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자의 처마 뒤로 보이는 기암봉
암자와 단풍 뒤로 보이는 부처바위
사리탑으로 오르는 길목의 단풍
암자보다 암릉과 조망 좋은 설악산봉정암
국립공원 설악산, 외설악을 대표하는 사찰이 소공원의 신흥사라면 내설악을 대표하는 사찰은 용대리의 백담사이다. 백담사는 영시암, 오세암, 봉정암 같은 부속암자(말사)를 거느리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봉정암은 해발 1,244m에 위치한 천년고찰이다.
봉정암은 신라 선덕여왕 13년(644) 자장율사가 중국 청량산에서 구해온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봉안하려고 시창(始創)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 후 원효대사, 고려 때 보조국사, 조선 때는 환적스님과 설정스님이 쓰러진 암자를 다시 세웠다고 전한다.
옛날부터 스님들이 봉정암으로 가는 길은 극기훈련이었다고 한다. 깔딱고개를 오르는 길은 로프에 몸을 의지한 채 두 손과 두 발을 이용하여 기어올랐기 때문이다. 오늘날에는 등산로 정비가 잘되어 있지만 그래도 봉정암을 방문하려면 적어도 왕복 8∼9시간 정도의 산행을 할 수 있는 기본 체력이 있어야 한다. 가장 오르기 편한 백담사에서 봉정암까지 거리는 편도 10.9km에 이른다.
봉정암은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의 하나이다. 적멸보궁은 부처님의 석불 대신 진신사리를 모신 사찰이다. 따라서 적멸보궁에는 불상이 없다.(적멸보궁 전각에는 겨울용 가림막이 걸려 있어 사진을 찍지 못했다.) 그 대신 조망이 좋은 암봉 위에 5층석탑을 세우고 그기에 부처님의 사리를 모셨다.
봉정암은 등산객들의 쉼터이다. 여기를 찾는 사람들은 백담사에서 오르거나 대청봉과 소청봉을 거쳐 내려온 사람들이다. 대부분 체력이 많이 소진된 상태로 사찰을 둘러보거나 배낭을 내려놓고 요기를 하기도 한다. 글쓴이도 한계령에서 출발하여 중청과 소청을 거쳐 이곳에 도착하였다.
소청산장에서 내려서며 바라본 봉정암 뒤의 기암괴석
암자 경내에서 바라본 기암봉
봉정암 마당
해발이 매우 높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새빨간 단풍이 아름답게 남아 있는 게 놀랍다. 왜냐하면 이미 해발 1천 미터 이상의 고봉에 있는 나무들은 나뭇잎을 모두 땅위로 내려놓았기 때문이다.
암자 뒤의 부처바위
불타는 듯한 단풍
범종각과 적멸보궁 전각, 산령각을 지나 사리탑으로 오르는 길의 거대한 암벽에 석가사리탑(釋迦舍利塔)이라고 새겨져 있다. 큰 바위의 형상은 사람의 옆얼굴모습이다. 코와 입 그리고 이마의 모습이 선명하다.
윤장대(당초 승려들이 경전 등을 보관하며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팽이처럼 회전하는 구조를 꾸몄는데, 후에는 글을 읽지 못하는 중생을 위해 돌리는 것만으로도 경전을 읽은 것과 같은 공덕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가 부여됐음)
산령각
사람 얼굴 형상의 바위
불자인 등산객들은 5층 석탑인 사리탑에 열심히 참배한다. 여기서 동쪽을 바라보면 소청봉 아래 계곡에 자리잡은 봉정암의 모습이 잘 조망된다. 그러나 현재 이른 아침 시각(09:30)이라 역광으로 인하여 사진을 제대로 담을 수 없음이 흠이다.
부처님 사리가 보관된 5층석탑
139 사리탑에 참배하는 불자들
봉정암
이곳은 바로 악명 높은 용아장성릉이 시작되는 곳이다. 안전을 위해 현재 출입이 전면 통제되어 있지만 산꾼들 사이에서는 용아장성릉의 답사는 무용담으로 통한다. 이곳에 서면 현란한 암릉이 춤추는 용아장성릉의 아찔한 모습과 가야동계곡 건너 공룡능선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용아장성릉
공룡능선
우뚝 솟은 기암봉
봉정암은 천년고찰이며 적멸보궁이지만 사찰보다는 주변의 암릉과 조망 그리고 단풍이 매우 아름다운 암자이다. 어느 계절에 찾아도 암릉은 항상 그 자리에 있으니 방문객은 기암군의 모습에 그만 압도당하고 만다.(2009. 10. 10)
봉정암 위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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