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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일중의 두 여자-서인숙과 김미순의 어색한 해후

오로지 살아있는 탁구를 만나겠다는 일념으로 찾아간 음식점에서 마주 앉은 두 여자는 뼈 있는 말을 주고받습니다. 먼저 서인숙이 말을 꺼냅니다. 
"이렇게 멀쩡하게 살아 있는 것을 보니 참 오래 만이군. 그래, 해야 할 일이란 게 고작 나에게 협박편지를 보내는 것인가?" 
"그 편지가 협박은 되었나 보네예!"

서인숙으로선 정말 기가막합니다. 일개 집안의 보모가 이토록 당당해 졌으니 말입니다. 
"세월 참 많이 좋아졌구나. 감히 너 따위가 꼿꼿이 고개를 들고 또박또박 내 말에 토를 달고 있으니 말일세! 그것도 내가 이리 보면서 참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사람이라는 게 오래 살고 볼일이라고 안 합니꺼!"

두 사람은 본론으로 들어갑니다. 탁구 엄마는 그 어린 12살 밖에 안된 탁구가 무슨 죄가 있다고 그토록 모질게 쫓아냈느냐고 따집니다. 서인숙의 대답은 간단합니다. "그 아이가 이 모든 재앙의 시작이니까!" 서인숙은 김미순에게 무슨 생각으로 다시 나타났는지 모르겠지만 자신은 협박을 당해도 절대로 흔들리지 않을 테니 함부로 까불지 말라고 충고하면서 일어납니다. 서인숙이 나자가 미순은 설움을 참지 못하고 주룩주룩 눈물을 흐립니다.   



귀가한 서인숙은 공주댁에게 봉투를 내밀며 당장 집을 나가라고 합니다. 김미순과 작당하여 자신을 모함한 것은 용서할 수 없답니다. 깜짝 놀란 공주댁에게 지난 40년 간의 정을 생각해서 이 정도로 봐준다고 하네요. 그래도 공주댁을 해하지 않은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입니다. 공주댁은 "돌아가신 큰 사모님 영혼이 억울해서라도 절대로 그냥 계시지는 않을 것"이라는 뼈 있는 말을 남기고는 집을 나옵니다. 그녀는 김미순에게 의지합니다.

나중에 구일중은 서인숙이 공주댁을 한 마디 상의 없이 내 보낸 일에 대해 화를 내지만 서인숙도 안주인으로서 가정부 한사람을 마음대로 해고 못하느냐고 맞섭니다. 정말 구일중-서인숙 부부 사이는 언제나 찬바람이 붑니다. 특히 구일중은 탁구엄마 김미순으로부터 서인숙의 비에 젖은 옷 이야기를 들은 후 그녀에 대한 의심을 품게 되어 더욱 그러합니다. 구일중은 서인숙에게 "어머니가 돌아가시던 날밤 아디에 있었느냐?"고 추궁합니다. 그의 눈에 증오의 빛이 역력합니다. 
           
 

▲ 2차 경합에 탈락한 구마준의 비열한 선택

2차경합에서 구마준(서태조)이 탈락하자 마준은 스승에게 이스트 없는 방을 만들었는데 왜 탈락하느냐고 강력하게 항의합니다. 팔봉은 정말 이스트 없는 빵을 만들었다면 이 자리에서 처음 배합부터 다시 한번 시연해 보여달라고 주문하자 마준은 고개를 떨굽니다. 결국 그가 춘배의 레시피를 보고 만든 빵은 이스트가 들어간 것입니다. 춘배는 이스트 없이 빵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이스트를 넣은 사실을 모르게 할 만큼 속이는 방법을 알려준 것입니다. 마준은 탁구을 누르고 경합에 이기고 싶은 욕심에 팔봉선생의 능력을 과소평가하고 그만 춘배의 꾐에 빠져 빵에 소량의 이스트와 많은 전분을 넣은 것입니다. 팔봉선생은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빵"은 새로운 도전정신으로 빵을 만들어야 하는데 마준은 오로지 승부욕으로 자신을 속였다는 것입니다.   


화가 난 마준이 밖으로 나오니 춘배가 앉아 있습니다. 마준은 춘배에게 왜 자신을 탈락시켰는지 물으니 그는 껄껄껄 웃으며 자신의 존재를 팔봉에게 알리려 한 것뿐이었다고 말합니다. 마준은 자신이 팔봉의 인정서 때문에 얼마나 노력했는데 이토록 나를 이용하느냐고 따졌는데 돌아온 대답은 마준의 귀를 솔깃하게 합니다. "너무 가슴아파 하지 말게! 팔봉의 인정서 따윈 이제 곧 자네한테 아무 의미도 없게 될 테니까! 그리고 그 발효일지만 가져와! 그러면 그 팔봉의 명장을 깨버릴 수 있어! 원래 그 발효일지는 나의 것이었는데, 팔봉이 훔쳐 가서 지금과 같은 명성을 얻은 거란 말일세! 어떤가? 자네 2년을 수포로 만든 팔봉을 나와 함께 복수하고 싶지 않은가? 그렇게만 해준다면 봉빵에 관한 모든 것을 전수해 주지!"     

춘배의 제의를 곰곰 생각하던 마준은 팔봉선생을 찾아가서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애원하지만 팔봉은 지금까지 여러 번의 기회를 모두 배신했다면서 백 번을 다시 만들어도 마준의 빵은 인정할 수 없다며 거절합니다. 오로지 이기기 위해 친구를 해하고 스승을 속인 죄는 용서할 수 없답니다. 사람이란 잘못을 저지를 수 있지만 이를 뉘우치는 게 도리인데 마준은 그럴 기미가 안 보인다고 말입니다. 그러면서 내쫓지는 않겠지만 인정서를 받고 싶으면 다시 2년을 기다리라고 말합니다. 머리가 돌아버린 마준은 밖으로 나옵니다. 특히 구일중 회장이 나타나 탁구만 만나고 가는 현실을 도저히 인정할 수 없습니다.

 
제빵실로 돌아온 마준은 팔봉의 말을 떠올리다가 발효용 독(항아리)을 차례로 깨뜨립니다. 그리고는 쓰레기통에 불을 지릅니다. 다시금 악의 화신으로 변해 춘배의 제의를 따르기로 결심하네요. 모두가 불을 끄느라 정신 없는 그 시각 마준은 스승의 방으로 가서 발효일지를 훔쳐 도망갑니다. 그가 다시 나타난 곳은 신유경의 자취방입니다.     

 

▲ 그칠 줄 모르는 한승재의 악행

김미순을 만난 서인숙은 밖에서 대기중인 한승재에게 먼저 의심한 것을 사과하고 나 사장이 회수하려는 주식지분을 꼭 지켜주도록 당부합니다. 한승재는 수하들을 동원해 나 사장의 소재를 확인하고는 호텔로 갑니다. 이들은 나 사장을 지하주차장으로 납치하여 돈을 주고 지분서류를 돌려 받으려고 하지만 가방 속은 비었습니다. 이들은 호텔을 뒤져 김미순과 닥터 윤을 협박하여 서류를 강탈해 갑니다. 그래도 무지비한 폭력을 사용하지 않은 게 그나마 다행입니다. 김미순과 서인숙의 재회는 미순에게 참담한 패배만 안겨줍니다. 미순에게 어떤 전략이 있을지 무척 궁금하네요.   




▲ 팔봉선생의 명성을 지키려는 탁구의 노력

팔봉제빵집 식구들은 마준의 행동에 치가 떨립니다. 이 때 당국에서 팔봉 명장의 제빵기술이 자기 것이라는 진정서를 들고 옵니다. 진정을 낸 사람은 박춘배입니다. 바로 벙거지모자의 주인공이네요. 진실규명결과 진정내용이 사실임이 밝혀지면 팔봉선생의 명장타이틀은 취소 당한다고 합니다. 탁구가 발끈하자 스승이 진정시킵니다. 양복의 사나이들은 진정서에 대한 이의제기는 1주일 내로 해야한다고 일러주고는 떠납니다. 이의제기를 하면 제빵협회 기술고문이 지켜보는 가운데 봉빵에 대한 재심사가 이루어진답니다. 그 자리에서 팔봉선생이 직접 시연을 해야 한다네요.

이런 와중에 팔봉선생이 정신을 잃고 쓰러집니다. 몸과 마음이 피로한 탓입니다. 제자로 키우려던 마준이 발효일지를 훔쳐 도망갔는데, 이제는 옛 동료였던 박춘배가 나타나 전정서를 제출하다니 그만 탈진한 것입니다. 



팔봉의 가족 모두가 혼비백산했지만 가장 놀란 사람은 탁구입니다. 이 세상에서 스승은 어머니를 제외하고는 유일한 희망입니다. 탁구는 무슨 일이 있어도 스승님을 지켜드리겠다고 다짐합니다. 탁구는 아무도 모르게 홀로 당국에 가서 대리인 자격으로 이의신청을 합니다. 이 사실을 안 가족들은 펄쩍 뜁니다. 팔봉선생이 깨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그의 뜻도 모르고 이럴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탁구는 식구들을 설득시켜 봉빵을 재현해 내자고 합니다. 양인목은 발효일지도 마준이 훔쳐 가서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해보기로 결심합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스승님의 명예를 지켜드리겠다는 탁구의 결심에 감동을 받은 것입니다.

언제나 얼렁뚱땅 넘어가는 허갑수(이한위 분)가 구해온 해독제를 마신 탁구는 후각을 회복합니다. 양인목은 배합비율을 식구들에게 알려주고 봉빵을 재현하기 위해 머리를 싸맵니다. 
    
     

▲ 팔봉과 춘배의 엇갈린 운명  

춘배가 진정서까지 제출했으니 이제 더 이상 과거사를 감출게 없게 되었네요. 대장인 양인묵이 담담하게 털어놓은 이야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팔봉과 춘배는 죽마지우(竹馬之友)이자 라이벌이었어. 세상에서 가장 배부른 빵과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빵도 두 분이 가장 즐겨한 내기들이었어. 그러다가 둘은 한국사람의 체질에 맞는 빵을 개발하기로 의기투합했어. 그래서 탄생한 빵이 주종빵이야. 주종빵은 오래 전부터 아버님께서 연구해 오던 빵이었지만 그 발효점을 찾지 못해 영 진전이 없었는데, 춘배 어르신이 이를 찾아내는 데 일조를 하였다. 춘배에게는 천재적인 후각이 있었거든. 탁구처럼 말이다. 봉빵의 성공으로 유명세를 타자 엄청난 돈을 벌었지만 결국 그게 화근이 되었다. 



팔봉이 주종빵을 만든 이유는 이스트를 최소화하고 발효시간을 오래함으로써 소화력을 돕는 좋은 빵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춘배는 발효시간을 오래가지면 수요에 따른 공급을 할 수 없으니 이에 반대했다. 팔봉은 화학첨가물을 넣은 빵을 팔 수는 없다고 춘배의 빵을 버리자 춘배는 유통기간을 오래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고집을 피웠다. 이래서 두 사람은 갈라서게 되었다. 두 분은 각각 봉빵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결과는 춘배의 참패로 끝났다. 소비자들이 화학첨가물을 넣은 빵을 외면했기 때문이다.』

결국 춘배의 몰락은 스스로 자초한 것이네요. 그런데도 이를 되찾겠다는 춘배는 어쩌면 마준의 성격과 닮아 보입니다.    

   

▲ 복수에 불타는 춘배의 하수인이 된 구마준

이의신청을 받은 춘배는 마준에게 이번 시연에 나서도록 주문합니다. 드디어 봉빵의 맛을 가리는 시연회 날입니다. 진정인 측에서는 박춘배가, 피진정인 측은 대장인 양인목이 대표입니다. 시연해 줄 사람은 팔봉 측은 탁구입니다. 그런데 진정인 측의 시연자로 나온 사람은 놀랍게도 마준입니다. 이 경합에서는 누가 이길까요? 탁구일까요?  아니면 마준일까요? 바로 이 순간, 정신을 잃었던 팔봉선생이 깨어납니다. 다음 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조마조마하네요. 


 

                                             [다음 메인에 게재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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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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