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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안동시 소재 안동 선비순례길은 안동호의 절경과 다양한 유교문화 유적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자연친화적인 탐방코스로 9개 코스 91km의 도보길입니다. 여행자들은 길을 걸으며 선비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서당, 서원, 향교, 고택 등을 만나게 되는데, 특히 도산서원, 퇴계종택, 이육사문학관, 농암종택, 도산온천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어 천천히 걸으며 힐링(healing)관광을 즐길 수 있습니다.
안동선비순례길 9코스 “서도길”은 안동 수운정에서 출발해 가송마을과 고산정을 거쳐 고산정 입구에 이르는 7.4km의 도보길로, 퇴계의 문하생들이 수운정을 오가며 서도를 익혔던 길입니다.
안동선비길 9코스 출발지는 안동시 도산면 태자리 소재 안동 수운정입니다. 수운정(水雲亭)은 16세기에 퇴계 이황 문하에서 학문을 닦은 학자 매헌(梅軒) 금보(琴輔, 1521∼1586)가 60세 때 처음 지은 건물로 후손들이 금보의 학덕을 기리기 위하여 1933년에 중수한 것입니다. 수운정이라는 이름은 물과 구름을 벗하며 학문을 닦고 후학을 양성한다는 뜻으로 금보가 지었습니다.
9코스는 온은천을 따라 조성된 도로(태자로)를 걷는 길입니다. 길을 가면서 수운정을 쳐다봅니다. 학교처럼 보이는 건물은 폐교된 태자분교입니다. 방금 지나온 수운정은 태자산(太子山) 아래 남서향으로 자리 잡고 있는데 이 집터는 원래 신라시대에 창건된 태자사(太子寺)가 있던 자리이며 오른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는 태자사지 귀부 및 이수가 남아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수운정과 9코스를 걷는 길목에도 “안동 태사자지 귀부 및 이수 (太子寺址 龜趺 및 螭首)”관련 안내문이 없어 이곳을 찾을 기회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일반적으로 비석을 이야기할 때 비석 아래 받침돌인 거북이모양을 귀부라 하고, 글씨가 새겨진 부문은 몸돌(비몸), 용이 새겨진 머릿돌을 이수라 합니다. 이들은 지금은 폐교가 된 태자분교 왼쪽의 밭가에 자리하고 있는 비의 일부분으로 이곳에 있었던 옛 태자사의 유물일 것으로 짐작됩니다.
비는 통일신라 후기의 승려인 낭공대사의 것으로 전하고 있는데, 현재 비몸은 사라지고 받침돌과 머릿돌만 남아있습니다. 네모진 바닥돌 위로 엎드려 있는 비받침의 형상은 전체모습이 닳아 있어서 옛 모습을 확인할 수 없으며, 받침 위에 놓아둔 머릿돌은 구름무늬가 가득 조각되어 있고, 앞면 가운데에는 비명칭을 새기는 네모난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제작된 시기는 조각수법과 형태로 보아 고려 전기인 것으로 보입니다. (자료/국가유산청)
길 아래 온은천 바닥에는 비석하나가 보여 내려가 보니 퇴계선생태자산반석시비(退溪先生太子山盤石詩碑)라고 적혀 있습니다. 비석 뒷면에는 유태자산반석(遊太子山盤石)과 시문이 적혀네요. 그러고 보면 카카오지도와 네이버지도에도 나타나지 않은 태자산이 이곳 태자분교의 뒷산임을 알 수 있습니다.
태자1리 마을회관에서 35번 국도(퇴계로)를 만나 동쪽으로 갑니다. 태자1리 이정표를 뒤로하자 산기슭에 보이는 태양광 집열판이 미관상 좋아 보이지 않군요. 멀리 청량산 축융봉이 우뚝합니다. 태자1리 버스정류장을 지나면 35번 국도는 고리천을 따라 달립니다.
고리천은 이내 낙동강과 합류하고 우리는 좁은 도로를 따라 남하합니다. 맞은편 낙동강변의 절벽단애는 축융봉이 만든 절경으로 고산정 앞 도산구곡의 제8곡인 고산곡을 이루는 협곡입니다. 가송리 마을회관에 도착해 여정을 마무리합니다.
오늘 약 7km를 걷는데 1시간 반 정도 걸렸습니다. 사실 이번 9코스는 아무런 볼거리도 없는 평범한 도로길이기에 왜 안동선비순례길에 포함시켰는지 의아합니다. 아무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선비순례길을 완주했습니다. 산악회 또는 개인차원에서 후반부로 갈수록 이 길의 답사기가 없는 것은 그 이름처럼 걷기가 편안하지 않은 때문일 것입니다. 지금까지 쓴 필자의 졸필이 후일 이 길을 걷는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기를 바랍니다.
《안동선비순례길 9코스 개요》
▲ 일자 : 2024년 11월 16일 (토)
▲ 코스 : 안동수운정-태자1리 마을회관-고리천변-낙동강변-가송리 마을회관(고산정 맞은편)
▲ 거리 : 7.2km
▲ 시간 : 1시간 35분
▲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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