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세와 상준의 재결합 및 양가부모의 화해
KBS 일일연속극 <바람불어 좋은날>의 진행이 점점 짜증이 나기 시작해요. 그 이유는 그동안 중심을 잘 잡아오던 장대한(진이한 분)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에요. 그래도 웃음꽃이 피어나는 집안은 전 웰빙유업을 경영하였던 차연실(나영희 분) 사장댁 뿐이에요. 유아용제품에 치명적인 유해물질인 멜라민이 검출되었다는 보도에 대 기업은 웰빙은 하루 아침에 파산했어요. 집은 은행에 압류 당하고 명목상의 회장이었던 강인수 회장은 가출했어요.
차연실은 지푸라기라도 잡겠다는 생각으로 그동안 온갖 아양을 떨던 박화영(민영원 분)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그녀는 싸늘하게 등을 돌리고 나간 후 소식이 없어요. 그렇지만 차연실이 강제로 쫓아낸 며느리였던 장만세(서효림 분)는 수시로 아들 강상준(강지섭 분)과 함께 힘든 일을 하며 그에게 용기를 북돋아 줘요. 더욱이 차연실과 강상준이 이사를 간 셋집에 거의 기거하다시피 하면서 차연실의 계속된 구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옛 시어머니를 지극한 정성으로 모셔요.
장만세에게 차가운 얼음장같던 차연실의 마음은 서서히 녹아내려 그녀는 만세를 며느리도 다시 받아들이기로 결심해요. 그런데 문제는 만세 어머니 윤선희(윤미라 분)에요. 그녀는 딸을 이 지경으로 만든 만세 어머니를 도저히 용서할 수 없어요. 윤선희는 만세의 일로 사과하러 온 상준의 어머니 차연실에게 쌀쌀하게 대해요. 이제는 완전히 주객이 전도되었어요. 그렇지만 예로부터 자식이기는 부모 없다지요. 윤선희는 결국 딸의 행복을 위해 만세와 상준의 재결합을 승낙하고 상준네 가족을 초청하여 정성어린 음식대접까지 마쳤어요.
더욱이 그동안 집을 나가서 보일러 수리공으로 일하던 상준의 아버지도 귀가하여 한집 식구가 되었고, 그가 알뜰하게 저축해 두었던 돈으로 차연실의 장끼인 반찬가게를 차리기 위해 현재 가게를 구하려 다니고 있으니 이들 가족은 머지 않아 재기에 성공할 것 같아요.
▲ 최미란 부녀의 치졸한 공작과 흔들리는 장대한
그런데 제일 문제는 장대한이 아들 장독립(강한별 분)의 생모인 그린유업의 최미란(이성민 분)과 그녀의 아버지 최 회장의 술수에 자꾸만 말려들고 있는 것이에요. 웰빙의 파산으로 일자리를 잃게 된 장대한은 망한 회사의 간부였다는 굴레로 인해 다른 곳에 취직을 할 수가 없어요. 이를 노린 게 바로 최 회장이에요. 최 회장은 장대한을 만나 회사 내 급한 1개월 짜리 프로젝트가 있는 데 본부장직을 주겠다는 스카웃제의를 해요. 궁지에 몰린 대한으로서는 솔깃한 제안이에요. 대한의 가족들 모두 이 제안을 받아들이라고 보채고 있어요. 대한은 최 회장을 만나 딸인 최미란이 장독립을 더 이상 만나지 않는다는 확약을 받고는 그린유업의 본부장직을 수락해요.
그런데 본부장 홀로 일을 할 수는 없는 일이지요. 최 회장은 장대한에게 딸 미란을 보조자로 데리고 일하라고 하네요. 그러면서 각자의 사무실을 오가며 일하기는 불편하니 미란을 대한과 같은 방에서 일하도록 옮겨줘요. 대한은 인원보강이 더 필요하다면서 과거 웰빙에서 함께 일했던 친구 김재수를 특별채용 하지만 이는 그냥 명분에 불과해요. 대한과 미란은 같은 사무실에서 자주 접촉하다 보니 둘만의 시간을 갖게 되고 자연히 둘 사이를 가로막고 있었던 오해도 풀리기 시작해요.
대한과 그 가족들은 미란을 "핏덩이 아들(독립)을 버리고 간 금수만도 못한 여자"로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미란은 아버지로부터 자신이 낳은 아이가 사산(死産)했다는 말을 들었기에 독립이 살아 있음을 꿈에도 몰랐대요. 더욱이 미국으로 출국 전 대한을 만나고 싶어했지만 변호사의 농간으로 그럴 수 없었다는 것을 대한은 비로소 알게 된 것이에요. 그리고 대한은 미란이가 독립을 낳은 후유증으로 더 이상 임신을 할 수 없는 불임이라는 것을 알게되어 그녀에 대한 동정심을 지울 수 없는 상태이요. 따라서 대한은 미란과 최 회장의 자택도 방문하고, 미란의 생일날 비싼 저녁을 대접해요. 또 새로운 아이스크림 출시를 앞두고 대한은 미란과 함께 시장조사차 새별유치원을 방문하여 독립을 데리고 나가 모자가 즐거운 시간을 보내도록 배려해요.
그런데 문제는 대한이 이런 행동을 하며 착하고 죄 없는 아내인 권오복(김소은 분)을 속이고 있는 것이에요. 매일 저녁 야근이란 핑계로 늦게 들어오지만 이는 모두 미란과 시간을 보내는 탓이에요. 의심은 가지만 물증이 없는 게 이상하다고 생각한 오복이 급한 일로 그린유업을 방문했다가 남편과 미란이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는 사실을 알고는 깜짝 놀래요. 믿었던 남편으로부터 배신당한 오복의 기분이 어떨까요?
한편, 최 회장은 미란으로부터 대한이 그 동안의 오해를 풀고 딸에게 잘 해준다는 말을 듣고는 회심의 미소를 날리는데요. 이들 부녀는 단순히 대한이 마음을 바꿔 독립을 생모인 미란에게 돌려주는 것은 물론 대한과 독립의 재결합까지 염두에 둔 행보를 보이고 있어요. 이는 사람의 도리 상 있을 수 없는 일이지요. 최 회장은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대한을 이사로 승진시키겠다고 제안하네요. 기업에서 이사 직위는 하늘의 별과 같은데 대한이 이 유혹을 어찌 넘길지 지켜보겠어요. 과거 대한과 딸을 갈라놓으려고 해서 이런 상황을 가져오게 만든 장본인인 최 회장이 이제는 둘을 재결합시키려고 혈안이 된 모습이 정말 서글퍼요.
▲ 죄 없는 권오복이 받은 엄청난 상처
이번 129회에서는 오복이 대한과 미란이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현장을 확인하고는 억장이 무너져요. 아내인 자신 보다 독립의 생모인 미란과 함께 있는 시간이 더 많으니 있을 수 없는 일이거든요. 남편을 믿고 미란의 부친이 운영하는 회사로 근무하도록 승낙했는데 이런 일이 발생하다니 참을 수가 없어요. 이제는 대한오빠도 못 믿겠어요. 오복에게 혼이 난 대한은 다음날 출근하여 미란에게 앞으로는 "오복에게 더 이상 상처를 줄 수 없다"며 미란을 사무적으로 쌀쌀하게 대해요. 이에 미란은 크게 당황해 하는 모습이에요.
사실 글쓴이는 최미란이 대한과 권오복이 결혼 전 둘의 사이를 집요하게 방해해서 그녀를 찌질한 여자로 미워했어요. 그러다가 둘이 결혼하자 지난 일을 잊고 결혼을 축하하며 물러난 모습을 보여 안도했어요. 그 후 그녀는 대한이 키우는 장독립을 자신이 낳은 친아들임을 확인하고는 독립을 보고 싶어서 안절부절하는 그녀가 애처로웠어요. 대한도 독립의 생모인 미란이 자신이 낳은 아들을 보고 싶어하는 그 마음을 막을 수가 없었지요.
▲ 대한의 아들 장독립을 생모에게 넘겨줘야!
이쯤에서 한가지 제안하고 싶어요. 장대한은 가족들에게 미란이 독립을 1주일에 한 차례 만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자고 꺼냈다가 혼났어요. 대한의 가족들은 전후사정을 모르니 당연하지요. 대한은 가족에게 미란의 불임사실을 밝히고 독립을 빨리 미란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처럼 얼버무리며 최 회장과 미란의 꼼수에 놀아나다가는 권오복만 상처를 받을 뿐이에요. 오복은 빨리 임신을 하고 독립을 생모에게 돌려주면 만사가 해결 되요.
대한의 부모는 어린 나이인 독립에게 가치관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나중에 성인이 되면 생모를 밝히기로 하였지만 지금이 바로 그 때인 것 같아요. 다행이 독립도 미란을 "이쁜 누나"로 잘 따르고 있으니 큰 충격을 없을 거예요. 제작진은 권오복을 불행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시청자들의 열화 같은 목소리에 귀를 기우려야해요. 그리고 장대한도 아내인 오복에게 빙빙 둘러대지 말고 좀더 솔직해 져요. 더구나 아들인 독립에게 이쁜 누나를 만났다는 사실을 자꾸만 숨기도록 하면 거짓말만 늘어나 성격형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해요.
그런데 129회 마지막 장면에서 미란이 오복의 고향오빠인 최기철 사장을 만났는데, 아마도 최 사장으로 하여금 오복을 좋아하도록 권유해 대한과 오복 사이를 갈라놓으려는 심뽀같아요. 이런 젠장! 만약 그렇다면 최미란은 정말 찌질녀에 된장녀라고 불러도 되겠어요. 자신이 낳은 아들만 찾으려 해야지 왜 오복과 결혼한 대한까지 뺏으려고 하나요? 그러면 안 되요. 사람의 탈을 쓰고 금수(禽獸)만도 못한 행동을 하면 천벌을 받아요. 앞으로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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