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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남한지역을 일주하는 코리아 둘레길은 동해안의 해파랑길, 남해안의 남파랑길, 서해안의 서해랑길, 휴전선의 DMZ 평화누리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중 서쪽바다와 함께 걷는 서해랑길은 전남 해남의 송호리 땅끝탑에서 출발해 서해안을 따라 북쪽 인천 강화도 평화전망대에 이르는 109개 코스 1,800km에 달하는 장대한 트레일 코스입니다. 이 길을 걸으며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드넓은 갯벌과 황홀한 일몰, 그리고 종교와 문물교류의 역사를 만나게 됩니다.

서해랑길 당진 82코스는 당진시 송산면 유곡리 유곡2교차로에서 출발해 당진시 송악읍 복운리 복운리나눔숲에 이르는 14.3km의 도보길로 바다를 메운 땅 위에 오손 도손 모여 있는 마을과 마을을 잇는 코스이며 서해대교 서단까지 이어집니다. 길을 걸으며 소설 상록수의 작가 심훈이 직접 설계한 집인 당진 필경사 및 심훈기념관, 서해안 시대의 관문인 서해대교를 만납니다.

82코스의 출발지는 당진시 송산면 유곡리 유곡2교차로입니다. 교차로에서 잠시 서쪽으로 가는데 북으로 바라보면 당진엠코타운아파트가 빌딩숲을 이루고 있습니다. 사거리갈림길에서 남쪽으로 방향을 돌립니다. 해링턴플레이어스에듀타운아파트도 고층이로군요. 당진에 이처럼 높은 아파트타운이 있는 줄 미처 몰랐습니다. 맞은편 언덕에는 당진유곡교회가 우뚝하네요.





고갯마루에 올라 CU편의점이 있는 곳에서 동남쪽 소로로 진입합니다. 지나가는 길목에는 화사한 단풍이 남아 있군요. 길섶에 공장 건물이 보이는 가운데 녹색의 식물이 반겨줍니다. 농사용 도로처럼 보이는 길은 포장이 되어 있고 자동차 통행도 가능합니다. 가을추수가 끝난 논은 다가올 겨울을 기다리는 모습입니다. 논에는 곤포 사일리지(가축사료용 건초더미)가 많이 놓여 져 있네요.





북쪽 해안가에는 현대제철 당진일관제철소가 멀리 바라보입니다. 개천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가는데 개천에는 무슨 공사가 한창이더군요. 논에는 엄청나게 많은 철새들이 몰려와 아름다운 노래를 들려줍니다. 송악읍 정곡리마을회관을 지나가는데 지금 걷는 이 길은 송악읍 마중길입니다. 작은 고갯마루를 넘으니 주렁주렁 매달인 감나무가 탐스럽습니다. 송악읍 월곡리 길을 지나갑니다. 다시 작은 고갯마루를 넘노라니 여러 기의 장승과 솟대가 길손을 반겨주네요.












그물망에 메주를 넣어서 말리는 모습이 매우 이채롭습니다. 필자가 자란 시골마을에서는 이런 그물망을 사용하지 않고 그냥 새끼줄로 묶어 걸어 놓았거든요. 월곡리 마을회관과 하나로영농조합법인을 뒤로하고 마을길을 걸어가는데 수령 540년 이상된 보호수 은행나무가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서 있습니다. 여기서도 현대제철소가 보이니 그 방대한 규모를 짐작할 수 있겠지요.



까치집과 감나무가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을 보면서 부곡2리마을회관을 지나면 당진상록수교회가 멀리 보입니다. 차도를 따라 남쪽으로 가면 좌측에 당진 필경사가 있습니다. 당진시 송악읍 부곡리 소재 당진 필경사는 일제강점기 시인이자 소설가인 심훈 관련주택입니다. 이 집은 항일시인이자 계몽문학의 선구자인 심훈(1901∼1936) 선생이 1934년에 직접 설계하여 지은 집으로 필경사(筆耕舍)는 당호입니다. 심훈 선생의 농촌계몽소설 「상록수」는 바로 이곳에서 집필한 작품이며, 집은 동남향으로 자리 잡고 있어 앞으로 넓은 들이 펼쳐지고 북동쪽으로 서해 바다가 보입니다.




필경사 경내에는 상록수의 주인공(박동혁, 채영신)을 조형물로 제작해 전시하고 있는데 필경사는 보수공사 중이어서 가옥 내부를 볼 수 없음이 유감이었습니다. 이웃한 심훈기념관은 일제강점기 소설가 겸 시인 및 영화인이었던 심훈 선생의 항일 및 계몽정신을 후세에 선양하고자 건립한 기념관입니다. 기념관은 민족의식의 태동, 저항의 불꽃, 희망의 빛, 그날이 오면, 상록수 및 계몽운동의 씨앗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기념관 옥상에는 대표작인 “그날이 오면”의 시비와 선생의 동상이 세워져 있습니다.







기념관을 둘러보고는 부곡1리마을회관을 지나 남쪽으로 갑니다. 부곡2교를 건너 북부산업로를 따라 가다가 북부산업로를 가로지르는 보행자 전용육교를 건너 계속 남하합니다. 아산국가산업단지 부곡지구 표석 옆에 서해랑길 83코스 지도가 있습니다. 이곳은 바로 복운리나눔숲입니다. 당진시 송악읍 복운리 소재 복운리 나눔숲은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이 거주하는 녹지취약지역 생활권 주변에 녹지환경을 개선해 국민 여가활동 및 복지 증진에 기여하는 사업으로 산림청 산하 녹색사업단 공모사업에 선정돼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이곳에는 계수나무, 명자나무 등 수목식재, 산책로 포장, 시설물 설치 등으로 장애 유무, 연령 등에 관계없이 모든 시민들이 이용하기에 불편함이 없는 생활 속 녹색공간을 조성했습니다.









이곳은 서해대교 서단이지만 숲으로 인해 서해대교의 모습은 보이지 않네요. 오늘 15km를 걷는데 4시간 남짓 소요되었습니다. 길을 걷는 내내 포장된 도로만을 걸어 발바닥으로 전해지는 촉감이 매우 딱딱했으며 가을 추수를 끝낸 들판은 상당히 황량했습니다. 다만 일제강점기 작가인 심훈이 말년에 상록수를 집필한 초가인 필경사와 그를 기리는 심훈기념관을 만난 것은 망외의 소득입니다.
《서해랑길 당진 82코스 개요》
▲ 일자 : 2025년 11월 29일 (토)
▲ 코스 : 유곡2교차로-정곡리마을회관-월곡리마을회관-부곡2리마을회관-당진 필경사(심훈기념관)-복운리나눔숲
▲ 거리 : 15.1km
▲ 시간 : 4시간 5분
▲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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