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설악 백담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3교구 본사인 신흥사의 말사이다. 신라 진덕여왕 1년(647) 자장이 창건하였는데, 처음에는 한계령 부근의 한계리에 절을 세우고 한계사라고 하였다. 신문왕 10년(690)에 불타버려 성덕왕 18년(719)에 재건하였는데, 그 후에도 수 차례 화재로 소실되어 재건을 되풀이하였다.
현재의 위치에 절을 다시 세운 것은 1455년 여섯 번째로 불타고 난 후인 1456년이다. 그 후 다시 한번 불탔으며, 근대에 이르러 한용운이 머물면서 《불교유신론》《십현담주해》《님의 침묵》을 집필하였다. 6·25전쟁 때 소실되었다가 1957년에 재건하여 오늘에 이른다.
백담사가 일반에게 잘 알려진 것은 아마도 5공청문회 결과 전두환 전 대통령 부부가 이곳 백담사에서 은둔생활을 시작한 이후일 것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1988년 11월부터 2년 간 이곳에서 보냈다. 그 당시 전직 대통령을 태운 차량이 용대리에서 백담사까지 운행하는 모습을 생중계로 본 기억이 생생하다.
글쓴이는 백담사에 세 번째 들러 비로소 경내를 둘러보며 사진을 찍었다. 다른 두 번은 그냥 지나가기만 했었다. 백담사의 정문모습은 그 동안 사진으로 자주 보아 낯이 익는다.
경내에는 중심전각인 극락보전을 비롯하여 범종각, 산령각 등의 전각이 있지만 가장 관심이 가는 곳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머물던 화엄실이다. 간단한 침구와 입었던 옷들이 좁은 방에 그대로 놓여 있고 방문에는 이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우리의 가슴아픈 역사의 현장이다.
어느 등산객이 빈정거리며 독백처럼 말한다.
"전두환 대통령이 고생한 줄 알았더니 이곳에서 편하게 지냈구먼!"
글쎄 이 표현을 어찌 받아들일까. 글쓴이는 그냥 사실만 전할 뿐 여기에 대한 가치판단은 유보한다.
두 번 째 관심은 만해 한용운 관련 기념관과 교육관이다. 기념관에는 그가 남긴 유품과 그를 기리는 글귀가 담겨 있다.
사찰 앞 개천에는 많은 사람들이 쌓은 수많은 돌탑이 부처님의 공덕을 기리는 듯 하다.
사찰에서 교량을 건너면 주차장 지나 일주문이 있지만 이곳은 버스를 타고 통과하게 되어 사진을 찍지 못했다.
☞ 용대리에서 백담사까지는 일반 관광버스나 자가용 차량통행은 허용되지 않는다. 용대리주민자치위원회에서 운영하는 전용버스를 이용해야한다(편도요금 2,000원). 물론 걸을 수도 있지만 백담계곡을 따라 조성된 구절양장 같은 1차선 도로에 버스가 다니며 길 어깨가 거의 없으므로 사람이 걷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전용버스는 무전으로 상호연락하면서 교행을 위해 1대는 미리 지정된 장소에서 대기한다. 백담사에서 용대리행 버스를 타기 위해서 성수기인 주말 오후에는 보통 1∼2시간 정도는 기다려야 한다. (2009. 1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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