정 분)라는 여성과 몰래 연애를 하고 있으니 하는 말입니다. <오로라 공주>와 <빛나는 로맨스>의 작가와 작품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지만 못된 시월드의 횡포가 워낙 유사하여 이렇게 비교해 보았습니다. 황시몽을 능가하는 악녀 허말숙이 후일 개과천선할 날이 올지도 지켜보아야 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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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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