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미순 역의 이영아
KBS 수목드라마 <제빵왕 김탁구>가 드디어 꿈의 시청률이라는 40%대에 진입하였습니다. 날이 갈수록 등장인물들의 명연기가 빛을 발하는 것과 스토리구성이 탄탄하다는 것을 이유로 들고 있습니다. 주인공 김탁구 역의 윤시윤은 약간 어눌하면서도 착한 역을 잘 소화하고 있고, 구마준 역의 주원도 그 인상과 극중 캐릭터가 잘 어울립니다. 더욱이 중견배우 전광열(구일중 역), 전인화(서인숙 역), 정성모(한승재 역)의 중후한 연기는 정평이 나있고, 전인화에 맞서는 유진(신유경 역)도 강열한 포스를 작열시킵니다. 특히 팔봉제과점 식구들의 따뜻한 인간미는 시청자의 마음을 포근하게 하는 마력을 지녔습니다.
제빵계의 전설인 팔봉선생(장항선 분)은 모든 것을 덕으로 감싸며, 그의 사위로 대장 노릇을 하는 양인목(박상면 분)은 항우 같은 장사로 매우 권위적이지만 탁구에게 제빵기술을 가르치는 실제 스승입니다. 조진구(박성웅 분)는 구일중 회장의 지시로 탁구 어머니 김미순을 탁구로부터 격리시키려다가 실수로 그녀를 벼랑에서 떨어지게 한 죄를 안고 살아오다가 탁구가 나타나자 그에게 용서를 빌고 친형처럼 보살핍니다. 막내인 고재복(박용진 분)은 탁구를 없애려는 한승재의 사주로 제빵실 가스관을 훼손하고 밀가루 반죽에 소다를 섞어 탁구를 괴롭혔지만 탁구의 용서에 감동하여 새 사람이 되었습니다. 다만 허갑수(이한위 분)만이 그 정체를 정확히 알 수가 없습니다.
팔봉선생 역의 장항선 조진구 역의 박성웅 양인목 역의 박상면
제18회가 끝난 현재 연예전문 블로거들도 구일중 회장과 탁구의 재회, 신유경을 몰아붙이는 서인숙의 무리수, 구일중의 빗나간 자식사랑, 부모에게 복수심을 키우는 구마준의 심리상태 등에 집중하고 있는데, 글쓴이는 팔봉제과점 식구들 중에서도 양미순(이영아 분)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KBS 홈페이지에 올라 있는 양미순의 캐릭터를 먼저 볼까요.
『팔봉선생의 외손녀로 절대미각과 절대 손감각을 물려받아 다섯 살 때부터 빵을 만들어온 빵신동! 지금은 시골 변두리 제빵집에서 일하지만 화려한 파리 블랑제를 꿈꾸며 양미순표 생크림 케익 개발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제빵에 있어서 만큼은 자부심 강하고 자신감 넘치는 그녀 앞에 김탁구가 나타나면서 빵을 만드는 설레임을 알게 된다. 그것이 탁구에 대한 사랑의 시작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데..』
그녀는 팔봉제과점의 귀염둥이입니다. 물론 하늘같은 팔봉선생의 외손녀이며, 카리스마 넘치는 대장인 양인목의 딸이기도 하지만 그녀의 행동과 얼굴표정이 정말 깜찍하니까요. 그녀는 탁구가 들어온 이후부터 여러 가지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는 와중에서도 탁구에 대한 호의를 숨기지 않습니다. 그녀는 탁구에 관한 일이라면 항상 앞장서고 지난번 1차 경합 시에도 빵 재료를 탁구에게 나누어줍니다.
그런데 경합 전 신유경으로부터 탁구에게 배달된 편지가 마루바닥에 떨어져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녀는 편지를 집어 호주머니에 넣습니다. 글쓴이는 혹시나 양미순이 질투심으로 이 편지를 탁구에게 전달하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했습니다. <신데렐라 언니>에서 천정명(홍기훈 역)이 먼 길을 떠나며 문근영(송은조 역)에게 남긴 편지를 서우(구효선 역)가 중간에 가로채고 전달하지 않은 게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마음씨 착한 양미순은 1차 경합을 코앞에 두고 있었기 때문에 탁구가 마음이 흔들릴 것을 우려하여 경합이 끝날 때까지 편지를 전달하지 않은 것입니다. 탁구와 미순이 보기 좋게 1차 경합을 통과하자 미순은 탁구에게 신유경의 편지를 내밉니다. 탁구는 유경의 편지를 뜯자마자 제복을 입은 그대로 내달립니다. 편지에는 "25일 오후 6시, 남산시계탑에서 만나자"라고 적혀 있었던 것입니다. 지금이 바로 만나자는 날입니다.
탁구는 하염없이 유경을 기다립니다. 이 시각 거성식품의 비서실에 근무하는 유경은 서인숙의 지시로 집을 방문하여 무작정 대기중입니다. 서인숙은 구마준의 여자친구와 그 어미를 불러놓고 신유경에게 만나는 장면을 보여주어 유경이 아들 구마준을 포기하도록 만들려는 작전이었던 것입니다. 어머니의 처사가 못마땅한 마준은 억지로 유경을 집 밖으로 내보냅니다. 이미 시각은 거의 자정에 가까워 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유경은 남산으로 갑니다. 그런데 그곳에 탁구가 있습니다. 둘은 자연스럽게 감격의 포옹을 합니다. 탁구는 그녀를 집으로 데려다줍니다. 탁구는 유경에게 다음에는 기차도 함께 타고 여행도 같이 떠나자고 제의하고 유경도 고개를 끄떡입니다. 탁구는 기다려 줘서 고맙다는 유경의 볼에 입을 맞추고는 제과점으로 귀가합니다.
탁구(윤시윤 분)와 신유경(유진 분)의 달콤한 포옹
다음날 아침 탁구는 엄청 기분이 좋은 모양입니다. 행동도 활기차고 입가에는 웃음이 가득합니다. 좋은 일이 있었느냐는 허갑수의 말에 주먹을 위로 올리며 힘차게 대답합니다. "저라고 언제나 힘든 날만 있으란 법 있습니까? 경합 1차에도 통과했겠다, 이제 김탁구 인생에도 슬슬 볕들 날이 찾아오고 있다 이겁니다. 하하하!" 양인목이 제빵목록을 나누어주니 탁구는 또 주먹을 올리며 "하이!"를 복창합니다.
양미순은 탁구가 어제 신유경의 편지를 받고 나갔는데 이토록 기분이 좋다니 뭔가 불안합니다. 어제 밤 탁구의 방 앞에서 서성거리다가 조진구에게 들켜 당황하던 기억을 떠올리면 웃음이 나네요. 이날 2차 경합 제목이 주워졌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빵"입니다. 다만 탁구와 마준은 빵을 발효시키는 이스트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양미순은 밀가루를 사용할 수 없고요.
기분이 좋아 어쩔줄 모르는 탁구의 큰 제스쳐
그들은 집 밖으로 나옵니다. 탁구가 이스트가 없으면 베이킹 파우더를 사용하면 되지 않느냐고 하자 미순은 "그걸 쓰는 순간 곧 경합에서 탈락이다. 할아버지는 빵에다 화학 첨가물을 쓰지 않으시거든!" 미순은 또 탁구에게 중요한 정보를 알려주네요.
미순은 탁구에게 어제 신유경이랑 재미있었느냐고 물어봅니다. 탁구는 만면에 웃음을 띠고 대답합니다.
"응"
"그동안 잘 지냈대?"
"안보는 사이에 예뻐졌다!"
"그래? 좋겠네, 누구는? 2년 동안 안 본 사이에 여자친구가 더 예뻐져서!"
주책없고 눈치 없는 탁구는 미순의 옆으로 다가가 툭툭 치던 팔을 잡고는 열을 올립니다.
"야, 경합 끝나면 둘이 같이 여행가기로 했다! 기차 타고, 바다 보러!"
미순은 심드렁한 말합니다.
"둘이서만?"
탁구는 신이 나서 대답합니다.
"응, 둘이서만! 이번 경합 확실히 통과하고 나서 둘이서 갈 꺼다!"
입을 씰룩거리던 미순이 별안간 일어나다니 수건을 확 털면서 악을 씁니다.
"밀가루 없이 어떻게 빵을 만들란 말이야! 할아버지는!"
탁구의 애인 자랑에 속이 상한 양미순
그녀는 자리를 박차고 안으로 들어갑니다. 집 안으로 들어온 미순은 자기도 기차를 타고 싶다고 하네요. 탁구는 신유경을 만나 포옹을 하고 볼에 키스까지 한 후 함께 여행을 가기로 약속해 너무 기분이 좋은 나머지 양미순의 마음을 전혀 헤아리지 못하고 철없이 굴었군요. 그런데 나중에 탁구는 신유경과 구마준이 유경의 집 앞에서 포옹하는 현장을 목격하였으니 앞으로 탁구의 심경이 어찌 변할 지 모르겠습니다. 등장인물 소개에서 유경은 탁구를 배신하고 그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준다고 하므로 탁구도 첫사랑 유경을 잊고 양미순을 선택할지 그 귀추가 주목됩니다. 어쩌면 그 전 유경의 술주정뱅이 아버지가 한승재의 사주에 의해 탁구 엄마를 겁탈하려한 때부터 이미 탁구와 유경의 사랑은 이루어 질수 없는 것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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