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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동이>를 시청하면서 이번 제35회만큼 감동을 받은 적은 없었습니다. 동이의 새로운 수호천사가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그 감동의 주인공은 깨방정 숙종도, 차천수 오라버니도, 감찰부 상궁도, 장악원 두 콤비도, 그리고 덜렁대는 심운택도 아니었습니다. 그는 바로 내금위 수장인 서용기입니다.  

동이는 서용기의 말을 들으며 점점 가슴이 뛰었습니다. 모든 사실을 다 알고 있는 사람에게 더 이상 거짓말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는 검계의 수장에게 아버지를 잃은 후 지난 12년 동안 최가 동이인 그 여식을 찾아 헤맸다는 것입니다. "최가 동이! 그것이 자네였나? 내가 찾던 그 아이가, 자네가 바로 그 아이?" 동이는 드디어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고 생각하고는 놀란 가슴을 겨우 진정시키며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도 대답합니다. "예, 그렇습니다. 접니다. 영감께서 찾으시던 검계수장의 딸 최가 동이, 그것이 제 이름입니다."

동이는 눈물로 말을 이어갑니다.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처음 거짓을 아뢰던 날, 아니 살아남기 위해, 진실을 알기 위해 12년 전 처음 궐에 들어오던 날 그 때부터 매일 언젠가 이런 순간이 제게 올 것이라고 각오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모습일 채로 일거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그 사실이 저를 믿어주셨던 영감과 그리고 전하를  아프게 하게 될 것이라고는…"


조용히 동이의 말을 듣고 있던 서용기가 입을 엽니다.
"그래. 내가 자네를 믿었던 것을 아는 것인가? 어니 난 어떠해도 상관없네! 다른 누구도 아닌 전하께서 누구보다 자네를, 내가 오래 전 자네의 아비를 믿었던 그 때처럼 믿고 의지하고 계신 것을 아는가 말이야!  "  

서용기는 동이의 처소를 나와 수하들에게 다음날 포도청으로 가서 검계에 관한 기록을 모두 가져오라고 지시합니다.

홀로 남은 동이는 조금 전 서용기의 말을 떠올리며 전율합니다.  
나는 이 나라 조정의 무관이네, 천 상궁! 이 일이 얼마나 큰 파국을 몰고 온다해도 전하께 이 사실을 숨길 수는 없네."

"제가 하게 해 주시면 안 되나요? 부탁드립니다. 제가 전하께 사실을 말 할 수 있게 해주세요!"
"그리하면 자네의 마음은 편해지겠지. 하지만 전하께서는 그 사실을 자네 입으로 전해 들어야 하는 전하의 성심은 헤아리지 못하는가!" 

한편 심운택은 서용기를 찾아가 장희재-희빈 남매가 찾고 있는 것이 바로 동이가 가지고 있는 등록유초 진본이라고 보고하지만 서용기는 넋 나간 사람마냥 말이 없네요. 동이 문제를 어찌 처리할지 머리가 아픈 탓입니다. 심운택은 분명 동이에게 큰 문제가 생겼다고 의심합니다.


차천수는 서용기가 검계에 관련된 서류를 찾았다는 소식을 듣고는 황급히 그의 집무실로 가는데요. 서용기는 천 상궁으로부터 들었다면서 차천수와 천 상궁은 국법으로 다스려질 것이라고 알려줍니다. 처천수에게 "자네를 상하게 하고 싶지는 않으니 순순히 따라 주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당황한 차천수는 애원합니다.
"동이는, 그 아이는 눈감아 주십시오. 영감!  그 아이의 죄가 아닙니다. 제발 동이 죄가 아닌 일로 그 아이가 다치지 않게 해 주십시오, 영감!" 

서용기는 할 말을 계속합니다.
"이 나라의 법을 모르는가. 그것을 알기에 천 상궁이 신분을 속이고 살았던 것이 아닌가 말일세. 믿음이 허망하다는 것이 뭔지 아는가. 가장 믿었던 자가 주는 배신이 어떠한 것인지 자네가 아는가 말이야. 최효원 그 사람이 내게 알려준 것이 그것이네."

서용기가 나가려하자 차천수는 고함을 칩니다.
"그건 수장어른께서 하신 일이 아니었습니다. 12년 전 그 일은 검계가 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양반들을 주살한 것도, 영감의 아버지를 죽인 것도 저희가 한 일이 아니란 말입니다."

"이제와 그런 변명이 통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아니오, 변명이 아니라 진실을 말하는 겁니다. 믿음이 허망하다는 것을 느꼈다 하셨습니까?  아니오, 영감께서는 틀리셨습니다. 수장 어른의 믿음을 깨신 것은 바로 영감이셨기 때문입니다. 거짓 증험들 앞에서 흔들린 것은 영감이셨습니다. 그렇게 그분을 의심하신 것은 영감이 아니셨습니까?"  

"난 그자를 믿으려 했네, 하지만 그 자는 부인조차 하지 못했어." 
"그리해야, 영감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리해야 영감께서 검계일에 나서지 않을 테니까요. 그래야 영감을 지켜 드릴 수 있었기 때문이에요. 그것이 영감을 향한 수장 어른의 믿음이셨습니다. 언젠가 진실을 알아 줄 것이라고 믿으셨기에, 그렇게 가장 소중히 여기는 벗을 위해 기꺼이 영감 앞에서 영감의 아버지를 살해한 죄를 자청하셨단 말입니다."

이 무슨 청천벽력 같은 말인가요? 동이 아버지가 죄를 자청하다니! 이 말을 들은 후 서용기는 그 당시를 떠올리며 다시 한번 동이를 지켜주기로 결심한 듯 합니다. 


 

한편, 동이는 숙종이 준 쌍가락지를 만지작거리다가 자신이 해결할 문제라고 생각하고 대전을 찾아가 숙종 만납니다. 숙종도 기쁜 마음으로 동이를 만나는데요. 동이의 얼굴에 수심이 가득합니다. 동이가 오랜 침묵을 깨고 자신은 "죄인의 여식이며, 그 때 벼랑바위에서 전하게 드리지 못한 말씀이 바로 이것"이라고 진실을 말하려는 순간, 서용기가 찾아옵니다. 서용기는 심운택으로부터 천 상궁이 대전에 들었다는 말을 듣고는 부랴부랴 달려온 것입니다. 지금 천 상궁을 돌려세울 수 있는 분은 영감뿐이라는 말에 앞 뒤 가리지 않고 임금을 알현합니다.

"천하! 검계를 기억하십니까?"
"검계라면 신유년에 양반들을 주살해 도륙당한 천민들의 불법조직이 아닌가? 내 그 때 저들을 모두 국법으로 엄단하라는 하교를 내린 것으로 기억하는데, 한데 그것을 왜?"

"천 상궁 마마님께서 전하께 고하려던 것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천 상궁의 노비거래문서를 내밉니다. 부모에 대한 기록이 있다고 말입니다. 그 기록은 차천수와 설화가 사찰에 가서 찾아온 것입니다.   


"천 상궁은 처음부터 성천에서 나고 자라지 않았습니다. 전하의 심려대로 주인의 수탈을 견디다 못해 도망간 노비였던 것 같습니다. 당시 검계의 도움을 받아 도주한 듯 하옵니다. 천 상궁이 전하께 고하고자 했던 것은 바로 그것입니다. 비록 절제절명의 순간에 도리 없이 그러한 것이나 불법조직인 검계의 도움을 받은 것을 죄라고 여긴 듯 하옵니다. 전하!"

대전을 나온 서용기는 동이를 만나 전하께 고한 사실을 알려줍니다. 동이는 서용기가 전하께 진실을 고하지 않아 큰 죄를 지었다고 한탄합니다.

"너는 네 아비의 죽음이 억울하다 했었지. 그것이 어쩌면 그토록 오랜 시간 내가 자네를 찾아 헤맨 까닭인지도 모르네. 난 마음으로부터 자네 아비에 대한 미련을 놓을 수 없었던 게야. 그것이 사실이라면 난 진실을 알아야겠네. 만약 그 사람(동이 아버지)이 정말로 나를 위해 내 아버지를 죽인 죄를 자청한 것이라면, 이젠 내 차례네. 난 또한 그 사람을 위해 오늘 감히 전하를 기망한 이 죄를 기꺼이 달게 받을 것이네. 그러나 명심하게, 자네는 아니네. 나는 언제고 이 죄를 청할 것이지만 자네는 그 어떤 말도 전하께 고해선 안 될 것이네. 그것은 자네가 아니라 전하를 위해서이네. 자네가 말했지, 자네에게 이 자리는 당치않게 벅찬 것이라고. 하지만 그런 자리가 자네에게 주어진 까닭이 있을 것이네. 이 자리에서 자네가 해야할 일이 있는 것이야! 그러니 자네는 전하에게 가서 그 일을 하시게! 알겠는가! 목숨을 걸고 절대로 어떤 것도 들키지 말고 전하의 믿음에 자네도 꼭 가장 귀한 믿음으로 보답해 드리게!"


밖으로 나온 서용기는 서성거리던 차천수를 만나 담담하게 말합니다. 
"아무리 지난 일이라 해도 검계의 일은 결코 덮을 수 있는 일이 아니네. 자네와 최효원 그 사람이 이 나라의 근간을 흔들고자 했던 사실을! 하지만 천 상궁이 이곳에 있는 한 자네가 천 상궁을 지켜야 하네. 내 벗이 지은 죄는 내가 짊어지고 가는 것이야. 자네와 천 상궁이 할 일은 오직 그것을 잊는 것뿐이네. 내말 명심하게!"

아, 정말 서용기가 동이의 진정한 수호천사로 거듭나는 순간입니다. 서용기의 의리와 충성 그리고 믿음이 동이를 구하고 임금의 성심이 어지러워지는 것을 예방했습니다. 서용기 역을 맡은 배우 정진영이 이런 장면에서 이토록 차분하게 연기할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정말로 멋진 사내, 멋진 연기자입니다.

한편, 청나라 사신으로부터 다음날까지 등록유초 원본을 가져오라고 최후 통첩을 받은 장희빈은 남인들과 공모해 청국 사신들을 위한 성대한 연회를 베풀도록 하고 동이와 관련된 인물을 모두 초청한 다음 궐을 뒤져 등록유초를 찾습니다. 물론 심운택을 감금했지요. 예고편을 보면 이들은 결국 동이의 처소에서 원본을 발견했는데 그 귀추가 주목됩니다. 오늘 글은 부득이 대화를 그대로 많이 인용했는데 시간이 촉박해 재편집할 여유가 없군요. 재미없더라고 양해 부탁합니다. 

                                                                [구글 메인에 소개되었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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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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