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 한복판 락희거리를 아시나요?

 

 

 

 

 

 

 

 

락희(樂喜)라고 하면 꼭 무희(舞姬)의 이름 같지만
실제로는 행운을 뜻하는 말입니다.
영어의 럭키(lucky)와 발음이 비슷하군요.

 

서울 종로 한복판에 락희거리가 생겼다고 해서 찾아 나섰습니다.
서울 지하철 1호선 종각 역 11번 출구로 나와
종로 2가 교차로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면 탑골공원 담벼락에
관상, 사주, 궁합을 보는 역술인(관상쟁이)들이
줄지어 자리를 잡고 있는 모습이 모입니다.
필자는 일요일 오후 이곳을 방문했는데 일부만 영업을 하는 듯 했습니다.

 종로2가 교차로 탑공공원 담벼락에 자리 잡은 역술인들

 

 

 

 

종로2가 교차로 코너에 <어르신 지도>라는 안내판이 보입니다.
이 지도에는 "어르신 친화거리, 락희거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씌어져 있습니다.

이 거리에는 어르신 우선 화장실, 상냥한 가게, 이심전심 매뉴얼,
큰 글자 메뉴판, 지팡이 거치대, 어르신 이정표,
심장 응급소 등이 있다는 것입니다.

 

 어르신 지도

 

 

 

 

락희거리는 낙원악기상가 입구 옛 헐리우드 극장의 우측 큰 골목입니다.
골목입구에 락희거리라는 깔끔한 안내판이 붙어 있는데
작은 글씨로 "어르신 친화거리"라고 적혀 있습니다.

결국 락희거리는 어르신을 위한 거리라는 말이로군요.
홍대와 동숭동 대학로가 젊은이들의 거리라면
이곳은 최근의 고령화추세를 반영해 어른들을 위한 거리로 조성한 것 같습니다.

 낙원악기상가

 

 락희거리 입구

 

 

 

 

 

 
조금 들어가니 우측 골목 입구에 원로MC 송해 선생님이
 사회를 보는 모습을 벽화로 표현해 놓았네요.

필자는 근처 여기저기에 다른 벽화가 있을 것으로 오판하고는
주변을 돌아보았지만 영화벽화를 제외하고는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큰 골목 좌측에는 스타이발관이 있는데
이발요금은 3천 5백원, 염색은 5천원이니 정말 저렴합니다.
이 근처에는 이런 이발관이 몇 몇 있습니다.

필자는 아내가 잘 아는 미용실에서 9천원을 주고 커트를 하는데
다음에는 이곳 락희거리에서 이발을 한번 해봐야 하겠습니다.

 

 이웃한 추억더하기 음악다방에 붙어 있는 LP판이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는군요.
안으로 들어서면 음악 DJ가 노래 신청을 받을 것 같은 기분입니다.
 요기를 할 수 있는 해장국과 콩나물국도 2천원으로 정말 저렴합니다.

 

 

 

 

 

 

 

 

 

 

노래방에서는 노래 한 곡에 1천원을 받는다고 합니다.
한 음식점 앞에는 1950∼60년대의 교복과 성적표 등을 전시해 놓고 있어
한참 동안 넋을 놓고 바라보았습니다.

 

교복과 성적통지표

 

 

 

 

 

 

 

 

음식점 맞은 편 벽에는 1950∼60년대 상영되었던
자유결혼(1958),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1961),  빨간 마후라(1964) 등
추억의 영화 9편을 벽화로 표현해 놓았습니다.

 

 

 

 

 

 

골목 끝에서 좌측으로 돌아가면 실버영화관(낙원빌딩 4층)입니다.
이곳은 55세 이상에게는 영화한편 관람요금이 2천원입니다.
현재 헐리우드 극장은 없어졌지만 실버영화관이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영화관 앞 헌 책방도 여기서만 볼 수 있는 거리의 풍경입니다.
실버영화관 앞 좁은 골목에도 저렴한 음식점이 줄지어 손님을 기다립니다.

 

 

 

 

 

 

 

 

락희거리 끝에서 우측으로 조금 가면
서울지하철 5호선 종로3가역(탑골공원)입니다.
 여기서 종로로 가는 도로변도 각종 음식점이 늘어서 있습니다.

 지하철 5호선 종로3가역

 

 

 

 

 

탑골공원(구 파고다공원)은 1919년 3.1운동이 일어난 역사적인 장소이지만
오늘날에는 노인들의 전용휴식처로 변했습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매일 5천 명 이상의 노인이
모여든다니 정말 엄청난 숫자입니다.
이들이 탑골공원과 락희거리에서 더욱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를 기원합니다.
(2016. 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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