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황색 지붕이 매력적인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
◆ 동유럽과 발칸반도
과거 동서냉전의 시대에는 동유럽과 서유럽의 구분을 이념을 기준으로 서쪽의 자유민주체제국가가 속한 지역을 서유럽, 동쪽의 공산주의 또는 사회주의체제국가가 속한 지역을 동유럽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러다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후 여행업계에서는 국가체제와는 상관없이 유럽대륙의 서쪽을 서유럽, 동쪽을 동유럽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현재 동유럽에는 과거 동유럽에 속한 헝가리, 체코를 비롯해 자유민주국가인 오스트리아와 독일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한편, 발칸 반도(Balkan peninsula)는 유럽의 남동부에 있는 반도로 아드리아 해, 이오니아 해, 에게 해, 마르마라 해, 흑해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고대부터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수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다양한 세력이 뒤섞이며 오늘날 민족, 언어, 종교, 문화, 정치적으로 복잡한 구성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발칸 반도에 속하는 국가는 12개국(그리스, 마케도니아, 몬테네그로, 보스니아, 불가리아, 알바니아, 코소보, 세르비아, 크로아티아, 터키, 루마니아, 슬로베니아)입니다.
◆ 여행 개요
필자는 롯데관광이 기획한 『동유럽+발칸 6개국 12일 여행일정』(2019. 8. 29∼9. 9) 상품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이번 여행은 동유럽 4개국(독일, 오스트리아, 체코 공화국, 헝가리)과 발칸 2개국(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을 포함해 6개국입니다. 다만 여행 중 발칸국가인 보스니아(네움)에서 1박을 하게 되어 인솔자는 이를 7개국이라고 부르더군요.
동유럽 발칸지도
여행 경유지역(롯데관광제공)
여행 동선(롯데관광제공)
여행비용은 기본경비 2,266,800원. 가이드 기사경비 120유로, 옵션투어 350유로가 소요되었습니다. 필자는 여행출발 이틀 전 환전을 했는데 30% 우대를 받고도 1유로당 1,375원을 지블했습니다. 환율이 가장 높을 때였군요. 이를 원화로 환산하면 전체 여행경비는 2,913,000원입니다. 여행요금은 계절별, 모집인원별, 여행사별로 다를 것입니다. 계절에 맞는 옷과 카메라 배터리 및 휴대폰 등 충전기를 잘 챙기는 것은 기본이지요. 휴대폰 로밍은 각자 필요에 따라 알아서 판단할 일입니다.
옵션투어는 대부분 가장 핵심적인 볼거리를 제공하지만 사실 계륵같은 존재입니다. 참가하려니 예상보다 비싼 돈이 아깝고, 참가하지않으면 단체여행에서 소외된 느낌이 들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참여여부는 신중하게 잘 판단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가급적이면 참여하는 게 좋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많은 경비를 들여 먼 곳까지 가서 돈을 절약하려고 참여하지 않는다면 후일 아쉬움이 남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필자가 참여한 옵션 투어(350유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0 오스트리아 비엔나 벨베르데 궁전 미술관 입장 : 40유로
0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 전망대, 유람선, 성벽투어 : 100유로
0 크로아티아 라스토게 마을 견학 : 30유로
0 슬로베니아 블레드 호수 보트탑승 및 성 입장 : 70유로
0 오스트리아 잘츠카머구트 유람선, 케이블카 : 80유로
0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호엔잘츠부르크 성 케이블카 : 30유로
◆ 열악한 여행 여건
이 여행상품은 인생사진을 찍을 만한 곳이 여럿 있는 등 볼거리가 정말 많습니다. 그러나 여행 여건은 그리 녹녹치 않습니다. 이를 요약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장거리 이동
무엇보다도 장거리이동이 문제입니다. 인천공항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공항까지 왕복 약 22시간 비행기를 타야하며, 현지 투어 시 관광버스를 타고 약 4,000km를 달려야 합니다. 따라서 빡빡한 여행일정을 소화하려면 어느 정도의 기본체력은 필수적입니다.
(2) 공짜가 거의 없는 공중화장실
우리나라는 어디를 가든 공중화장실은 무료이지만 이곳은 대부분 유료입니다. 다만 크로아티아의 경우 고속도로 휴게실은 무료입니다. 이용요금도 0.50유로에서 1.00유로까지 국가별로 다양하더군요. 때로는 현지통화만 수납하는 기계도 있어 해당국가의 동전을 준비해야 하는 불편이 따르지만 대부분 유로화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3) 수돗물 대신 생수를 사용
유럽은 석회암 지역이어서 우리나라처럼 수돗물을 생수로 사용할 수 없어 항상 음용수는 생수를 구입해 마셔야 하며 호텔에서는 물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동할 때 휴게소에 들리면 생수를 구입해야 하는데 물 값도 만만치 않네요. 잘못하면 생수가 아닌 탄산수를 구입할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4) 호텔시설의 서비스 미흡
동남아시아 또는 중국여행의 경우와는 달리 호텔에서는 치약, 칫솔, 생수, 머리빗 등을 전혀 제공하지 않습니다. 물론 특급 호텔에 투숙할 경우는 예외이겠지만 여행경비가 대폭 상승할 테지요. 다만 1회용 비누는 제공하는 경우도 가끔 있으나 미리 준비하는 게 좋습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불편한 것은 욕실의 비좁은 샤워장입니다. 4각 또는 원통형의 샤워실로 들어가 몸을 씻는 일은 실로 고역입니다. 유럽인들은 우리보다 덩치가 큰데 어떻게 이토록 비좁은 샤워장을 이용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때로는 헤어드라이어가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5) 발칸지역의 까다로운 국경검문
동유럽지역도 서유럽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유럽으로 통합되어 국경의 개념이 없이 자유롭게 통과해 다른 나라도 들어섰는지 모를 지경입니다. 그런데 동유럽에서 발칸으로 입국할 경우 그 절차가 매우 까다롭습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크로아티아의 자그레브로 갈 경우의 절차가 가장 더디다고 하더군요. 우리를 안내한 인솔자에 따르면 몇 대의 관광버스가 몰려 올 경우 입국하는데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한답니다.
그런데 우리가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하니 우리를 태우고 갈 버스가 크로아티아 소속(운전기사 포함)이었습니다. 독일이나 오스트리아 버스 대신 왜 하필이면 크로아티아 버스인지 다소 의아해 했는데 국경 통과 시 그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크로아티아 입출국시 크로아티아 소속 버스와 운전기사의 경우 출입국 관리들과 친분이 있어 편의를 봐준다는 사실입니다. 우리(인솔자 포함 40명)는 크로아티아로 입국하는 데 약 40분이 소요되었는데, 앞 차가 떠난 후 신속하게 처리해 줘 무척 빨리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6) 소매치기 조심
가는 곳마다 소매치기를 조심하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습니다. 특히 발칸지역에는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우리공관이 없으므로 여권을 분실하지 않도록 유의해야합니다.
(7) 각기 다른 화폐단위
유럽은 통합되었지만 유로화는 독일,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에서만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헝가리는 포린트(HUF), 크로아티아는 쿠나(Kn), 체코공화국은 코루나(CZK), 보스니아는 마르카(KM)을 사용하기에 유료화를 병기하지 않은 경우 물건 값을 비교하기가 헷갈립니다. 그러나 카드를 사용 시 현지화로 결제가능하며, 일부러 이런 국가들의 돈을 미리 준비할 필요는 없습니다. 크로아티아의 경우 현지 인솔자(또는 가이드)의 도움을 받아 미리 준비해간 유로화로 쿠나 환전을 하면 됩니다. 따라서 한국에서 유로화만 환전하면 되며 각국의 환율은 수시로 변하므로 출국 시 미리 확인해 보는 게 좋을 것입니다.
◆ 왜 동유럽과 발칸인가?
현재 매력적인 관광지인 동유럽과 발칸국가를 여행하는 한국인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필자가 여행을 하는 동안 주요여행지에서 또는 식당에서 한국인 단체여행객을 자주 만났습니다.
위에 제시한 불편한 점을 읽은 독자들 중 이런 열악한 환경을 가진 곳으로 왜 여행을 가느냐고 생각하는 분은 없겠지요? 이곳은 인생사진을 남길 수 있는 꿈의 여행지 몇 곳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와 잘츠부르크, 헝가리 부다페스트, 체코공화국 프라하는 워낙 세계적인 관광예술의 도시여서 두 말하면 잔소리입니다. 이외에도 오스트리아 체스키 크롬로프, 잘츠카머구트, 슬로베니아의 블레드 성,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 독일의 로텐부르크 등은 정말 감탄이 저절로 나오는 곳입니다. 롯데관광이 제시하는 핵심 일정은 다음과 같으며 주요지역의 사진을 맛보기로 소개합니다.
롯데관광 핵심일정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의 하나인 뉘른베르크 장크트 제발두스교회
프라하 성에서 본 프라하 도심조망
체코공화국 체스키 크롬로프 성에서 바라본 도시의 모습
비엔나 쉔부른 궁전
부다페스트 영웅광장
자그레브 대성당
폴리트비체 국립공원
유람선을 타고 바라본 두브로브니크
야자수 나무가 인상적인 크로아티아 스플리트 해변
로마유적이 남아 있는 크로아티아 자다르
슬로베니아 블레드성과 호수
모차르트 외가가 있는 오스트리아 상크트 길겐 마을
잘츠부르크 미라벨정원
요정이 사는 듯한 동화마을, 독일 로텐부르크
롯데에서는 한국에서 동행하는 인솔자(황정호)와는 별도로 주요도시별로 현지사정을 잘 아는 가이드가 나와 친절하게 설명을 잘 해 줍니다. 특히 황정호 인솔자는 50대 중반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해박한 세계사 및 종교지식으로 무장한 채 노련하게 39명이라는 많은 인원을 잘 이끌어 주었습니다. 인솔자가 롯데관광깃발 대신 태극기를 든 것은 신의 한수였습니다. 외국인들도 태극기를 알아보고 코리아라고 외칠 정도였으니까요.
태극기를 든 인솔자
자그레브(크로아티아)와 할슈타트(오스트리아)에서는 비가 내렸고, 잘츠카머구트(오스트리아)에서 볼프강호수 케이블카를 탑승한 후 1,500m급의 산에 올랐을 때 짙은 안개구름으로 인해 아무 것도 볼 수 없었던 것은 무척 아쉬웠습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에서 화창한 날씨 속에 산과 바다 그리고 성벽 트레킹을 한 것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의 한 페이지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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