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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오백리길은 대청호 물길을 따라 대전(동구, 대덕구) 및 충북(청주, 옥천, 보은)에 걸쳐 있는 27구간(6개의 지선 46km포함) 약 300km의 도보길로서 대청호 주변 자연부락과 소하천, 등산길, 임도, 옛길 등을 연결시킨 길입니다. 오백리길은 대청호를 중심으로 해발 200~300m의 야산과 수목들이 빙 둘러져 있어 경관이 아주 뛰어나며 구간마다 특별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테마 길이 많은데, 데이트 코스, 사색 코스, 산행 코스, 가족여행 코스, 자전거 드라이브 코스 등이 있습니다.
오백리길 5구간 “백골산성낭만길”은 신상교에서 출발해 백골산(346m, 백골산성)을 거쳐 와정삼거리에 이르는 13km의 도보길입니다. 5구간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길다는 벚꽃길, 삼국시대에 쌓은 백골산성, 카페가 많은 대청호반의 방축골길을 만납니다.
5구간의 들머리는 대전시 동구 신상동 신상교(동쪽) 아래 흥진마을 갈대.억새 숲길 출발점입니다. 신상교 동쪽에는 대청호 오백리길 안내지도가 있는 곳에서 신상교 우측으로 진입하면 흥진마을 갈대.억새숲길 안내문이 보입니다. 흥진마을 갈대.억새숲길은 약 3.1km에 달하는데, 가족소풍코스와 연인간의 데이트 코스로도 매우 좋다고 합니다. 여기서 호반을 따라 우측으로 들어섭니다. 지난 4코스를 걸을 때 건너왔던 신상교가 좌측으로 보이는군요. 조금 걸어가니 우측으로 마을이 보이는데 아마도 흥진마을일 것입니다. 마을입구에는 대청호 오백리길 5코스의 자세한 안내문이 세워져 있습니다.
길섶에 있는 억새와 대청호의 맑은 물을 보면서 걷는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이정표와 정자를 지나면 호반의 벤치에 양산을 쓴 남녀가 앉아 호수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한 폭의 그림을 연출합니다. 모르지기 이런 낭만적인 길은 의자가 있으면 앉아도 보고, 아름다운 풍경도 즐기면서 유유자적하게 걸어야하지만 우리는 지정된 시간의 제약 때문에 종종걸음을 해야만 하는 현실이 무척 아쉽습니다.
그림같은 풍경의 호반을 돌아나와 좌측으로 둑길을 걸어가니 세계에서 가장 긴 벚꽃길이 있다는 대형 주차장입니다. 벚꽃이 피는 계절에 얼마나 많은 관광객이 오기에 이토록 규모가 큰 주차장이 있는지 모를 일입니다.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571번 지방도로를 따라 가면 조선 중종 때 형조판서 겸 예문관제학을 지낸 충암 김정 선생의 묘소를 지나가지만 5코스는 백골산으로 이어지므로 민가 옆 숲길로 진입해야 합니다. 여기서 백골산까지의 거리가 2.6km여서 상당히 빡쎈 산행이 될 것 같습니다.
백골산으로 가는 길이 무척 가파릅니다. 산길이 워낙 가팔라 등산로는 지그재그로 조성되어 있네요. 오늘 이곳의 낮 최고기온이 섭씨 31도라서 그런지 흐르는 땀을 주체할 수가 없을 지경입니다. 첫 번째 봉우리를 넘어 몇 차례 능선을 오르내립니다. 지도를 보면 능선에는 강살봉(334m), 꾀꼬리봉(324m)을 지나 백골산(346m)으로 이어지는 데 현지에 이를 알리는 이정표가 없어 현재의 위치를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강살봉을 지난 후 400m를 걸어왔다는 이정표가 나오더니 좀 더 걸으니 이번에는 꾀꼬리봉도 이미 지난 백골산 정상(346m)입니다.
대전시 동구 신하동 소재 백골산성은 백골산 정상부에 위치하며 둘레 약 400m 규모로 지어진 테뫼식 산성(산봉우리를 둘러쌓아 만든 산성)입니다. 석축 성벽이 매우 가파른 지형에 축조되어 완전히 무너져 내려 현재 원상을 확인할 길이 없다고 합니다. 이 산성은 지정학적으로 볼 때 서쪽으로는 백제의 전략적 거점인 계족산성, 동쪽에는 신라의 관산성이 위치해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일 것으로 짐작하고 있습니다.
정상에서 조금 가면 묘지가 있는 전망포인트인데요. 여기서는 지난 코스에서 만났단 대청호의 명소인 명상정원(슬픈 연가 촬영지), 잠시 후 가야할 방축골의 카페마을이 잘 조망됩니다. 이제는 하산할 차례인데, 내려서는 길이 매우 가파르네요. 만약 이쪽으로 백골산을 오른다면 정말 힘들 것 같습니다. 안부에서 침목계단을 올라 태봉정을 뒤로하고 다시 긴 계단을 내려서면 571번 지방도로와 만납니다. 아까 벚꽃 주차장에서 백골산으로 오르지 아니하고 편안한 도로를 선택했다면 이쪽으로 왔을 것입니다.
571번 도로변의 데크길을 가다가 좌측 절골마을과 방축마을로 진입합니다. 절골은 백골산 북쪽에 큰 절이 있던 마을이라서 절골이라고 부른답니다. 지나는 길목에는 솟을 대문이 있는 반듯한 한옥이 보이는군요. 넓은 주차장을 지나면 그림 같은 대청호의 풍경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방축골인 이곳은 행정구역상으로는 대전시 동구 신촌동인데 반반한 카페가 많아 쉬어가기에 참 좋은 명소입니다.
이곳 카페마을은 지형적으로 손가락처럼 툭 튀어나온 곳에 위치하며 대청호 조망도 정말 좋은 곳입니다. 카페마을을 뒤로하고 남쪽으로 갑니다. 호반을 벗어나 침엽수림지대를 통과하지 다시 571번 도로와 만납니다. 다행히 도로변에는 안전데크가 설치되어 있어 편안한 발걸음이 가능하지요. 길섶에 하늘거리는 코스모스군락지, 신촌마을표석, 신촌버스정류소를 차례로 지나갑니다. 나무데크길을 가면서 전원주택 같은 집을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신촌리 애향탑과 신촌동 전망대를 지나갑니다. 길목에는 대청호변 벚꽃 명품길, 벚꽃길이 아름다운 대청호 행복누리길 같은 안내문이 길손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네요. 신촌동제2전망대를 뒤로하면 데크길이 사라져 차량이 자주 다니는 도로(571번 지방도)를 걸어야 하기에 발걸음이 무척 조심스럽습니다. 모래재와 사성동을 지나면 드디어 목적지인 와정삼거리입니다. 이곳의 행정구역은 충북 옥천군 군북면 대정리로군요. 삼거리에는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높고 뾰족한 지붕형식의 가옥이 있지만 용도를 잘 모르겠습니다.
오늘 약 14km를 걷는데 5시간 정도 소요되었습니다. 5코스의 이름은 백골산성 낭만길이지만 백골산 등산길은 전혀 낭만적이지 않았습니다. 당국이 오백리길을 설계하면서 왜 백골산을 코스에 포함시켰는지 의문입니다. 이 보다는 571번 도로를 따라 김정선생묘소를 경유하게 했더라면 참 좋았을 것입니다. 오히려 이번 코스에서 낭만적인 길은 흥진마을 갈대.억새숲길과 신촌동 방축골길이었습니다.
《대청호 오백리길 5구간 개요》
▲ 일자 : 2022년 9월 17일 (토)
▲ 코스 : 신성교 동단 흥진마을입구-갈대억새숲길-벚꽃주차장-강살봉-꾀꼬리봉-백골산(산성)-조망대-태봉정-절골입구-방축골길-신촌동전망대-모래재-사성동-와정삼거리
▲ 거리 : 13.9km
▲ 시간 : 4시간 50분
▲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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