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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오백리길은 대청호 물길을 따라 대전(동구, 대덕구) 및 충북(청주, 옥천, 보은)에 걸쳐 있는 27구간(6개의 지선 46km포함) 약 300km의 도보길로서 대청호 주변 자연부락과 소하천, 등산길, 임도, 옛길 등을 연결시킨 길입니다. 오백리길은 대청호를 중심으로 해발 200~300m의 야산과 수목들이 빙 둘러져 있어 경관이 아주 뛰어나며 구간마다 특별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테마 길이 많은데, 데이트 코스, 사색 코스, 산행 코스, 가족여행 코스, 자전거 드라이브 코스 등이 있습니다.
오백리길 8구간 “선비길”은 추소리절골에서 출발해 이지당을 거쳐 석호리 돌거리고개에 이르는 13km의 보도길입니다. 이지당은 조선 중기의 성리학자인 중봉 조헌(1544∼1592)이 제자들을 가르치던 곳에 후학들이 세운 학문연구장소입니다.
8구간의 들머리는 옥천군 군북면 추소리 소재 추소리절골입니다. 절골 느티나무 아래 기도처인 성황당돌탑이 있는 곳에서 좌측으로 내려섭니다. 2기의 석장승을 뒤로하면 부소담악 방향에서 나오는 데크길과 만납니다. 조금 더 가니 부소담악의 평풍바위가 수면에 늘어서 있는 모습입니다. 금강에 떠 있는 부소담악과 육지와 이어진 작은 섬 모양이 어우러져 매우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합니다.
추소리 마을광장 주차장을 지나 비스듬한 오르막 도로를 걸으며 추소리 마을회관을 지나면 이 고장 출신 소설가 유승규(1921-1993)에 대한 안내판이 세워져 있는데, 그는 이무영과 함께 농민문학의 꽃을 피운 소설가라고 합니다. 좋은 기도 동산 앞 차도에서 좌측으로 갑니다. 길을 가면서 좌측을 보면 방금 지나온 추소리 마을 뒤로 부소담악이 멀어져 있습니다. 13 추소리 마을광장 주차장
길이 우측으로 구부러지는 곳에서 좌측의 달빛산책로 방면으로 진입합니다. 그런데 이쪽은 달빛산책로라는 이름은 매우 낭만적이지만 길은 잡풀이 무성하고 낙엽이 쌓여 발걸음을 옮기기가 매우 불편합니다. 특히 내리막 경사가 심해 더욱 그러합니다. 숲을 빠져 나오니 이번에는 강변산책로로 산촌의 밭길을 지나갑니다.
임도를 만나 위쪽으로 오르는데 고갯마루가 제법 가파르군요. 고개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국가생약자원관리센터라는 긴 이름의 정부기관이 있습니다. 이곳은 옥천약용식물재배시험장이로군요. 그 앞의 단풍이 제법 볼만 합니다. 농로와 임도를 걸은 후 차도를 만나 조금 가면 환평리갈림길인데 여기서 유턴하듯 좌측 아래로 내려서서 한 구비를 돌아가면 이번 구간의 가장 명소인 이지당입니다.
옥천군 군북면 이백리 소재 이지당은 서화천변에 자리잡고 있는데, 이지당(보물 제2107호)은 중봉 조헌(1544-1592) 선생이 지방의 영재를 모아 강론하던 곳에 그의 후학인 김만균이 선생을 기리고자 세운 학문연구의 정사(精舍)입니다. 조헌 선생은 조선 중기의 문신으로 유학자 겸 의병장입니다. 그는 임진왜란 때 의병장으로 금산에서 700의병과 함께 순절한 인물입니다. 이지당 입구인 이지당교 서단에는 부소담악자전거길 안내도가 보입니다. 8구간의 이름이 선비길인 것은 아마도 이곳에 이지당이 있기 때문일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지당을 나와 이지당교를 건너며 바라본 이지당은 그 모습이 매우 고즈넉합니다. 서화천 동편에는 생태하천 복원사업이 진행 중인데 각신리 생태습지도 있습니다. 도로를 걷다가 좌측 서화천 변으로 갑니다. 강을 따라 U자로 돌아가니 중장비를 동원한 강변정비사업공사가 한창이로군요. 강변에는 규모가 매우 큰 생태습지가 있네요. 분수대에서 뿜어내는 물줄기가 시원해 보이는데 방향을 바꾸자 무지개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장관입니다.
지오리 양지마을 입구에는 서화천 생태습지 조류관찰대가 있군요. 여기서는 왜가리, 황로, 노랑할미새, 청둥오리 등 10여 종의 조류를 관찰 할 수 있습니다. 지오리에서 서화천을 따라 북쪽으로 갑니다. 도로변에는 주차된 승용차가 여럿 보이는데 이들은 모두 10개 이상의 낚싯대를 드리운 강태공들입니다. 그렇지만 필자가 지나가는 동안 누구 하나도 낚싯대를 당기는 이가 없으니 이들은 물고기 대신 그야말로 세월을 낚는 모습입니다.
수질오염감시장치 옥천면측정소를 지나면 길은 우측인 동쪽으로 이어지는데 길섶에는 분홍색 및 흰색의 국화가 피어 있어 길손의 발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마을입구 이정표에는 중간경유지인 보골(현지 안내문은 보골이 아니라 복골임)갈림길은 우측으로 가야하지만 우리는 직진합니다. 이곳은 해방 전에는 지오리였으나 해방이후 행정구역상 보오리로 변경되었다는군요.
마을을 통과해 작은 저수지를 지나 위로 오르면서 바라보는 메타쉐콰이어숲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도로를 만나니 보골갈림길 이정표가 있군요. 북쪽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걸으며 좌측으로 바라본 메타쉐콰어어숲과 그 뒤로 보이는 산의 능선은 한 폭의 그림 같습니다. 지나온 보오리 마을의 골짜기가 상당이 깊어 보이네요. 길을 가면서 본 우측의 조망도 참 좋습니다.
고갯마루를 넘어가니 좌측에 옥천군자원순환센터 일명 폐기물종합처리장이 나옵니다. 양쪽의 능선 골짜기에 넓은 자리를 차지한 모습입니다. 사실 건축 및 생활폐기물 처리장은 필수적인데 요즘 지자체 주민들은 이런 시설물을 혐오시설로 여기는 님비현상이 만연해 부지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데 이곳은 문외한의 시각에서 봐도 입지선택을 잘 한 것 같습니다.
이평리 강변하얀집을 지나면 금강을 다시 만납니다. 이지당과 대청호 생태습지가 있던 곳의 서화천이 드디어 금강과 합류한 모습이로군요. 여기서 도로를 따라 고개를 넘어가면 석호리입니다. 고개를 넘으며 바라보는 하늘을 정말 푸르네요. 석호리마을회관과 정자(목장승)를 지나면 목적지인 돌거리고개입니다.
오늘 약 15km를 걷는데 3시간 반이 소요되었습니다. 이미 지적했듯이 옥천군의 경우 오백리길에 대한 안내가 전혀 없어 지도와 지형을 잘 살피며 걸어야 하므로 전문가의 안내가 필요합니다. 이번 구간은 선비길이라는 이름은 멋지지만 선비가 걷기에는 불편한 곳이 제법 있어 쉬운 길은 아니었습니다.
《대청호 오백리길 8구간 개요》
▲ 일자 : 2022년 11월 19일 (토)
▲ 코스 : 추소리절골 느티나무-추소리마을주차장-국가생약자원관리센터-환평리갈림길-이지당-이지당교-각신리생태습지-서화천 생태습지-조류관찰대-수질오염 옥천면측정소-보오리-보골삼거리-옥천군 폐기물종합처리장-이평리 강변하얀집-석호리마을회관-석호리장승-돌거리고개
▲ 거리 : 14.8km
▲ 시간 : 3시간 35분
▲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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