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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미란 역의 김보연

 

 

 

MBC TV 일일연속극 <불굴의 차여사>가 111회를 끝으로 종영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인기 있는 드라마의 경우 엿가락처럼 그 회수를 늘리는 게 보통인데 이 드라마는 당초 120회로 계획한 것을 오히려 줄여 방영했으니 이외였습니다. 기획의도를 보면 베이비부머 세대로 태어나 부모에게 효도하고 자식들에게 자기 인생을 다 바쳐서 희생하는 50대 부모와 3대가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라고 했습니다.

 

실제로 주인공 차미란(김보연 분)은 호랑이 같은 홀로된 시아버지 오동팔(김용건 분)을 모시고 사는 종부(宗婦)입니다. 오동팔은 상처한 후 1년 만에 두 여자를 사귀었지만 사기만 당했고 남편 오달수(오광록 분)는 하는 사업마다 실패하고 회사원으로 일하다 구조조정으로 해고된 후 악착같이 살아보려고 노력하지만 매번 아내의 속만 썩히는 인물입니다. 큰딸 오은지(이가령 분)는 반듯한 회사의 대표인 김지석(박윤재 분)과 결혼을 앞둔 시점에 교통사고로 돌연 사망해 하차했고, 둘째 딸 오민지(민지아 분)는 프랑스에서 유학을 마치고 귀국해 김지석의 회사에 디자이너로 일하다 은지의 심장을 받은 김선우(임윤호 분)와 눈이 맞았지만 가족이 반대하자 선우를 따라 파리로 출국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아들인 오기훈은 연상의 이윤희(하연주 분)를 아내로 맞이하여 차미란의 뜻과는 달리 요리사를 꿈꾸어 속을 썩혔습니다.

 

이처럼 1남2녀의 자녀들은 모두 차미란의 품을 떠났고, 시동생 오달구(윤다흔 분)-이정숙(김수현 분) 부부와 이혼한 시누이 오달자(이윤미 분)는 시아버지 모시는 일을 소홀히 해 차미란에게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이 드라마는 종부로 살아가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고, 막판에 치매에 걸린 오동팔의 엉뚱한 행동으로 치매가 얼마나 무서운 병인지 일깨워 주었습니다. 바람둥이였던 오동팔이 치매로 쓰러진 후 의식을 되찾아 첫사랑이었던 임옥분(정영숙 분)과 전통혼례를 올려 차미란의 일을 덜어준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극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이해할 수 없는 전개가 있었기에 이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① 여주인공 오은지의 느닷없는 중도하차

 

극이 중반으로 갈 무렵 김지석과 결혼을 약속했던 오은지는 교통사고라는 통속적인 방법으로 중도에 하차하고 말아 시청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습니다. 오은지가 하차할 즈음 외국에서 귀국한 제시카라는 서양이름을 가진 안하영(김빈우 분)이 김지석의 주변을 맴돌기 시작하더니 나중에는 지석의 회사에 투자할 희사의 임원으로 등장했습니다. 하영을 본 지석의 할머니 임옥분은 기함했는데 이는 하영의 어머니가 근본도 없는 여자였으며 과거에 옥분이 지석과 하영의 사이를 갈라놓았음이 밝혀진 것입니다. 자기 눈에 흙이 들어갈 때까지는 하영을 절대로 손자며느리로 인정할 수 없다던 옥분도 둘 사이에 제임스(이승우 분)라는 아들이 있음을 알고는 하영은 안되지만 핏줄인 제임스를 데려오겠다고 옹고집을 부리다가 결국은 지석-하영의 결혼을 승낙하고 말았습니다.

이런 식으로 결말을 맺는 것보다는 오은지를 하차시키지 말고 김지석-오은지-안하영 삼각러브라인을 형성한 뒤 나중에 자연스럽게 아들이 있는 하영을 선택하는 방식을 택했더라면 그래도 스토리전개의 개연성을 인정했을 것입니다.

  

 


② 쌩뚱맞은 차진규-신현숙 러브라인

 

치과의사 차진규(최정우 분) 원장은 차미란은 친오빠이며, 신현숙(김동주 분)은 차미란의 아들 오기훈의 장모입니다. 두 사람은 어렸을 적부터 친구로 현재 모두 아내와 남편을 잃은 싱글남녀이기에 두 사람이 자주 접촉하면서 친구가 아니라 애인으로 발전하는 것도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러나 두 사람은 가까운 사돈지간이라 이래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오기훈의 외삼촌 차진규가 만약 장모인 신현숙과 결혼하게 되면 차진규는 졸지에 장인이 되고 맙니다. 또 이윤희의 시외삼촌인 차진규가 어머니 신현숙과 재혼하게 되면 차진규는 새 아버지가 됩니다. 졸지에 사돈지간이 남편과 아내사이로 변하는 것은 우리의 윤리상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제작진도 이 점을 감안했는지 막판에 차진규가 신현숙에게 목거리까지 주며 청혼했지만 현숙은 애인보다는 친구로 남는 게 좋겠다면서 거절하고 말았습니다. 물론 해외에 살고 있는 진규의 딸이 결혼은 하되 혼인신고는 하지 말라는 것을 이유로 삼기는 했지만 아무튼 두 사람이 결혼하지 않은 것은 다행한 일입니다.

 

 


③ 꽃뱀녀 황금실의 등장과 사기행각

 

조강지처와 사별한 후 오동팔은 두 번째로 결혼할 여자라며 황금실을 집으로 데리고 왔습니다. 오동팔은 부인 1주기에 찻집을 운영하는 미미(홍여진 분)와 눈이 맞았지만 동팔이 준 돈 2천만원을 먹고 도주하고 말았습니다. 이후 동팔은 첫사랑인 임옥분을 만나 에전에 못다 이룬 사랑을 되찾겠다며 오은지-김지석의 결혼까지 반대하는 볼썽사나운 꼴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몇 차례의 만남 끝에 동팔은 옥분의 잔소리가 싫었고 서대문공원에서 금실을 만나 서로 눈이 맞았습니다. 동팔은 만난지 1주일만에 금실을 집으로 데리고 와 새엄마라고 소개했습니다. 가장 난감한 사람은 차미란입니다. 시모가 미란이보다 연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금실은 입주하자마자 시어머니 노릇을 자임하고 나섰습니다. 차미란 형제들은 금실의 입주기념으로 1천만원의 돈을 마련해 주기까지 했습니다. 금실은 나중에 집의 안주인으로 직접 살림을 살겠다면서 미란으로부터 생활비통장을 건네 받아 흥청망청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금실이 동팔과 결혼하기로 한 것은 동팔을 사랑해서라기보다는 동팔이 재력이 있다고 폼을 잡았기 때문입니다. 금실은 갖은 애교로 친아들의 생활비를 도와 줘야하고 매달 50만원의 계돈을 넣어야 한다며 동팔의 용돈을 뜯어냈습니다.

 

그런데 금실은 신현숙을 보고는 고양이 앞의 쥐가 되었습니다. 금실은 현숙의 돈으로 사기를 친 전과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금실은 또 현숙에게 김옥에 갔던 보석상이 풀려나 보석을 팔아 빚을 갚아 준다며 보석판매수수료를 미리 입금시켜 달라고 말했습니다. 긴가민가하던 현숙은 수수료를 입금시킨 후 보석판매대금이 입금되지 않아 보석상을 찾아갔지만 그녀는 보석판매대금 2억원을 금실에게 입금시켰다며 영수증을 보여줍니다. 이 즈음 동팔은 치매에 걸렸고 금실은 치매노인은 감당이 안 된다며 야반도주하고 말았습니다. 똑똑한 척하던 신현숙이 두 번이나 금실에게 사기를 당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지만 제작진은 왜 사기꾼인 금실에 대한 아무런 응징도 하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중국으로 도피한 금실이 또 다른 사기행각을 벌이다가 국내로 압송되었다는 말 한마디만 있었더라도 속이 후련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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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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