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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북능선에서 바라본 공룡능선의 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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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봉(좌)과 서북능선(우)


산중의 미인이라는 국립공원설악산! 공룡능선이 외설악과 내설악을 가르는 분기점인데 비해 서북능선은 남설악과 내설악을 가르는 분기점입니다. 서북능선에 서면 한계령 남쪽 점봉산과 장수대 남쪽 가리봉 및 주걱봉이, 그리고 북동쪽으로 공룡능선과 용아릉 등이 한 눈에 조망되는 꿈의 능선입니다.

글쓴이는 약 5년 전 여름에 서북능선을 답사한 적이 있었지만 하루종일 짙은 안개로 인하여 주변의 조망을 전혀 하지 못한 채 땅만 보고 걸었기에 오늘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왔습니다.

등산버스가 한계령에 도착한 시각은 오전 11:00시입니다. 한계령만 올라와도 남동쪽으로 바라보이는 남설악 등선대의 위용에 이곳이 진정 설악권임을 실감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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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령에서 바라본 등선대


등산로 입구에 서 있는 위령비를 지나자 바로 계단 길로 이어지며 고도를 높입니다. 한참을 오르다가 좌측을 바라보니 짙은 안개구름이 능선을 지나갑니다. 서울에서 한계령으로 오는 동안 날씨가 매우 좋았는데 역시 설악산의 날씨는 변화가 심하다고 느끼며, 운이 좋으면 운해(雲海)를 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에 부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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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안개구름


계곡의 교량을 건너가노라니 몇 년 전 태풍으로 인한 산사태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어 자연의 힘이 대단함을 실감합니다.

산행을 시작한지 1시간 20분만에 한계령 삼거리에 도착합니다(12:20). 드디어 서북능선에 오른 것입니다. 북쪽의 공룡능선에는 전체적으로 구름이 지나가더니 순식간에 능선의 꼭대기에만 구름을 남겨둔 채 시야가 깨끗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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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거리 이정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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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능선의 운해


여기서 오른쪽은 설악의 정상인 대청봉으로 가는 길이므로 우리는 좌측으로 몸을 돌려세웁니다. 여기서부터 귀때기청봉을 지나 대승령까지의 거리가 7.6km이므로 4시간 이상은 가야합니다.

조금 가노라니 드디어 너덜길이 시작됩니다. 가야할 귀때기청봉은 구름 한 점 없는 깨끗한 하늘이지만 남설악 점봉산과 대청봉 그리고 공룡능선의 마루금 부분은 짙은 구름으로 조망이 안됩니다. 반면 서남쪽 가리봉은 매우 조망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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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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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덜길과 귀때기청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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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덜뒤로 보이는가리산


한계령에서 귀청까지의 오름 길은 너덜 길로 유명합니다. 크고 작은 바위 덩어리들이 채석장의 바위처럼 무질서하게 나딩굴어져 있습니다. 그 바위를 요리조리건너 점점 고도를 높입니다. 몇 년 전과 비교할 때 군데군데 로프를 매어 놓아 길을 찾기가 한결 수월해 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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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너덜길 뒤로 구름에 싸인 대청봉


북쪽으로 훤히 내보이는 설악의 속살을 감상하면서 발걸음을 옮깁니다. 주변에는 중풍과 괴혈병에 특효라는 마가목이 빨간 열매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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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능선의 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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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목


몇 차례의 너덜을 지나고 난 후 드디어 고사목 지대에 도착합니다. 흡사 지리산의 제석봉을 연상케 하는 고사목이 넓은 지역에 걸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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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목 군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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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목 뒤로 보이는 대청봉


한계령에서 출발한지 1시간 10분만에 귀때기청봉(1,578m)에 도착합니다(13:30). 사방팔방으로 보이는 조망이 거침이 없습니다. 동쪽의 대청봉과 남동쪽의 점봉산은 여전히 구름에 싸여 있지만, 공룡능선을 비롯한 내설악과 가야할 서북능선의 안산 방면, 남쪽의 가리봉은 선명합니다. 특히 소청봉 아래 위치한 봉정암(1,244m)의 산사가 육안으로 보일 정도로 시계가 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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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때기청봉 이정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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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아장성과 공룡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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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정암(사진 중앙)까지 조망되는 좋은 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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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할 서북능선

 
여기서부터 대승령까지의 거리가 무려 6km입니다. 아무리 서둘러도 3시간 이상은 걸릴 것입니다. 가야할 능선을 바라보니 갈 길이 태산입니다.

발걸음을 옮김에 따라 서북능선의 끝에 위치한 안산에 드리워졌던 구름은 걷혔지만 뒤쪽의 대청봉은 끝내 한번도 그 모습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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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봉(좌)과 서북능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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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덜뒤로 보이는 가리산


서쪽으로 가는 길은 남쪽인 좌측은 천길 낭떠러지여서 등산로는 북쪽으로 이어지길 반복합니다. 몇 개의 봉우리를 오르내린 다음 긴 철계단을 오릅니다. 그 전에는 로프가 설치되어 있던 지역인데 이제는 다니기가 훨씬 쉬워 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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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계단 뒤로 보이는 지나온 귀때기청봉
 

계단을 올라 뒤돌아보니 이미 귀청이 저만치 물러서 있습니다. 귀청정상에서 흘려 내린 모습이 꼭 산사태 같지만 2-3개 줄기를 제외하고는 산사태가 아니라 너덜입니다. 멀리서 보면 얼마나 너덜이 많은 지 실감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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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온 귀때기청봉의 너덜

 
다시금 가파른 철계단을 올라 1,408봉에 섭니다. 이정표를 보니 귀청까지 2.8km, 대승령까지 3.2km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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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정의 구름  


아름드리 주목 몇 그루가 자라고 있는 곳을 지나자 1,208봉입니다. 이곳도 역시 로프대신 철계단입니다. 급경사의 계단을 내려서 이리저리 돌아가노라니 드디어 대승령입니다(17:30). 귀청을 출발한지 4시간 만입니다. 중간에 간식을 먹느라고 잠시 쉬었을 뿐 부지런히 걸었는데도 불구하고 시간당 1.5km 밖에 걷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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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암뒤로 보이는 가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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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적인 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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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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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경사 내리막 철계단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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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승령 이정표


이제 장수대방향으로 하산합니다. 넓은 돌길이어서 다리가 무척 피로합니다. 장수대까지 2.7km 거리인데 가도가도 끝이 보이지 아니합니다. 돌계단이 끝나고 평지에 다다르자 오늘 산행 중 처음으로 물을 만납니다. 배낭을 내려놓고 세수를 하고는 다시 종종걸음으로 진행합니다. 이곳에도 태풍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노송군락지를 지나자 물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이 계곡의 물이 모여 대승폭포로 떨어집니다. 드디어 대승폭포입니다. 조망대에 서서 폭포를 바라보니 물줄기가 매우 약합니다. 이 폭포는 갈수기에는 수량이 부족하여 약간 초라하게 보이지만 우기에는 88m 높이로 낙하하는 그 규모가 웅장하여 금강산의 구룡폭포, 개성의 박연폭포와 함께 한국의 3대폭포로 당당히 자리 매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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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승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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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기의 대승폭포(자료 : http://cafe.daum.net/70d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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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쪽의 가리봉

이 대승폭포에 얽힌 전설을 살펴보겠습니다.
『먼 옛날 한계리에 대승이라는 총각이 살고 있었다. 하루는 폭포가 있는 물기둥 절벽에 동아줄을 타고 내려가 돌 버섯을 캐고 있었는데, 절벽 위에서 "대승아, 대승아"하도 돌아가신 어머님의 외침이 들려와 동아줄을 타고 올라갔으나 어머님은 간 곳 없고 동아줄에는 신짝만한 지네가 매달려 동아줄을 뜯어 막 끊어지려는 참이었다.

대승은 동아줄을 급히 타고 올라 살아남을 수 있었다. 후세 사람들은 죽어서도 아들의 위험을 가르쳐준 어머니의 외침이 메아리 친다하여 이 폭포를 대승폭포라 부르기 시작했다고 한다.』(자료 : 현지 안내문).

굳이 폭포가 아니더라도 조망대에서 바라보는 암벽과 남쪽 가리봉의 조망이 매우 좋습니다. 다시 하산을 서두릅니다. 여기서부터 약 1km 지점까지는 거의 철계단 길입니다. 이토록 가파른 경사면에 어찌 계단시설물을 설치했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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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승폭포 바위와 가리봉


어느 듯 해가 서산으로 뉘엿뉘엿 넘어가기 시작합니다.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겨 설악산장수대분소를 통과합니다(18:40). 모처럼 7시간이 넘는 산행을 하고 나니 다리가 뻐근합니다. 선두대장은 5시간 10분만에 하산을 완료했으니 실력의 차이가 무척 큽니다.  

오늘 산행을 하며 여러 종류의 야생화를 만났습니다. 배초향, 진범, 송이풀, 금강초롱, 미역취, 쉬땅나무, 투구꽃, 동자꽃, 산오이풀, 둥근이질풀, 구름체꽃, 바위떡풀, 개쑥부쟁이, 세잎승마, 어수리, 새며느리밥풀꽃 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야생화는 별도로 소개할 계획임).


《산행개요》

△ 등산일자 : 2008년 8월 30일(토)
△ 등산코스 : 한계령-삼거리-귀때기청봉-1408봉-1289봉-대승령-장수폭포-장수대
△ 등산거리 : 12.6km
△ 소요시간 : 7시간 40분
△ 등산안내 : 안전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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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안내 : 다음 블로그(http://blog.daum.net/penn1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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