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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단 둘만 남은 고려왕비릉의 하나인 강화 가릉

 

 

 

 

 

인천시 강화군은 9개의 유인도와 17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진 수도권 제1의 청정지역입니다. 강화나들길은 강화도 14개코스(174.9km), 교동도 2개코스(33.3km), 석모도 2개코스(26km), 주문도 1개코스(11.3km) 및 볼음도 1개코스(13.6km) 등 모두 20개코스 310.5km에 달하는 도보길입니다.

 

 

 

 

여행자들은 나들길을 걸으며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선사시대 고인돌, 고려시대 왕릉, 외세의 침략으로부터 나라를 지키려 했던 조선시대 진지와 돈대, 선조의 지혜가 살아 숨 쉬는 역사와 문화생활, 광활한 갯벌과 천연기념물 철새(저어새, 두루미 등)가 서식하는 자연생태환경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강화나들길 3코스는 “고려왕릉 가는 길”로 온수공영주차장에서 출발해 성공회 온수성당, 이규보 묘소 및 3곳의 고려왕릉(곤릉, 석릉, 가릉)을 거쳐 가릉주차장에 이르는 16.2km의 도보길입니다. 고려왕릉 중 곤릉과 가릉은 우리나라에 단 두 기 밖에 없는 고려왕비의 능이라 그 희소성과 역사성이 매우 크다고 하네요.

 

 

 

 

3코스의 들머리는 강화군 길상면 온수리 소재 온수리 버스승강장(온수리 공영주차장)입니다. 이곳에는 강화나들길 도장함과 화장실이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도 초행일 경우 어느 쪽으로 가야할지 약간 헷갈려 일단 온수사거리에서 직진합니다. 곧이어 온수시장을 뒤로하면 우측 주택가 골목으로 강화나들길 리본이 걸려 있는데 이 길이 바로 성공회 온수성당인 “성 안드레아 성당“가는 길입니다.

온수리 버스승강장

 

온수성당을 알리는 벽화

 

 

 

 

 

 

강화 온수리 성공회성당은 1906년에 건립된 대한성공회의 한옥성당으로 “성 안드레 성당”이라고도 합니다. 성당은 솟을 대문형식의 종루와 정면 9칸 측면 3칸의 본당으로 이루어진 건물인데 한국의 전통적인 건축기법을 활용하여 종교적인 성당건축 방법과 공간구성을 확립한 동서 절충식 강당형의 목조건물입니다. 솟을 대문 아래쪽에는 사제관이 있고, 성당 뒤쪽에는 웅장한 석조건축물(성 베드로 성당)이 있네요.

솟을대문 형식의 종루

 

사제관

 

성 안드레 성당

 

 

웅장한 석조건물

 

 

 

 

 

 

 

성당 정문에서 북쪽으로 가다가 차도를 만나 좌측으로 조금 간 다음 횡단보도를 건너 직진합니다. 우측에는 강화노인문화센터가 보이고 좌측에는 온수성문교회가 있습니다. 수령 290년의 보호수 느티나무와 정겨운 돌담길을 지나면 좌측으로 강화학생체육관과 강남중학교가 있는데 잠시 후 길정저수지가 보이는 갈림길입니다.

온수성문교회

 

수령 290년 보호수 느티나무

 

길정저수지가 보이는 갈림길

 

 

 

 

 

 

이곳에서 좌측으로 가면 길정저수지 제방길이고, 우측으로 가면 이규보 묘소로 가는 길인데공식적인 코스는 우측이지만 강회나들길 홈페이지에서는 만일 안개가 끼어 있다면 길정저수시 둑으로 가보라고 권고할 정도입니다. 마침 오늘은 짙은 안개가 끼어 있지만 정식코스인 이규보 묘소방면으로 몸을 돌려세웁니다.

 

짙은 안개에 젖은 길정저수지

 

 

 

 

 

여기서 북쪽으로 이어진 길의 우측으로는 전원주택들이 더러 보이는데 종점까지 12.2km가 남았다는 이정표와 축사 및 신촌마을 버스정류소를 지나갑니다. 길직1리 마을회관을 뒤로하고 백합꽃을 감상하면서 발걸음을 옮기면 어느 새 이규보 묘소가 보입니다. 이규보(1168-1241)는 고려 중기의 관리와 학자 겸 문인으로 민족정신에 바탕을 둔 많은 글을 쓴 인물로 대표적인 저서로는 동명왕편이 있습니다. 이곳에는 묘소뿐만 아니라 사당과 재실, 문학비 등이 있더군요.

 

 

 

 

백합(나리꽃)

 

뒤로 보이는 이규보 묘소

 

이규보 사당

 

이규보 묘소

 

 

 

 

 

 

나들길은 묘소 뒤쪽의 숲으로 이어져 있는데 잠시나마 무더위를 잊을 수 있는 참 아늑한 길입니다. 숲을 빠져 나와 좌측으로 가는데 아침부터 짙은 안개가 드리워져 있던 대지에는 드디어 이슬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합니다. 우측에 보이는 연등국제선원은 성철큰스님의 제자인 원명스님이 한국불교를 세계에 알리겠다는 발원으로 창건한 수행도량입니다. 이곳에는 법당과 종무소 및 서래선원이 있는데 숲과 어우러져 풍경이 매우 아름답습니다.

 

 

법당

 

 

 

 

 

 

 

 

벼가 자라는 논과 강화지역에서 처음 보는 태양광 패널을 뒤로하면 길직리 부부느티나무가 길손을 맞이합니다. 이 부부 느티나무는 수령이 300-450년 된 것으로 나무의 높이가 무려 18m에 달할 정도의 거목인데 예전에는 마을의 유일한 정자목으로 처녀들이 그네를 타고 놀았다는 마을의 자랑거리였답니다.

 

 

 

 

 

 

 

잠시 후 길직리입구 버스정류소인데 유감스럽게도 갈림길에서 나들길 이정표가 사라지고 보이지 않습니다. 어차피 다음 목적지는 곤릉이어서 공릉버스정류장 이정표를 따라 차도를 걸어갑니다. 그런데 좌측에 보여야할 예비군훈련장이 우측에 보이고 나들길을 알리는 이정표와 리본이 하나도 보이지 않아 길을 잘못 들었음을 직감했지만 나중에 강화나들길 공식이정표를 만나 안도했습니다.

나들길 이정표가 없는 길림길

 

우측 예비군훈련장의 철조망

 

다시 만난 나들길 공식 이정표

 

 

 

 

 

 

길정낚시터 입구를 지나면 곤릉입구인데, 우측으로 가는 이정표는 있지만 거리표기가 없어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 지 알 수가 없습니다. 현지인에게 물어보니 빠른 걸음으로 가면 20분 정도 걸린다는데 왕복이면 40분이라 용기가 나질 않아 포기합니다. 강화 곤릉(사적 제371호)은 강화군 양도면에 있는 고려후기 고종의 어머니이자 제22대 강종의 왕비 원덕태후 유씨의 능으로 고려가 몽골의 침입에 대항하여 개경에서 강화도로 천도한 시기인 강도(江都) 시기(1232~1270)에 조성된 왕릉 중 하나입니다.

길정낚시터 입구

 

강화 곤릉 입구

 

거리표기가 없는 이정표

 

 

 

 

 

 

이곳에는 서해랑길 강화 101 코스 지도가 있더군요. 곤릉 입구를 지나면 이번에는 강화 석릉 입구입니다. 여기도 거리표기는 없지만 이곳은 꼭 답사하겠다는 마음으로 우측으로 진입합니다. 진남요양원과 밤꽃 냄새가 코를 찌르는 길을 통과해 안으로 계속 들어갑니다. 그런데 숲 길 입구에 도착하니 석릉까지는 1.2km를 더 가야한다는 이정표가 나와 그만 뒤돌아섭니다. 혼자서 숲길을 1.2km 왕복하려면 심심하기도 하지만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강화 석릉(사적 제369호)은 고려 후기 제21대 희종의 능입니다.

서해랑길 안내지도

 

강화 석릉 입구

 

밤나무꽃

 

강화 석릉 이정표

 

 

 

 

 

 

석릉 입구로 뒤돌아와 발걸음을 옮기니 수령 300년이 지난 도장리 느티나무가 있더군요. 어두마을 버스 정류소를 뒤로하니 이번에는 우측에 인천가톨릭대학교 정문입니다. 나들길 3코스 개념도(상세지도)를 보면 가톨릭대학은 진행방향의 좌측에 있는 데 현재 우측에 있으니 분명 길을 잘 못 든 것입니다. 이 글을 작성하면서 확인해 본 결과 아까 지나온 예비군훈련장 직전에 버스가 다니는 도로대신 우측으로 접어드는 게 공식적인 길인 것 같습니다.

 

도장리 느티나무

 

 

 

인천가톨릭대학교 정문

 

 

 

 

 

 

이젠 어쩔 수 없이 도로를 따라 계속 걷습니다. 순교자의 모후 및 전교수녀회, 대흥마을, 하록.조산 버스정류소, 예천군 신도비를 차례로 지나갑니다. 탑재삼거리에서 위쪽으로 조금 가면 능안6교인대 여기서 우측으로 들어가면 가릉입니다. 가능까지의 거리는 700m로 모처럼 거리표기가 있더군요. 아무튼 3코스가 명색이 “고려왕릉 가는 길”인데 마지막 남은 왕릉은 꼭 만나야 하기에 이 길로 진입합니다.

 

안개구름을 머리에 인 진강산

 

 

예천군 신도비

 

탑재삼거리

 

가릉가는 길

 

 

 

 

 

 

곧이어 가릉주차장인데, 이곳은 원래 가릉을 거쳐 오는 마지막 목적지이지만 거꾸로 안으로 가야합니다. 주차장에는 도장함과 이정표가 있지요. 가릉으로 가는 길은 이정표가 잘 되어 있어 잠시 후 도착합니다. 강화 가릉(사적 제370호)은 고려 24대 원종의 왕비인 순경태후(1222~1237)의 능입니다. 그녀는 불과 14세에 태자비가 되어 15세에 아들과 딸을 낳고 16세에 세상을 떠난 비운의 왕비입니다. 왕릉의 주인인 순경태후는 무신정권 최고권력자 최우의 외손녀라고 합니다. 마침 몇 명의 인부들이 왕릉잔디조성작업을 하고 있더군요.

가릉 주차장

 

가릉 가는 길

 

강화 가릉

 

강화나들길 4코스 이정표

 

 

 

 

 

 

 

가릉 뒤쪽에 있는 강화 능내리 석실분은 왕실과 관련된 인물로 추정되는 고려시대의 무덤입니다. 무덤의 구조는 지하에 만든 석실 위로 흙을 쌓아 올린 봉분이 있고, 그 바깥쪽으로 난간석과 석수(짐승의 형상을 새겨 만든 석물)가 배치된 형태입니다.

 

 

 

 

 

 

오늘 약 15km를 걷는데 4시간이 걸렸습니다. 원래 거리(16.2km)보다 거리가 줄어든 것은 곤릉과 석릉을 답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곤릉에 가기 전부터 알바(길을 잘 못 드는 것)를 해 매우 아쉬웠고 아침에 내리던 보슬비도 그치고 날이 더워져 땀을 제법 많이 흘린 하루였습니다.

 

 

 

《강화나들길 3코스 개요》

 

▲ 일자 : 2022년 6월 22일 (수)

▲ 코스 : 온수리 버스승강장-성공회 온수성당-강화학생체육관-길상저수지 삼거리-길직1리 마을회관-이규보 묘-연등국제선원-예비군훈련장-인천가톨릭대 정문-탑재삼거리-가능주차장-가릉(강화능내리 석실분)

▲ 거리 : 14.7km

▲ 시간 : 4시간

▲ 안내 : 나홀로

점선 부분은 알바한 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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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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