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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오백리길은 대청호 물길을 따라 대전(동구, 대덕구) 및 충북(청주, 옥천, 보은)에 걸쳐 있는 27구간(6개의 지선 46km포함) 약 300km의 도보길로서 대청호 주변 자연부락과 소하천, 등산길, 임도, 옛길 등을 연결시킨 길입니다. 오백리길은 대청호를 중심으로 해발 200~300m의 야산과 수목들이 빙 둘러져 있어 경관이 아주 뛰어나며 구간마다 특별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테마 길이 많은데, 데이트 코스, 사색 코스, 산행 코스, 가족여행 코스, 자전거 드라이브 코스 등이 있습니다.
오백리길 11구간 “말티고개길”은 석탄리 고인돌공원에서 출발해 청마리 아자학교에 이르는 11km의 도보길입니다. 그런데 이 구간은 처음부터 목적지까지 임도(동이청마임도)로만 조성되어 있어 얼핏 들으면 상당히 쉬울 것 같지만 가장 높은 맡티고개의 해발고도가 410m에 달하므로 결코 만만치 않은 도보길임을 유념해야 합니다.
11구간의 들머리는 옥천군 동이면 석탄1리 안터선사공원입니다. 이 공원은 옥천의 선사시대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곳으로 고인돌 1기 및 선돌 1기가 있는 곳입니다. 마을입구 안터슈퍼가 있는 마을을 지나 한적한 길을 약 400m 정도가면 지양리갈림길인데, 여기서 좌측 청마리 10.6km 이정표를 따라 걷습니다.
바위솔 이정표를 뒤로하면 안터지구 반딧불이 생태탐방지 안내문이 있네요. 대청호 안터지구 생태관광 조성은 이곳이 개똥벌레라고 불리는 반딧불이의 서식지로 생태관광지역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대청호 환경보전, 그리고 농촌체험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골짜기여서 응달인 임도에는 눈이 많이 쌓여 있어 길이 제법 미끄럽습니다. 임도는 점점 고도를 높이다가 약간 내리막 지점에 있는 한반도 전망대에 올랐는데, 보이는 것이라고는 금강변에 펼쳐진 산과 강만 보일뿐 한반도지형의 모습은 찾을 수가 없어 실망입니다.
이제부터는 내리막인데 길이 매우 구불구불하네요. 용도를 알 수 없는 건물 앞에는 생명강교회 안내문이 붙어 있고 현지 이정표에는 생명강전원마을(피실 갈림길)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여기서 우측으로 임도를 오르는 데 오늘 구간 중 가장 힘든 길이 시작됩니다. 점점 고도를 높일수록 금강의 물길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그 뒤로 옥천지방의 여러 산들이 산그리메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기상청의 기상자료수집시설물을 뒤로하고 평평한 임도를 가다가 다시 오르면 오늘 임도중 가장 높은 고갯마루인데 이곳에 대청호 오백리길 공식 이정표가 나무에 붙어 있습니다. 나중에 GPS로 확인해 보니 해발고도가 410m네요. 비록 임도라서 길은 반듯하지만 웬만한 산을 넘는 것처럼 상당히 힘든 여정입니다. 이 고개의 북동쪽에는 탑산(532m)이 있지요. 그런데 인터넷의 11구간 지도에는 탑산의 위치가 북쪽으로 잘 못 표시되어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이제부터는 내려가는 일만 남았습니다. 말티고개 삼거리(석탄리와 청마리를 잇는 삼거리)를 지나 상당히 깊은 골짜기를 지나가는데 눈이 더욱 많이 쌓여있네요. 골짜기를 벗어나면 목적지인 청마리마을입니다. 청마리마을을 알리는 대형표석과 이정표가 세워져 있군요. 이웃한 건물에는 농악을 소재로 한 벽화가 그려져 있어 눈길을 끕니다.
이곳 청마리에는 충북 민속문화재인 옥천 청마리 제신탑이 유명합니다. 원탑(제신탑)은 둥그스름하게 다듬은 돌을 쌓아 세운 탑으로 마한시대부터 마을경계표시나 풍수상의 액막이구실을 하였으며, 마을의 풍년과 안녕을 비는 신앙의 한 형태였습니다. 제신당(제당)으로 불리는 이곳의 신앙 유적은 원탑(제신탑), 솟대, 장승, 산신당 등 4가지의 복합적인 문화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원탑(제신탑)은 지름 5m, 높이 약5m 정도의 크기로 잡석을 원추형으로 쌓아 올렸고, 솟대는 높이가 약5m로서 긴 장대 끝에 새 모양을 깎아 만들어 올려놓아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신간(神竿)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장승은 통나무에 사람의 모습을 먹으로 그려 놓은 마을을 지키는 수문장이고, 산신당은 뒷산 소나무를 신목(神木)으로 모신 자연신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이 마을에서는 매년 음력 정초에 날을 잡아 산신제를 올리며, 솟대와 장승은 4년마다 윤달이 드는 해에 새로 세웠습니다.
이곳에는 우산초등학교 청마리분교(폐교)를 활용한 옥천옻문화단지 옻배움터가 있으며 바로 이웃에는 금강을 가로지르는 청마교가 있습니다. 오늘 약 11km를 걷는데 3시간 반 정도 소요되었습니다. 사실 임도는 반듯해서 안전하게 걸을 수 있었지만 참 지루했고 보이는 풍경도 무미건조했습니다. 또한 오늘은 이번 겨울철 가장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매우 나쁨 및 최악단계) 먼 곳의 풍경이 희뿌옇게 보였고 마스크를 쓴 채 걸으려니 숨이 답답했습니다. 낮 최고기온이 영상(섭씨 5도, 단 체감온도 2도)이어서 비교적 포근한 가운데 새해를 맞아 눈을 마음껏 밟아본 것을 자위하면서 등산버스에 오릅니다.
《대청호 오백리길 11구간 개요》
▲ 일자 : 2023년 1월 7일 (토)
▲ 코스 : 안터선사공원-지양리갈림길-한반도전망대-생명강전원마을-갈마골갈림길-말티고개-청마리말티마을(제신탑)
▲ 거리 : 11.5km
▲ 시간 : 3시간 20분
▲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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