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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최진실이 MBC 주관의 연기대상후보에 오른 것을 두고 그녀에게 이 상을 꼭 주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이 글에 대하여 다음 측도 베스트뉴스 상위에 올려놓았고, 많은 추천이 있는 것으로 봐서 상당수 독자들이 이에 찬성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댓글을 보면 그래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대부분이다.  


글쓴이가 최진실의 실제모습을 본 것은 아마도 1991년이었을 것이다. 그 당시 나는 삼청동 감사원 인근의 한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을 때었는데, 점심을 먹기 위해 삼청동 길을 걷고 있었다. 그 때 무슨 드라마인지를 촬영하는 현장을 목격했는데 그 여주인공이 바로 최진실씨였다. 그녀는 매우 가냘픈 몸매를 가지고 얼굴이 작은 미인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녀가 출연한 영화를 가장 재미있게 본 것은 박중훈과 열연한 <마누라 죽이기>이였다. 사실 글쓴이는 영화나 드라마를 자주 보는 편이 아니어서 그 후로는 별로 그녀의 작품을 보지 못했지만 언제부터인지 최진실은 국민여배우라는 호칭을 받을 정도로 유명해졌다. 동양적인 깜찍한 외모와 어떤 배역도 잘 소화해 내는 연기는 계층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의 사랑을 받아 왔다고 생각된다.


그런 그녀가 현역 야구선수인 조성민과 결혼 후 이혼이라는 아픔을 겪으면서도 브라운관에서 계속 성숙한 연기를 보여 주었다. 그런데 지난 10월 초 그녀가 돌연 자살했다는 청천벽력 같은 뉴스가 전해졌다. 그녀가 죽은 후 그녀를 추모하기 위해 묘지를 찾는 방문객이 늘어나 묘지관리소 측은 묘지주변을 재정비하였다고 한다. 그만큼 그녀는 갔지만 그동안 우리 국민의 가슴속에 강렬한 인상을 심어 준 것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문제는 그녀가 해서는 안 되는 자살을 한데 있다. 그녀 나름대로 엄청난 정신적 고통이 있었을 것이다. 먼저 자살한 탤런트 안재환씨 관련 악성루머, 전 남편 조성민씨와 갈등지속, 기타 계속적인 인기관리를 위한 고뇌 등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벼랑에 몰렸을 수도 있다. 직접 당사자의 입장이 되어보지 못한 제3자가 당사자의 고통을 어찌 상상이나 할 수 있을 것인가!


부채문제로 자살한 안재환씨,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부터 공개적으로 망신을 당한 후 자살한 전 대우건설사장 N씨, 대북관련 비자금문제로 수사를 받게되자 자살한 전 현대그룹 회장 정몽헌씨 등은 자살하는 순간 그것이 최선의 대안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자기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태어났지만 그렇게 죽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특히 사회의 지도층에 있는 인사는 자신의 행동이 선량한 국민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생각해야한다. 더욱이 자라나는 청소년의 경우 연예인의 자살은 심각한 자살충동현상을 유발하여 큰 후유증을 낳게 된다고 한다. 그녀의 자살은 이런 측면에서 크게 잘못되었다.


그녀는 자살이라는 외길을 선택하는 대신 자신이 처한 심경을 기자회견을 통해 솔직히 밝히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더라면 국민의 가없는 사랑을 받았을 것이다. 그녀는 자살함으로써 모든 고통에서 영원히 해방되었겠지만, 그로 인해 지금껏 그녀를 사랑한 많은 국민들에게 허탈감을 심어 주었다. 지금처럼 경제가 어려운 때 그녀가 밝은 얼굴로 드라마나 영화 또는 심지어 광고에서 우리국민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더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본다.


그런 그녀에게 연기대상을 수여하자는 주장은 한마디로 뜬금 없다. 군인이 전쟁 중 사망하거나 소방관이 진화작업으로 순직할 경우 사후에 훈장을 수여하는 것을 예로 든 것은 너무나 엉뚱하다. 이들은 국가와 사회를 위해 목숨을 바친 것이기 때문에 비교대상이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가 일제의 압제 하에 있을 당시 이준 열사는 헤이그에서 우리민족의 자주독립능력을 세계에 과시하기 위해 자결하였고, 민영환 선생은 일제치하에서 나라를 빼앗긴 설움을 참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런 자결(자살)은 국가와 민족을 위한다는 대의명분을 가지고 개인의 목숨을 초개같이 버린 애국지사이다.


그런데 최진실은 죽음으로서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나. 위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으며, 그녀를 사랑한 일반국민들을 실망시켰다. 이런 그녀에게 어찌 연기대상을 수여할 수 있을 것인가! 연기대상후보를 어떤 기준에 의해 선정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후보에 오른 것 자체가 대상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일이다.


어찌 되었던 그녀는 우리 곁을 떠났다. 그녀를 잊지 못하는 팬 카페 회원들이 그녀를 추모하는 것은 자유이지만 이제 그녀가 공개적으로 언론에 노출되는 것도 그리 바람직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최진실에게 상을 주어 명예를 회복시키자고 주장하지만, 그녀는 자살을 선택한 순간 그녀가 지금까지 쌓아온 자신의 명예를 헌신짝처럼 버렸음을 알아야 한다. 그녀가 만약 자살이 아닌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면 연기대상뿐만 아니라 더 큰상을 내려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이와 유사한 자살의 재발방지차원에서도 역사는 그녀에게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어야 한다. 그녀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이 글은 참기 어렵겠지만 아무리 연약한 여자라도 공인의 처신은 어떠해야 하는지를 바로 아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녀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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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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