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빵왕 김탁구>의 전개가 빨라졌습니다. 제21회에서는 여러 이야기가 숨가쁘게 전개되었는데요. 설빙초를 먹은 김탁구(윤시윤 분)는 미각과 후각을 상실하였고, 지난 회에 등장한 벙거지모자의 정체가 밝혀졌으며, 탁구 어머니 김미순(전미선 분)이 서인숙(전인화 분)의 함정에 빠졌고, 2차 경합에서 구마준(주원 분)이 탈락하고 양미순(이영아 분)과 탁구가 통과한 것입니다.
▲ 탁구의 입과 혀가 되 주기로 결심한 양미순
"이건 내 뜻이 아니야! 네 운명이다! 김탁구!" 구마준(가명 서태조)이 방에 도착했을 때 탁구가 이미 설빙초액을 마신 것을 확인한 독백으로 이는 자기합리화에 불과합니다. 진정으로 탁구를 위하는 마음이 있었다면 즉석에서 해독제를 찾아 먹이도록 식구들에게 알려야 했거든요. 그런데도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운명을 탓하다니 가증스럽기조차 합니다.
양미순의 적극적인 간호로 정신을 차린 탁구에게 미순은 죽을 먹어라고 합니다. 죽을 먹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탁구에게 미순은 정곡을 찌릅니다. 그토록 힘들면 신유경에게 가지 말라고, 좀더 강하게 잡지 않았느냐고 말입니다. 탁구가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도 계속 신유경을 찾았다고요. 양미순은 말을 계속합니다. "그렇지만 엄마도 찾아야하고, 제빵사도 되어야 하며, 당장 2차 경합 통과도 해야 하는 등 할 일이 많잖아! 그러니 기운을 차릴려면 먹어야 한다고! 다시 살아야 유경을 붙잡든 뭐든 할 것 아니야?"
탁구는 비로소 죽을 먹습니다. 그런데 아무런 맛이 없습니다. 아무런 냄새도 맡지 못합니다. 죽을 몇 숟갈 정신 없이 퍼먹지만 마찬가지입니다. 탁구가 마신 것은 바로 설빙초였기 때문입니다. 1% 정도 설빙초가 아니기를 바랐던 독자도 있었지만 제작진이 그처럼 낚시를 던질 수는 없었겠지요.
깜짝 놀란 탁구는 아래층으로 내려가 냉장고의 반찬 통을 열어보지만 냄새를 맡지 못합니다. 먹어 보아도 맛을 모릅니다. 탁구는 병원으로 갔습니다. 의사는 약물에 의한 중독성 마비증세 같다고 합니다. 자신은 약을 마신 일이 없는데 정말 이상합니다. 탁구는 양미순에게 아무 문제없다고 일단 거짓말을 합니다.
탁구가 제빵실에서 빵 만드는 연습을 하는 것을 지켜본 구마준은 탁구에게 다가와 뻔뻔스럽게 말합니다.
"왜? 뭐가 잘 안되고 있어? 너한테 신유경(유진 분)이 그런 존재인줄 몰랐다. 그 애하고 헤어지는 게 그렇게 고열이 나서 쓰러질 정도로 아프다니. 너도 꽤 순정적인 데가 있어!"
탁구가 마준의 빈정거림을 무시하자 마준은 드디어 마각을 드러냅니다.
"여자도 잃고, 후각도 잃고, 어디 그런 기분과 몸 상태로 경합을 계속할 수 있겠어?"
탁구는 자신이 후각을 잃었음을 마준이 아는 게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그가 무슨 짓이라고 못하느냐고 말하네요. 자기는 그럴 생각이 없었지만 자기의 손을 쓰지 않고도 일이 이렇게 된 것은 탁구의 운명이며, 이걸로 모든 게 끝났답니다. 탁구는 마준이 자신에게 이토록 악랄한 짓을 했다는 게 도저히 믿어지지 않습니다.
"이번 일은 입다물고 있는 게 좋을 거야. 왜냐하면 그 약을 너한테 먹인 장본인이 바로 양미순이거든! 안 그래도 착한 아이인데 네 후각을 마비시킨 게 본인인걸 알면 얼마나 자책하겠어! 안 그래? 어때? 이제 내가 좀 무서워?"
탁구는 치밀어 오르는 감정을 가까스로 억제하는데, 뒤에서 마준의 말을 엿들은 양미순은 억장이 무너집니다. "내가 탁구에게 먹인 감기약이 마비제라니!"
탁구는 빵을 굽다가 냄새를 맡을 수 없게되자 빵을 바닥에 내동댕이칩니다. 양미순은 말없이 바닥에 떨어진 빵을 주워담아 탁구에게 가져옵니다. 미순은 탁구의 손을 밀가루 반죽에 가져가서는 말합니다. "지난2년 동안 열심히 반죽을 해 왔으니 촉감으로 알 수 있을 거라고. 그러니 네 손이 기억할 거라고. 후각이 없어 불편하겠지만 불가능하지는 않으니 힘내! 대신 내가 네 입맛이 되고, 네 후각이 될게! 네가 다 나을 때까지! 그렇게 하게 해 주라, 안 그러면 내가 너한테 너무 미안해서 그래! 내가 그 감기약만 안 먹였어도 너 이렇게 안 되었을 텐데! 나 정말 너한테 미안해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 탁구야!" 이 말에 감동을 받은 탁구는 양미순을 껴안습니다. 미순이 목놓아 우는 모습이 정말 애처롭습니다.
한편, 마준은 설빙초 병을 회수했다가 쓰레기통에 버립니다. 이를 조진구가 집어들고 팔봉선생(장항선 분)에게 가져갑니다. 팔봉선생은 맛을 보고 당장 이게 설빙초임을 알아보지만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드라마에서는 언제나 이런 일은 한발 늦습니다. 팔봉은 당분간 이를 비밀로 해 두자고 합니다.
▲ 드러난 벙거지 모자의 정체
지난 회 모습을 드러낸 벙거지 모자의 사나이(최일화 분)가 이번에는 팔봉제과점으로 돌멩이를 정확히 던져 창문을 박살냅니다. 그런데 돌멩이를 싼 종이에는 거자필반(去者必返)이라는 붓글씨가 적혀 있습니다. 깜짝 놀란 양인목(박상면 분)은 이를 팔봉선생에게 가져가서 말합니다. "설마 그 분이 돌아온 것은 아니겠지요? 춘배 어르신 말입니다." 벙거지 모자의 주인공 춘배는 분명히 큰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이 사람의 이름이 춘배로 확인되자 글쓴이는 뜬금없게도 <개그콘서트>에서 개그맨 박영진이 "춘배야!"라고 부르는 장면이 생각나네요. 등장인물의 이름을 지을 때 이런 것도 감안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야기가 옆길로 잠깐 샜네요. 양인목의 말을 들은 팔봉선생은 발효일지를 펼칩니다. 그곳에 <만든 이>로 팔봉과 춘배의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어느 블로그가 지적한 데로 그는 팔봉과 쌍벽을 이루는 빵의 달인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가 복수심을 불태우고 있습니다. 앞으로 그의 행보가 극의 흐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모르겠습니다.
▲ 서인숙의 함정에 빠진 김미순
구일중 회장은 큰 사고를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활동에 지장이 없을 만큼 회복됐습니다. 김미순은 회장과 마주 앉아 부부처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눕니다. 탁구의 안부를 묻고는 잘 있다는 말에 안도합니다. 구일중은 자신의 잘못으로 고생한 미순이에게 정말 미안한 마음 뿐입니다. 탁구는 잘 있으며 지난 세월 뜻과는 다르게 어긋난 부문도 있지만 곧 모든 것을 제자리에 돌려놓겠다고 약속합니다.
구일중은 김미순으로부터 깜짝 놀랄만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큰 사모님(어머니)이 빗속에 쓰러져 있던 바로 그 다음날 작은 사모님(서인숙)의 방에서 비에 흠뻑 젖은 세탁물을 공주댁이 발견했다는 것입니다. 그 날밤 근무하는 사람 하나가 작은 사모님과 한승재(정성모 분) 실장이 작은 아래채 쪽으로 가는 것을 보았다는 소문이 있었다고요. 이는 분명 어머니의 죽음에 아내인 서인숙(전인화 분)과 한승재가 관련되어 있다는 반증입니다.
서인숙이 한승재에게 구일중의 행방을 추궁하고 있는 바로 그 때, 구일중이 나타납니다. 반가워하는 서인숙을 물리친 채 한승재를 노려보며 그는 어머니의 방으로 갑니다. 구일중의 등장에 가장 놀란 사람은 한승재입니다. 구일중이 시어머니인 홍 여사를 바라보는 것을 지켜보는 서인숙의 마음도 참으로 착잡합니다.
한승재는 구일중에게 사고원인에 대해 경찰과 보험사에서는 브레이크에는 아무 결함이 없고 오직 운전미숙으로 인한 사고였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보고합니다. 그 날 분명히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았는데 한 실장이 사건을 조작했음을 인식합니다. 구일중은 한승재를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어머니 홍 여사의 죽음도 의문입니다. 구일중은 조진구에게 탁구를 위한 일이니 한번만 도와달라고 간청하는데 무슨 일을 시킬지 모르겠습니다.
구일중의 변화를 감지한 서인숙은 한승재에게 그 이유를 묻습니다. 한승재는 구 회장이 김미순을 만난 것 같다고 말합니다. 아니? 김미순이라니? 한승재는 그동안 협박편지를 보낸 것도 김미순이며, 자신도 똑같은 협박편지를 받았답니다. 현재 김미순의 행방은 모르지만 탁구를 이용하면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그러고 보면 공주댁의 행동도 수상합니다. 공주댁에게 물 한잔 달라고 시킨 후 그녀가 돌아가자 한 실장에게 전화를 겁니다. "김탁구 그 아이를 만나 봐야겠어. 이번 주 토요일 2시에 운하정에서 만나자고 하지" 이 소식은 즉각 김미순에게 전달됩니다. 미순은 탁구가 확실히 살아 있다는데 기쁜 나머지 탁터 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약속장소로 갑니다. 절벽에서도 떨어져 보았다면서 의지를 꺽지 않네요. 구일중이 탁구가 잘 있다고 했지만 자신의 눈으로 아들을 직접 보기 전에는 누구의 말도 믿을 수 없습니다.
윤하정에 도착해 방금 탁구처럼 생긴 젊은이가 들어간 곳을 김미순이 따라 들어가니 그곳에는 탁구아닌 다른 젊은이가 앉아있습니다. 그는 거성식품의 직원으로 탁구를 가장한 청년입니다. 그리고 작은사모님 서인숙이 노려보고 있습니다. 이제 서인숙은 공주댁이 미순의 스파이임을 알게 되었으니 앞으로가 문제입니다. 김미순은 이 고비를 넘기겠지만 공주댁의 신변이 위험합니다. 아들인 탁구를 만나겠다는 미순의 조급한 마음이 그만 화를 자초하고 말았습니다.
▲ 2차 경합결과 탁구의 통과와 마준의 패배
탁구는 이런 황당함에도 불구하고 마준에게 경합을 하자고 주장합니다. 탁구가 포기하면 마준이 이기는 것이므로 이를 용납할 수 없답니다. 이번에 마준이 탁구를 이기면 앞으로 다른 누군가에게 같은 비열한 방법으로 술수를 부릴 테니 이를 미리 방지해야 한다고 하네요. 마준이처럼 살면 안된다면서요. 마준에게 회장님을 생각해서라도 미워하지 않도록 그만 하라고 충고합니다. 탁구의 자존심을 빼앗지 말라고 하면서.
탁구와 마준은 열심히 빵을 만듭니다. 탁구는 빵 만드는 일이 즐겁습니다. 미순이 옆에서 탁구의 빵을 맛보고 감독합니다. 그렇지만 마준은 짜증이 납니다. 배합문제인지 발효점 문제인지 원인을 알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고민하고 있는데 그 벙거지모자가 나타나 미소짓습니다. "지금 경합을 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자네도 참여하는가? 지금 무슨 빵을 만들고 있나? 세상에서 가장 배부른 빵인가? 아니면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빵인가?" 의아해 하는 마준에게 벙거지는 말을 계속합니다. "자네 혹시 봉빵이라고 들어본 적 있나? 내가 바로 그 봉빵을 만든 사람일세!" 그는 마준에게 이번 경합에 통과하고 싶다면 그리 해 주겠다면서 봉빵의 레시피를 알려줍니다. 그 대신 마준에게 부탁을 했는데 그 내용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명석한 두뇌의 블로거들이 벙거지가 무슨 부탁을 했는지 밝혀 낼 것입니다.
드디어 2차 경합날입니다. 세 사람은 열심히 빵을 만들었습니다. 미순은 밀가루대신 쌀을 이용해 케이크를 만들었는데 통과합니다. 탁구는 김치. 과일, 청국장, 막걸리 등을 이용하여 빵을 만들었지만 결과는 실패라고 자인합니다. 그렇지만 청국장 빵은 조금만 노력하면 성공할 갓 같다고 힘주어 말합니다. 마준은 이스트 없이 빵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그는 막걸리 종을 이용해서 주종빵을 만들었답니다. 깜짝 놀란 팔봉선생은 빵을 먹어 봅니다. 이건 바로 봉빵입니다. 이럴 순 없습니다. "내가 7년 동안이나 낑낑대던 빵을 불과 며칠만에 만들다니!"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마준이 불공정한 게임을 한 게 틀림없습니다. 팔봉선생은 즐거운 마음으로 재미있는 빵을 만든 탁구를 통과시키고, 사술(邪術)을 써 맛있는 빵을 만든 마준을 탈락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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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심으로 유경의 행복을 비는 탁구
유경이 집으로 돌아오자 탁구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유경은 탁구에게 정말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탁구는 유경에게 "네가 너 행복을 위해 그리했으면 미안해하지 말라"고 합니다. 이 말을 하기 위해 먼 길을 달려 왔답니다. 탁구가 유경의 머리를 한번 만지고는 잘 살아야 된다며 발걸음을 옮기자 유경은 뒤에서 탁구를 껴안습니다. 여자친구 유경을 떠나보내는 탁구의 마음과, 사랑하는 남자친구인 탁구를 떠나야 하는 유경의 모습이 정말 가슴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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