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일일연속극 <바람불어 좋은날>은 세 가족에 관한 사람 사는 이야기입니다. 이 드라마에는 여러 커플이 등장하는데 주인공인 장대한-권오복 커플에 최미란이 끼어 들었고, 강상준-장만세 커플에 화영이가 덤벼들었다가 웰빙유업이 파산하자 발을 뺀 상태입니다. 이강희의 시동생인 서동식-김남숙 부부는 형수의 재산을 빼돌리는 데 혈안이 되어 있고, 장민국-이강희의 러브라인에는 의사 박현우가 등장하여 둘의 관계를 정리하도록 유도했습니다. 이 틈새를 이용해 장민국을 짝사랑하던 하솔지가 그의 연인을 자청하고 나섰습니다.
하솔지의 사랑고백 "나, 너에게 여자이고 싶어!"
하솔지(정다영 분)와 장대한의 동생인 장민국(이현진 분)은 고등학교 동기동창입니다. 장민국은 발명가의 꿈을 접고 솔지와 함께 남빌(남편을 빌려줌)이라는 용역사업을 동업합니다. 솔지는 어느 때부터 민국을 짝사랑하였지만 그는 엉뚱하게도 고등학교 은사인 이강희 선생님과 사랑에 빠졌습니다. 솔지는 이강희 선생과 식사자리를 마련하여 일부러 민국과 어깨 동무를 하며 친한 척 하였고, 또 착잡한 심경을 달래려고 지방으로 내려간 강희를 찾아가서 민국을 잊도록 종용하는 등 백방으로 노력한 끝에 드디어 민국과 강희는 결별합니다. 그동안 시청자들은 제자인 17세 연하남을 사랑하는 강희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는데, 이 정도에서 마무리 된 것은 정말 다행한 일입니다.
하솔지는 그래도 민국을 잊을 수 없습니다. 보통 여성의 경우 짝사랑하는 남성이 전혀 예상치 못한 엉뚱한 사람과 사랑에 빠졌을 때 그를 단념하게 되겠지만 솔지는 민국이 이강희 선생과 마음을 정리한 것을 매우 다행으로 생각하는 착한 여자입니다.
특히 동생처럼 같은 집에서 생활하던 권오복(김소영 분)이 솔지에게 민국 오빠를 좋아한다면 용기를 내어 적극적으로 의사표현을 하라고 한 충고를 되새깁니다. 그녀는 머리를 굴린 끝에 민국에게 애인대행을 하라면서 약속장소를 알려줍니다. 별 가고 싶은 생각이 없다는 민국에게 솔지는 중요한 고객과의 약속이니 꼭 나가야 한다고 강요합니다. 마지못해 민국이 지정된 장소로 나오자 그곳에는 뜻밖에도 화사하게 옷을 차려 입은 솔지가 앉아있네요. 깜짝 놀라는 민국에게 솔지는 오늘 의뢰인은 자신이라고 말합니다.
솔지는 민국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말문을 엽니다. "나, 너 좋아해! 이제부터는 친구하지 않을래! 난 너의 여자가 되고 싶어!" 이 말을 들은 민국은 정말 크게 놀랐습니다. 솔지를 고등학교 동창과 사업파트너로만 보았지 한번도 여자로 생각해 본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이강희와의 결별의 상처가 아직까지 남아 있는 상황에서 솔지의 진심을 헤아릴 수 없습니다. 솔지는 민국이 자신의 고백을 농담으로 치부하자 화가 나서 그만 장난이었다고 말해 버립니다. 이 말을 듣고 활짝 미소짓는 민국을 보며 솔지는 냉가슴을 앓습니다.
사실 민국의 가족들은 민국이 이강희 선생과 이렇게 얽힌 줄을 꿈에도 모르고 있습니다. 따라서 민국이 방황을 그만하고 솔지와 잘 사귀면 좋겠다고 벌써부터 생각하고 있었지요. 민국은 이강희 선생을 잊기로 작심했지만 칼로 두부를 자르듯 쉽게 매듭을 짖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사업관계상 하루 한번씩 옆에서 민국의 이런 모습을 지켜보는 솔지의 마음은 편치 않습니다. 어찌되었든 이강희는 현재 위암4기 진단을 받아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앞으로 5개월 시한부 인생을 살아야 할 처지입니다. 이 사실을 알게된 민국은 아무 연락도 없이 사라진 강희를 찾아 헤맵니다. 그리고 그 전 동해 바닷가에서 오봇한 시간을 함께 보냈던 해변에서 홀로 앉아 있는 강희를 발견합니다. 민국은 강희에게 당장 위암치료를 받으려 상경하자고 하지만 강희는 왜 남의 일에 간섭하느냐며 계속 쌀쌀맞게 대합니다.
민국은 그전에는 존경하는 스승이었다가 한 때는 사랑하기도 했던 강희가 사경을 헤매고 있는 것을 그냥 보고 있을 수만은 없는 것입니다. 그는 밤을 새며 혹시나 강희가 쓰러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합니다. 민국의 마음이 이러하니 솔지의 사랑고백이 언제 결실을 맺을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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