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수목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에서 처음으로 탁구(윤시윤 분)에게 이런 칭호(?) 붙여 준 이는 놀랍게도 신유경(유진 분)입니다. 나중에 유경은 탁구를 괴롭히는 악의 화신(?)으로 돌변한다는데, 이 때까지만 해도 유경은 첫사랑 탁구에 대한 연모의 정을 잊지 못하고 있는 듯 합니다.
유경은 제빵사들의 복장을 상징하는 흰 모자에 "제빵왕 감탁구"라는 글자를 새겨 양미순(이영아 분)을 시켜 전달하라고 했습니다. 유경에게 모자는 매우 큰 의미를 가지고 있지요. 그녀는 술주정뱅이 아버지가 구마준(주원 분)의 생부인 한승재(정성모 분)로부터 탁구의 어머니를 겁탈한 대가로 받은 돈뭉치를 훔쳐 가출하다가 길거리의 거지에게 돈 봉투를 통째로 주고받은 선물이 바로 모자였거든요.
탁구는 제빵실 오픈의 가스폭발사고로 인해 눈을 다쳤습니다. 그가 천성적인 후각으로 가스냄새를 맡지 않았더라면 조진구(박성웅 분)는 큰 변을 당했을 것입니다. 그 후 탁구가 야간에 눈에 붕대를 두른 채 빵을 빚어 팔봉제과점 가족들을 감동시킨 사건은 결국 탁구로 하여금 서울의 큰 병원에서 눈 치료를 받도록 결심을 하는 계기를 부여했습니다. 끝내 탁구는 눈의 치료가 잘 되어 시력을 회복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누가 어떤 목적으로 제빵실 빵 굽는 오븐의 가스관을 예리한 칼로 잘랐느냐 입니다. 구일중(전광렬 분) 회장의 모친인 홍 여사의 제삿날 영정을 모신 사진의 틀이 넘어져 유리가 깨진 사건은 범행현장(?)을 직접 보여주지는 않았지만 탁구의 어미니 김미순(전미선 분)의 사주를 받은 공주댁이 한 것으로 생각되는 장면을 간접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이날 사건에 관해 구일중 회장의 질문을 받은 공주댁의 얼굴표정이 이를 웅변으로 말해주었지요.
반면 가스폭발사고에 대하여는 별 힌트를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사고 후 팔봉선생(장항선 분)이 가스관을 면밀히 관찰한 결과 칼로 예리하게 잘려져 있는 가스호스를 발견했지요. 아마도 팔봉선생이 범인을 밝혀낼지 모르겠습니다. 마치 드라마 <동이>에서 동이가 장희빈-장희재 남매의 음모를 거의 대부분 밝혀낸 것처럼 말입니다.
다만, 이 사건이 일어나기 전 한승재는 과거 구일중 회장의 밀명을 받고 김미순을 데려오려다가 실패한 바람개비문신의 사나이 조진구에게 탁구를 없애도록 협박하고 회유하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조진구로서도 중병에 걸린 여동생 병원비 마련을 위해 돈이 필요했고요. 따라서 한승재가 쳐둔 돈의 마수에 걸린 조진구가 그랬을 개연성은 있습니다.
그러나 조진구는 아무리 돈이 필요하다고 해도 과거 자신의 잘못 때문에 지난 12년 동안 어머니를 찾아 밑바닥 인생을 헤맨 탁구를 죽일 만큼 악한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진구가 탁구에게 무릎을 꿇고 진심으로 사과하면서 탁구가 어려움에 처하면 발벗고 나서 도와주었으므로 돈의 유혹에 변심했을 것으로는 보지 않습니다. 더욱이 진구가 정말 가스관을 잘랐다면 자기스스로 가스에 불을 붙이려고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여동생을 살리기 위해서는 자신이 살아남아야 하는데 자칫 죽음을 자초하는 행위를 했을 리가 없겠지요. 또한 탁구가 쓰러지자 제일먼저 그를 업고 병원으로 옮긴 것도 그였기에 진구가 쇼를 했다고는 생각할 수 없네요.
진구 다음으로 의심이 가는 인물은 당연히 구마준입니다. 그런데 마준은 탁구를 최종경합대회에서 이겨 그의 코를 납작하게 하는 게 목표입니다. 자신과 탁구가 제빵실력을 겨뤄보기도 전에 탁구에게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원치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아무리 탁구가 눈엣가시이지만 이번 사건을 마준이 저질렀다고는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조진구 역의 박성웅 김탁구 역의 윤시윤 구마준 역의 주원
조진구도 아니고 구마준도 아니라면 결국 제3의 인물이 개입되었다는 말인데 솔직히 글쓴이도 잘 모르겠습니다. 팔봉선생도 탁구의 눈 치료가 범인을 잡는 것보다 먼저라고 했기에 이제 탁구가 시력을 회복한 이상 제14부에서 어떤 실마리를 보여줄지 지켜보렵니다. 만약 조진구 또는 구마준이 범인이라면 글쓴이는 쥐구멍을 찾아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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