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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죽습니다. 이승에서 살다가 저승으로 간다고 합니다. 법정스님처럼 맨손으로 왔다가 무소유를 실천하고 빈손으로 가겠지요. 사람이 죽으면 저승사자가 와서 데리고 간다지요. 아직 죽지 않고 살아 있어서 실제로 죽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겠습니다.

현재 인기절정의 드라마 <추노>에서 천지호(성동일 분)의 수하가 죽었을 때 죽어 가는 사람의 입 속에 엽전을 넣어주며 저승에 가는 길의 노잣돈하라는 대목이 참으로 인상깊었습니다. 특히 천지호 자신이 포졸의 화살을 맞고 대길(장혁 분)이 지켜보는 가운데 죽어가면서 엽전을 자신의 입 속에 스스로 밀어 넣는 장면은 아마도 오랫동안 사람들의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과거 우리나라 장례식에서 상여가 나갈 때 상여를 이끄는 리더는 건널목 또는 교량을 건너거나 오르막길에는 예외 없이 상여를 세워 망자가 편안히 저승으로 갈 수 있도록 상주와 백관들에게 노잣돈을 놓도록 유도하였고, 상주는 노잣돈을 주는 것이 마지막 가는 길에 효도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쌈짓돈까지 꺼냈습니다.

사실 이 노잣돈은 상여에 걸어 두었다가 하관을 마친 후 상여를 맨 일꾼들의 차지입니다.  무더운 여름날이나 혹한의 겨울철 직접 상여를 맨 사람들은 매우 고생을 했기에 이 돈을 나우어 가지거나 막걸리를 사 먹어도 전혀 아깝지 아니합니다.

그러나 화장장의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그전에는 여기 일꾼이 불을 지피거나 고인의 뼈를 수습하여 빻을 때 돈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모든 시설이 대부분 현대화되어 이런 폐단은 사라졌다고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시신을 화장하기 위해 화로에 집어넣기 직전입니다.

일꾼은 상주에게 노잣돈을 놓으라고 조용히 말합니다. 이제는 시신과 마지막 이별하는 시각이라 큰 상주는 미리 준비한 봉투를 놓습니다. 그런데 주변의 모든 상주와 백관들이 너도나도 만 원짜리를 꺼내 관 위에 놓습니다. 순식간에 관 위에는 돈이 여러 장 쌓입니다. 마치  여기에 노잣돈을 주지 않으면 고인이 마지막 가는 길에 큰 죄를 짓는 것처럼 말입니다. 일군은 더 이상 노잣돈을 낼 사람이 없는지 확인하고는 재빨리 돈을 집어 주머니에 넣고는 관을 화덕 안으로 밀어 넣습니다. 슬픔이 잠긴 가족들은 실제로 노잣돈을 시신과 함께 태우는지 어쩐지 기억하지도 못합니다.

이런 현상은 아마도 관을 화덕에 집어넣을 때마다 되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지만 이런 선심이 고인을 위한 게 아님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큰 상주이외에는 노잣돈을 놓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대신 고인이 살아 있을 때 연락이라도 자주하면서 과일이라도 들고 찾아가 뵙는 것이 훨씬 바람직한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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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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