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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오백리길은 대청호 물길을 따라 대전(동구, 대덕구) 및 충북(청주, 옥천, 보은)에 걸쳐 있는 27구간(6개의 지선 46km포함) 약 300km의 도보길로서 대청호 주변 자연부락과 소하천, 등산길, 임도, 옛길 등을 연결시킨 길입니다. 오백리길은 대청호를 중심으로 해발 200~300m의 야산과 수목들이 빙 둘러져 있어 경관이 아주 뛰어나며 구간마다 특별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테마 길이 많은데, 데이트 코스, 사색 코스, 산행 코스, 가족여행 코스, 자전거 드라이브 코스 등이 있습니다.
오백리길 6구간 “대추나무길”은 와정삼거리에서 출발해 꽃봉갈림길과 회남대교 및 남대문교를 건너 남대문공원에 이르는 16km의 도보길입니다. 6구간은 시작지점에서부터 북쪽으로 이어진 능선을 따라 가다가 국사봉(319m) 직전에 좌측 대청호반으로 빠져 산행을 마치고 법수리방면의 대추나무단지에서 대규모로 조성된 대추나무밭을 보며 마지막 무더위를 잊게 됩니다.
6구간의 들머리는 충북 옥천군 군북면 대정리 소재 와정삼거리입니다. 삼거리에서 동쪽으로 조금 이동한 후 힐호텔 맞은 편 꽃봉 1.7km 이정표를 보면서 민가가 있는 길로 들어서면 바로 숲으로 이어집니다. 숲속 등산로는 이외로 매우 부드러운데, 가끔씩 보이는 조망을 감상하면서 발걸음을 옮기면 꽃봉갈림입니다. 여기서 동쪽인 우측으로 800m 지점에 꽃봉(283m)이 있는데 이는 다음에 답사할 오백리길 7구간(부소담악길)에 포함된 코스입니다.
여기서 북쪽의 능선을 따라 3.5km거리에는 국사봉이 있지요. 능선 우측으로 대청호의 모습이 보였다가는 사라지기를 반복합니다. 출발점의 행정구역은 옥천군 군북면이었는데 지금 걷는 이 능선은 대전관역시 동구입니다. 길을 갈수록 능선 좌우로 조망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우측으로는 나중에 건너야할 회남대교의 모습이 아련하고, 좌측으로는 대청호의 다른 풍경이 멋지게 펼쳐집니다.
하늘을 찌를 듯한 침엽수립지대를 지나 고도를 낮춘 개치고개에서 국사봉 능선을 벗어나 좌측으로 조금 내려서면 571번 지방도로가 지나는 토방대입니다. 그런데 개치고개에 아무런 이정표가 없는 게 매우 아쉽더군요. 토방대에서 도로 좌측의 주촌마을로 갑니다. 길섶의 감나무에는 누렇게 익은 감이 주렁주렁 달려 있고 가을의 전령인 코스모스도 하늘거리고 있습니다. 구절초도 다소곳하게 피어 있는 가운데 성급한 단풍나무는 벌써 붉은 옷으로 갈아입을 채비를 하는 중입니다.
평화롭게 보이는 대청호를 보면서 오동리 주촌마을을 돌아와 다시 571번 지방도로와 만납니다. 토방대.오동 버스정류장을 지나 지방도로 좌측으로 내려서서 문화류씨 묘소를 뒤로합니다. 길을 가면서 내려다보는 붉은 지붕의 건축물과 대청호의 푸른 물이 묘한 대조를 이루는군요. 비포장 임도를 이용해 작은 고갯마루를 넘어 가다가 묘지를 지난 후 잠시 호청호반의 반영을 감상합니다.
그런데 여기서부터 오백리길이 분명치 않습니다. 길은 희미한데 대전구간에서 자주 보던 그 흔한 리본도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가뭄에 콩 나듯 부착되어 있는 대청호 오백리길 안내 문만으로는 이런 숲속을 헤쳐 나가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이곳은 행정구역상 충북 보은군 회남면인데 대전에서는 오백리길 관리를 잘 하지만 보은군의 경우 인력이 부족한지 아니면 관심이 없는지 관리가 전혀 안되어 있어 앞으로 이 지역의 답사가 걱정됩니다. 아무튼 어렵사리 길을 제대로 찾아 숲속을 빠져 나오니 드디어 기다리던 대추나무단지입니다.
지붕이 있는 온실 내의 대추밭을 지나자 이번에는 야외에 조성된 대규모 대추나무밭이 여행자의 발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완만한 산비탈에 조성된 대추나무단지를 지나며 위로 오르니 인부들이 모여 점심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요즘 대추값이 매우 비싸다는데 이 정도의 대추농장이면 풍족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추나무단지를 뒤로하고 발길을 재촉하면 보은군 회남면 법수리 우무동 버스정류장인데 아까 만났던 571번 지방도로입니다. 지나는 길목에 국사봉 등산안내도가 세워져 있군요. 어부동에서 좌측 두 번째 대추나무단지가 있는 곳은 답사를 생략하고 그냥 도로를 걷습니다. 오늘이 10월 초인데도 불구하고 낮 최고기온이 섭씨 27도까지 올라 상당히 무더운 날씨여서 다소나마 거리를 단축한 것입니다. 길섶에 있는 누리장나무의 열매를 만났는데 색상과 생긴 모습이 정말 환상적입니다.
도로변 대추나무에도 대추가 탐스럽게 열려있습니다. 대청호반에는 이제는 금강이라는 안내문이 보이기 시작하네요. 드디어 아까 국사봉능선을 걸으며 먼발치에서 보았던 회남대교입니다. 회남대교는 충청북도 보은군 회남면 사음리와 신곡리를 이어주는 대청호에 놓인 다리로 길이 450m, 너비 10m의 2차선 교량입니다. 다리를 건너며 바라보는 조망이 매우 시원하군요.
회남대교를 건너 길을 걸으며 신곡리양중지 버스정류장과 양지공원가든을 지나갑니다. 도로변 강은 금강이 아니라 회인천이라고 하네요. 회인천은 원래는 금강으로 흘러드는 작은 하천이었지만 대청댐 조성으로 수량이 풍부해져 국가하천으로 관리할 만큼 큰 하천으로 변모한 듯 보여 집니다. 강변의 숲이 마치 기린처럼 보이는군요. 달빛호수펜션과 판장횟집을 지나갑니다. 이곳은 대청호 물안개가 피는 신곡마을이랍니다.
정문공원과 남대문삼거리를 지나 남대문교를 건너면 목적지인 남대문공원입니다. 남대문공원 쪽에는 회남면 수몰유래비가 있군요. 오늘 16km를 걷는데 4시간 반이 소요되었습니다. 대전 소재 국사봉 능선을 걸을 때는 이정표가 잘 되어 있었지만 충북 보은지방으로 들어선 이후 그간 자주 보았던 리본 하나 보이지 않아 길이 헷갈렸고 또 대청호반으로 길을 너무 꼬불꼬불하게 설계해 거리를 늘린 게 아쉬웠습니다. 다만 대추나무길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법수리의 대추나무농원은 그 규모도 대단했고 시기적으로도 대추가 풍년이어서 정말 반가운 만남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회남면은 대추나무의 고장입니다.
《대청호 오백리길 6구간 개요》
▲ 일자 : 2022년 10월 1일 (토)
▲ 코스 : 와정삼거리-꽃봉갈림길-개치고개-토방대-오동안골-대추나무단지-어부동-사음리-회남대교-양지공원가든-신곡마을-남대문교-남대문공원
▲ 거리 : 16km
▲ 시간 : 4시간 25분
▲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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