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산동성의 태산(1,545m)은 안휘성의 황산, 복건성의 무이산, 강서성의 노산, 사천성의 아미산과 함께 중국이 자랑하는 <5대 명산>의 하나입니다. 또 동악인 태산은 서악 화산(1,997m/협서성), 남악 형산(1,512m/호남성), 북악 항산(2,017m/산서성), 중악 숭산(1,440m/하남성)과 함께 <5대 악산(岳山)>에 포함된 명산입니다. 즉 오악은 동서남북과 그 가운데에 위치한 다섯 개의 산을 말합니다. 

5대 악산 중에서도 태산은 중국의 대표적인 성산(聖山)입니다. 태산은 오악지장(五岳之長) 또는 오악독존(五岳獨尊)으로 불릴 만큼 천하제일의 명산으로 꼽혔습니다. 이는 역대 제왕이 하늘에 뜻을 받드는 봉선(封禪)이라는 의식을 거행했기 때문입니다. 태산은 태양의 신으로 모든 생명을 탄생시키고 활력을 주는 남성적인 힘을 상징해 왔습니다.

우리나라 고시조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아래 뫼이로다"에도 나오는 산이지만 해발은 한국 태백산(1,567m)보다도 낮습니다. 그러나 산동성 내륙의 평야지대에 우뚝 솟아 있어 실제보다도 훨씬 높아 보입니다. 진시황과 한무제를 포함한 황제들은 하늘이 가장 가까운 곳에서 봉선의식을 올렸으며, 덕행으로 천하를 지배하고 있음을 보이기 위해 수많은 수행원(약 20만명)들과 함께 가마를 타고 태산에 올랐습니다.

태산을 오르는 길은 여럿 있지만 글쓴이는 태안시의 천외촌에서 전용버스를 타고 11km의 거리인 중천문까지 갔습니다. 천외촌 버스정류소 입구에는 유네스코자연유산으로 지정된 태산을 상징하는 탑과 비석이 새겨져 있습니다. 계단 양쪽으로 서 있는 석주기둥 뒤로 태산의 웅장한 모습이 그 일부를 드러냅니다.

  천외촌에서 본 태산(하산 후 촬영)
 

 태산의 정상은 사진의 오른쪽에 위치(입구에서 는 보이지 않음/등산 전 촬영)


중천문에서는 남천문까지는 아침 7시부터 케이블카가 운행되지만 일단 걸어서 오릅니다. 태안시에서 1박을 하고 이른 아침에 길을 나섰기에 중천문에 도착한 시각은 7시가 조금 지났습니다. 여기서 정상인 옥황정까지는 3.3km입니다. 계단을 오르니 천영(天迎)이라는 문이 나옵니다. 인간이 하늘문에 진입한 것을 환영한다는 의미일까요?

 유붕자원방래 불역락호(有朋自遠訪來 不亦樂乎) 비석

 천영문   


 

바위에 새겨진 수많은 글귀들을 보며 오대부송(五大夫松)과 대송산(對松山) 문을 지나니 올라야 할 가파른 길이 까마득하게 보입니다. 오대부송은 진시황이 태산을 오를 때 비를 피하게 해준 산으로 오대부(24작위 중 9번째)라는 벼슬을 내린 소나무의 후손입니다.
 오대부송


 대송산

  
여기서부터 남천문까지는 소위 18반이라고 하여 1,633개의 돌계단이 50도의 경사로 서 있는 죽음의 코스입니다. 보통사람들은 여기서 그만 기겁을 하고 뒤로 돌아간다지만 천천히 오르면 웬만한 체력을 가진 사람은 문제없습니다. 이른 아침인데도 오르는 사람보다 하산하는 사람이 더 많은 것은 성스러운 산에 올라 밤을 지샌 후 일출을 본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가야할 남천문(능선의 중앙)
 
 계단의 인파


 태산 표석


가파른 계단길을 따라 용문(龍門)과 승선방(昇仙坊)을 지나면 남천문입니다. 중천문에서 1시간 30분 정도 걸렸네요. 여기서부터 약 1km 정도의 하늘길은 거의 평지입니다. 하늘길임을 알리는 천가(天街)문이 방문객을 환영합니다. 이곳에는 각종 숙박시설이 늘어서 있는데, 우리나라 같으면 감히 이런 시설물들을 설치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계단의 인파

 바위의 글씨 


 남천문여관


 하늘길 문


 각종 시설물

 
우측 낭떠러지 아래로 지나온 계곡을 포함하여 먼 산세까지 조망이 시원합니다. 봉원(蓬元)문을 지나 정상으로 가는 길목에는 벽하사가 있는데 이는 옥황상제의 딸인 태산의 여신을 모신 사당입니다. 좀 더 오르면 당나라 현종이 남겨 더욱 유명하다는 석각비문이 있습니다. 거대한 바위에 새긴 글귀가 매우 인상적입니다. 드디어 정상입니다. 정상이 상당히 넓군요. 옥황정 문으로 들어서니 태산의 정상 표상이 있고 그 주위에 수많은 자물쇠가 걸려 있습니다. 

 정상 가는 길

 벽하사


 석각비문


 정상의 조망


 정상 표석


 정상 비석 


  

정상 바로 아래에는 태산을 상징하는 오악독존(五嶽獨尊)이라는 큼직한 글씨가 보입니다. 여기서 일출조망대인 일관봉(日觀峰)으로 갑니다. 맞은 편의 경치가 시원하게 펼쳐집니다. 미사일 또는 대포 같은 바위를 지나자 "운해(雲海)"라는 글씨가 이방인을 맞이합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운해가 천하일품이라고 하는데, 이 장관을 보려면 산정에서 하룻밤을 보내야겠지요.
 오악독존


 정상의 모습


 일관봉 가는 길


 대포바위(?)


 

여기서 반대편으로 돌아가니 그야말로 선경이 펼쳐집니다. 이곳에 서서 주변을 돌아보면 태산이 정말 악산임을 실감합니다. 여기서 신선이 된 기분을 만끽하며 유유자적하게 시간을 보내다가 선인만이 다니는 선인교를 지나 남천문으로 되돌아옵니다. 이제는 사람들이 물밀 듯이 밀려듭니다.
 기암


 철탑 옆 정상


 태산 능선조망


상스러운 산인 태산에서의 봉선의식은 비록 황제라고 해도 아무나 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대외적으로 뚜렷한 업적을 남긴 황제만이 봉선의식을 거행할 자격이 주어졌답니다. 따라서 중국의 역대 황제중에서 진시황, 한무제, 당현종, 청 강희제 및 건륭제 등 72명뿐이었습니다. 이 봉선의식은 태산의 남쪽 대묘(垈廟)에서 거행되었답니다. 사정이 이러하므로 오늘날 중국의 국민들은 태산에 오르는 것을 필생의 사업으로 생각하기에 너도나도 태산을 찾는 것입니다. 하루 평균방문객이 5만 명이라고 하는군요.

 인파로 붐비는 하늘길


남천문에 도착해 케이블카를 타고 순식간에 중천문으로 하산합니다. 중천문에는 수 십대의 버스가 줄지어 서서 부지런히 방문객을 실어 나릅니다. 천외촌에 도착해 뒤돌아보니 방금 오른 태산은 연무에 싸여 희미합니다. 태산에 개설된 6개의 등산로 중 가장 쉬운(?) 한곳을 골라 답사했습니다. 아침 7시 이전 버스를 타고 중천문으로 가서 산행을 시작해 정상을 거쳐 케이블카를 이용한 후 주차장으로 되돌아온 시각이 정오입니다. 약 5시간 이상 소요되었지만 버스탑승시간 등을 감안하면 실제로 약 3시간 30분 정도 걸었습니다. 태산의 산세는 황산과는 판이하며, 우리의 북한산 및 도봉산과 모습이 비슷하고 다만 그 규모가 크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입니다.(2010. 4. 24)

 남천문 케이블카

 중천문 케이블카 표석


《인사 말씀》
 
우리나라 서해와 마주하고 있는 산동성은 9천4백만명의 인구를 가진 황하강의 하류지역입니다.
성도(省都)는 제남(濟南/지난)이며, 중국의 5대악산인 태산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또 세계 4대 성인인 공자의 고향(곡부)이기도 합니다.

글쓴이는 16년 전 산동성 청도(칭다오) 인근에 진출해 사업을 하는 친구의 초청으로
이곳을 방문해 태산을 답사하고 곡부 등을 둘러보았습니다.
앞으로 몇 회에 걸쳐 비록 허접하지만 답사기를 게재할 계획이니 많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   
     

728x90
반응형
Posted by pennpen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