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일일연속극 <바라불어 좋은날>의 시청률이 20% 밑으로 떨어졌다고 해요. 드라마 제목처럼 바람불어 좋은날을 보여주기는커녕 이해할 수 없는 억지설정으로 매일 저녁 황금시간대에 온가족이 시청하는 드라마로서 시청자가 짜증을 내도록 만드는 요소가 많기 때문이에요. 다만, 콩가루 집안 같았던 차연실(나영희 분) 가족만이 과거의 불화와 웰빙유업의 파산후유증을 극복하고 재기하기 위해 온 가족이 단합하여 반찬가게를 열어 애쓰는 모습이 보기 좋아요.
그동안 가장 비난을 받았던 것은 고등학교 제자인 장민국(이현진 분)이 19살 연상인 이강희 (김미숙 분) 선생을 좋아하여 민국의 어머니와 그 가족을 혼란에 빠뜨리게 한 것이지요. 다행히 이제는 강희와 박현우(맹상훈 분)의 거짓 결혼설로 민국이 마음을 추스르는 상황이에요.
다른 문제는 장대한(진이한 분)이 키우는 독립(강한별 분)의 생모 최미란(이성민 분)의 찌질한 행동이에요. 미란은 장대한과 권오복(김소은 분) 사이를 이간질 해 대한과 독립을 모두 찾으려는 그릇된 이기심으로 연이어 이상한 상황을 만들어 오복을 괴롭혀요. 글쓴이는 미란이가 불임이므로 독립을 그녀에게 돌려주고 대한-오복 부부가 빨리 임신하도록 주장했는데 이제는 이런 동정심마저 사라지려고 해요. 이에 대하여는 이미 별도로 지적했으니 오늘은 다른 문제를 짚어 보겠어요.
▲ 최기철은 왜 혼절한 오복을 호텔로 데리고 가나?
최기철 역의 강은탁
이 드라마에서 가장 훈남은 권오복의 고향오빠인 최기철(강은탁 분) 목장주에요. 기철은 어렸을 때부터 오복을 좋아했는데 오복은 그냥 오빠로만 생각했어요. 그러다가 하솔지(정다영 분)가 운영하는 인터넷 쇼핑몰에 의류를 납품하면서 무작정 상경하여 솔지에게 의지하며 생활하고 있는 오복을 만나요. 기철은 오복이 이미 장대한을 사랑하고 있음을 알고는 대한을 만나기도 했어요. 문제는 대한이가 혼외 자식인 독립을 키우고 있어 오복을 설득했지만 그녀의 신념이 확실하고 또 장대한도 오복을 행복하게 해 줄 것 같아 둘의 결혼을 축복하면서 깨끗하게 물러난 상태예요.
그런데 죽었다던 독립의 생모가 최미란으로 밝혀지면서 오복은 큰 충격을 받아요. 왜냐하면 오복은 그린유업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미란을 언니처럼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이 때부터 미란은 집요하게 장대한에게 접근하여 독립을 데리고 가려고 온갖 공작을 자행해요. 심신이 지친 오복은 유일한 대화상대인 기철오빠를 만나요. 이제 기철오빠는 의류납품회사 사장이 아니라 귀향하여 아버지의 목장일을 돕는 어엿한 목장주예요.
기철은 하필이면 그린유업과 원유공급계약체결을 해요. 이 때 미란은 기철과 오복이 매우 친한 것을 알고는 둘이 만나도록 자꾸만 수작을 부려요. 추가계약을 빌미로 1주일간을 서울에 머무르게 하면서 둘이 함께 뮤지컬을 관람토록 유도해요. 뮤지컬을 보고 극장을 나오는 장면을 대한이 목격하게 만들어 부인을 의심하게 해요. 미란이 정말 나쁜 여자예요!
그런데 이번에는 미란이 뻔뻔하게도 오복이게 대한과 독립을 포기하고 물러서라고 하네요. 이미 아버지인 최 회장(연규진 분)이 대한에게 이사(理事)자리를 제안했다면서요. 이 말을 들은 오복은 자포자기하면서 대한에게 그만 자신이 떠나겠다고 말해요. 심신이 지친 오복은 기철이 묵고 있는 호텔 바에서 기철오빠를 만났다가 헤어지려는 순간 현기증으로 넘어져요. 깜짝 놀란 기철이 오복을 업고는 간 곳이 하필이면 호텔객실이에요. 이것이 평지풍파를 가져왔어요.
왜 기철이 아픈 오복을 업고 호텔로 가요? 아무리 절친한 고향오빠라지만 남의 유부녀가 된 오복을 호텔객실로 데리고 간다는 게 말이 되나요? 당연히 병원(응급실)으로 가야지요. 아니면 설사 호텔로 데리고 갔다고 할지라도 바로 대한에게 연락하여 호텔로 오도록 조치해야지요. 그런데도 호텔에서 두 남녀가 밤을 세도록 만들었으니 제작진은 너무해요. 왜 훈남인 기철을 나쁜 남자로 만들어요?
이 모습을 본 미란은 쾌재를 부르며 대한에게 연락했어요. 다음날 새벽 호텔로 달려온 대한이 기철과 오복 사이를 오해하는 것은 당연하지요. 대한은 기철에게 다짜고짜로 뺨을 때렸어요. 당연히 대한이네 가족들도 난리가 났어요. 이렇게 일을 꼬이게 만드는 것이 제작진의 취미인가요? 이건 분명 악취미요! 오복의 아버지가 기철에게 왜 오복을 호텔로 데리고 왔다고 연락하지 않았느냐고 했더니 "만일 대한 씨가 알면 오해 할 까봐" 연락을 할 수 없었다고 대답했는데, 이게 말이 되나요?
아내인 오복이 최기철과 밤을 보낸 사실에 분노한 대한이 큰 소리로 오복을 다그치자 오복은 대한의 뺨을 때렸어요. 지금까지 하늘처럼 믿고 섬기던 남편인데, 이제는 자신을 여러 차례 속인 남편을 믿지 못하게 되었어요. 또 이번에는 기철이 오복이가 떨어뜨린 목걸이를 집 앞에서 전해주면서 직접 오복이 목에 걸어주는 바람에 퇴근하던 대한이 이 장면을 또 보고 말았어요. 그냥 손에 쥐어 주면 될 것을 왜 목에 걸어 줘요? 이토록 연이은 상황설정이 이젠 지겨워요. 또 미란은 대한에게 기철이가 계속 서울에 머문다고 거짓말하는 것도 식상해요. 이번 최기철의 치명적인 실수로 이 부부가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널지 걱정 되요. 물론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겠지만 시청자로서 정말 답답하고 안타까워요.
▲ 이강희의 시동생은 형수의 재혼을 반대할 자격이 있나?
서동식 역의 권오현
등장인물 중에서 가장 보기 싫은 커플은 이강희의 시동생인 서동식(권오현 분)-김남숙(안혜경 분) 부부예요. 서동식은 형(이강희 남편)이 외국으로 산행을 나섰다가 실종되자 형수 집에서 더부살이를 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들의 사고방식이 문제예요. 서동식은 형이 죽었으니 당연히 그 재산은 동생인 자신의 차지가 되어야 하는데 형수가 재혼도 하지 않고 형이 운영하던 유치원을 경영하고 있으니 속이 터져 죽을 맛이에요.
이들 부부는 유치원 사무용품구입과 차량수리비용을 속여 그 차액을 착복하려다가 장민국에게 들켜 실패했어요. 또 딸 효리(주혜린 분)를 형수의 호적에 입적시킨 후 형수 사후 그 재산을 고스란히 챙기려다가 이 마저도 민국의 개입으로 물거품이 되었어요.
이들은 별도의 사업을 하겠다는 핑계로 강희에게 요구해 강희는 집을 담보로 2억원을 대출받아 서동식에게 빌려주었어요. 그런데 서동식은 오피스텔 임대사업에 투자했다가 사기를 당하여 그냥 돈을 한방에 날리고 말았어요. 그러자 매월 이자를 형수에게 주겠다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사채업자의 돈을 빌렸다가 결국 강희의 집마저 빼앗기고 말았어요. 그러자 이들 부부는 아이를 데리고 도망을 갔다가 거지가 되어 다시 나타났어요. 기가 막힌 강희는 시동생에게 유치원 청소 일을 맡겨요.
강희와 민국은 19살의 나이차이에도 불구하고 스승과 제자가 아니라 여자와 남자로 사랑하게 되었어요. 그렇지만 주변의 따가운 시선 때문에 결국은 헤어지기로 작정했어요. 문제는 강희가 위암4기로 5개월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점이에요. 강희의 대학선배이자 강희 남편의 절친인 박현우는 의사로 강희가 치료받도록 설득해요. 문제는 민국이 강희가 아프다는 것을 알고는 그녀의 건강이 걱정되어 다른 일을 전혀 할 수 없을 정도예요. 강희는 민국이가 마음을 추스르고 자신을 단념토록 하기 위해 박현우와 곧 결혼한다고 거짓소문을 내도록 부탁해요.
이 소식을 들은 서동식은 강희와 박현우에게 둘의 결혼이 못마땅하다고 노발대발해요. 서동식 부부는 지금 강희가 시한부인생을 사는 지도 모르는 한심한 사람들이에요. 형수의 재산을 호시탐탐 노리다가 사채업자에게 집을 강탈당한 시동생이 형수와 형 친구의 결혼을 못마땅하게 생각할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러워요. 이들 부부가 화면에 나오면 TV를 끄고 싶어요.
가장 극적인 방안은 강희도 위암 말기에서 서서히 건강을 회복하고, 산악사고로 실종되었던 강희의 남편이 실제 사고 후 구조되었지만 과거의 기억을 잃은 채 다른 곳에서 홀로 생활하다가 기억력을 회복하자마자 바로 나타나 강희와 감격의 재회를 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제작진이 제 말을 들어줄 리가 있겠어요?
▲ 권오복의 아버지는 왜 사돈집에 와서 무위도식하나?
권이문 역의 정승호
권오복의 아버지 권이문(정승호 분)도 대책에 없기는 마찬가지예요. 그는 오복이가 어렸을 때부터 가정을 풍지박산 낸 인물이에요. 오복이 아르바이트해서 모은 집세를 훔쳐간 파렴치한 아버지예요. 오복이 결혼 전 하솔지의 가게에서 숙식을 할 때 찾아와 납품대금을 훔쳐 달아나 오복을 난감하게 만들었으며, 나중에 이를 알게 된 최기철이 돈을 마련하여 권이문에게 전달하자 그는 돈의 2분의 1은 착복하고 반만 돌려준 인물이에요.
오복이 결혼하자 사위인 장대한에게 사업자금으로 피 같은 돈 2천만 원을 가져갔으며, 서동식과 함께 오피스텔 임대사업에 투자했다가 돈을 전부 날렸어요. 이 사기사건에 권이운이 가해자인지 피해자인지 아직 확실하게 드러나지 않았어요.
그런데 어느 때부터 권이운은 사돈인 오복이네 집에 들어와 무위도식하고 있어요. 문제는 그가 사위인 장대한과 오복의 일에 사사건건 간섭한다는 점이에요. 물론 장인으로서 사위가 잘 못하는 일에 대하여 따끔하게 충고하는 것은 좋지만 너무 과잉행동으로 오복에게 오히려 짐만 된다는 점이에요. 왜 제작진은 오복의 아버지가 사위 댁에서 빌빌거리도록 두는지 이해하기 어려워요. 당장이라도 권이운이 사위네 집을 나갔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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