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송이 역의 하유미
<역전의 여왕> 제9회에서는 정말 황당한 일이 발생했는데요. 무엇보다도 봉준수(정준호 분)-황태희(김남주 분)부부를 이간질시키는 한송이(하유미 분)와 백여진(채정안 분)의 교활한 음모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봉준수가 매우 불쌍할 정도였어요. 그리고 백여진이 한번 차버린 옛 애인이었던 봉준수에게 기습키스를 감행한 장면은 정말 뜬금 없었고요. 마침 현장을 목격한 구용식(박시후 분)이 남편을 찾기 위해 나타난 황태희를 가로막은 채 그녀의 손목을 끌고 갔기에 망정이지 만약 황태희가 남편과 백여진이 키스하고 있는 장면을 목격했더라면 황태희는 그 자리에서 그만 뒤집어 졌을 것이에요. 구용식은 태희의 졸도를 방지한 흑 기사였지요.
▲ 갈수록 비열해지는 한송이 상무
한송이의 든든한 뒷배가 되어 주는 구호승 회장의 부인 장숙정(김혜정 분)의 호적상 아들은 구용식이데요. 한송이에게 구용식은 빨리 물 먹여 쫓아내야 하는 타도의 대상이지요. 그런데 이 새카만 젊은이가 구 회장의 배경을 믿어서인지 행동하는 짓거리가 정말 눈엣가시예요. 최근에는 곧 해체될 특별기획팀의 재고품을 900여 세트나 한꺼번에 사주는 만용을 부리기도 하면서 앞으로 구용식이 이끄는 특별기획팀도 한송이와 백여진의 기획팀과 마찬가지로 기획회의에 참가하겠다고 선언한 것이에요.
문제는 기획팀 백여진의 능력이 특별기획팀의 황태희보다는 못하다는 것인데요.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남편인 봉준수를 통해 황태희의 기획안을 빼오는 것이네요. 이를 위한 사전포석으로 한송이는 봉준수에게 기획팀의 복귀를 요청한 것이고요. 회사에 결원이 생길 경우 희망퇴직자 가운데 우선적으로 채용토록 한 규정을 교묘히 악용한 것이지요.
특별기획팀의 팀장은 구용식인데요. 구용식은 봉준수의 군대졸병이었지만 재벌아들로 인생이 역전되었고 이미 봉준수는 구용식으로부터 엄청난 수모를 당했어요. 그리고 지난번 정리해고대상자 명단작성 때 봉준수를 포함시킨 인물은 바로 한송이이지만 백여진은 봉준수에게 명단을 포함하라고 지시한 사람은 구용식이라고 거짓말하여 봉준수의 반감을 더욱 키웠네요.
그래도 봉준수는 다시 기획팀으로 복귀하는 게 탐탁하지 않았는데 바로 엉뚱한 사건이 발생했어요. 백여진의 모친이 사망하자 의지할 곳 없는 여진을 위해 봉준수는 장례절차 등 모든 편의를 도맡아 해 주어요. 그러다가 문상을 온 아내에게 발각되어 곤욕을 치러요. 봉준수는 아내에게 친구의 상가에 갔다고 거짓말을 한 것이거든요. 아내의 추궁에 봉준수는 백여진과 기획팀에 복직하는 문제로 만났다고 하자 황태희는 묘한 기분이 되요. 남편이 사업을 한다고 돈을 빌릴 때가 엊그제인데 왜 복직문제를 자기에게 말하지 않았는지 속이 상해요. 그렇지만 성공가능성이 불투명한 사업보다는 월급쟁이가 나은 것 같아 남편의 복직을 양해해요.
왜 자신을 복직시키려는지 궁금해하는 봉준수에게 한송이는 "밑바닥까지 경험해 보았으니 앞으로 맹수의 진수를 보여줄 것이라 믿는다. 이미 지옥도 맛보았을 테니까! 아무리 머리가 뛰어난 사람도 목표가 뚜렷한 사람을 이길 수가 없어! 내가 사람을 잘 보았다면 봉준수 씨는 내 기대에 걸맞게 독한 전투력을 보여 줄 수 있을 거야! 그렇게만 해 준다면 난 봉준수 씨를 내 사람으로 챙기고 키울 거야!"라고 다그쳐요.
귀가한 봉준수는 아내에게 지금까지 개무시 당하며 살아왔는데 앞으로는 무슨 일이든 열심히 하여 절대로 잘리지 않겠다고 다짐해요. 첫 출근하는 날 백여진은 이번 주말 연수원에서 워크숍 및 프리전테이션 발표자로 봉준수를 지목해요. 그리고 한송이도 봉준수를 만나 특별기획팀의 발표내용이 뭔지 사전에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해요. 구 회장이 특별기획팀을 만든 것은 팀원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아들을 키워보고 싶은 것이래요. 앞으로 기획팀과 특별기획팀의 발표에서 황태희가 발표를 잘 할 경우 구용식만 회사에서 인정을 받게 된 되요. 그리고 특별기획팀은 6개월 후에는 어차피 해체될 조직인데, 일을 잘해 구용식의 사기만 올려줄 이유가 없다고 말해요.
봉준수는 아내의 자료를 빼내는 스파이 노릇을 못하겠다고 하자 한송이는 못하겠으면 하지 말라면서, 구용식의 출세를 도울 것인지 아니면 봉준수 스스로가 인정을 받을 것인지 선택하라고 말해요. 참으로 가증스런 협박이네요. 한송이의 분장과 스타일 및 말투까지 정말 보기 싫은 점은 골고루 갖추고 있는 캐릭터예요.
▲ 두 여자에게 놀아난 한심하고 어리석은 봉준수
황태희는 발표안을 작성하면서 자재 및 홍보팀 등 다른 팀의 협조를 요청했지만 이들은 한결같이 기획팀 업무지원으로 정신이 없다며 거절해요. 이렇게 시간이 부족한 상태에서도 그녀는 시댁의 제사에 다녀와서 밤잠을 설치며 작업을 해요.
한송이 상무의 말은 구용식을 물 먹이기 위한 계략이지만 이를 알지 못하는 봉준수는 한송이의 말을 믿고 실행에 옮겨요. 귀가한 봉준수는 아내가 밤새워 만든 기획안을 몰래 프린트해서 백여진 팀장에게 넘겨준 것이지요. 세상에! 아내로부터 기획안을 도둑질하라고 충동질한 한송이-백여진과, 이 말을 믿고 아내의 자료를 빼낸 멍청한 봉준수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예요.
한송이는 황태희의 기획안을 그대로 모방하여 기획팀의 발표내용을 수정한 후 봉준수에게 전달해 주며 그대로 발표하라고 지시해요. 봉준수는 백여진에게 이를 참고만 한다고 했지 이렇게 그대로 쓰면 어떡하느냐고 항변해 보지만 이미 때는 늦었어요. 쥐약인줄도 모르고 복직을 받아들이고 아내의 기획안을 빼낸 봉준수가 정말 불쌍해요.
나중에 이를 안 황태희가 어찌 나올지 참으로 궁금해요. 10회 예고편을 보면 특별기획팀 사람들은 설마 남편인 봉준수가 일을 저지른 것으로는 생각하지 못하고 시한부인생을 살며 매사에 비리비리한 목영철(김창완 분)을 의심하는 것으로 그려지네요.
▲ 봉준수에 대한 백여진의 느닷없는 키스세례
백여진도 참 대책이 없는 여자예요. 그녀는 봉준수와 사귀다가 봉준수의 앞날이 별 볼일이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차버렸어요. 그런데 그가 퀸즈그룹 기획실 신입사원으로 입사하자마자 꼴통인(백여진 생각)인 황태희 팀장과 눈이 맞아 결혼까지 해요. 그녀에게 봉준수는 내가 먹기엔 떫지만 남이 먹기는 아까운 인물이었던 것이지요. 백여진은 한송이에게 살살거리며 달라붙어 황태희를 제치고 팀장에 올랐지만 실력으로는 황태희를 도저히 당해낼 수 없어요. 그녀의 특기는 오직 하나-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가로채 자신의 것으로 둔갑시키는 재주일 뿐이니까요.
단합대회로 등산을 갔다온 일행은 연수원에서 회식을 해요. 한참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 백여진은 봉준수를 2층 로비로 불러내는데요. 봉준수를 만난 백여진은 이런 자신의 처지를 하소연하며 봉준수의 감성에 호소해요. 백여진은 봉준수에게 그는 그전부터 자기가 머물고 싶은 집과 같은 사람이었다고 말해요. 준수 씨는 내가 언제 불러도 달려와 줄 사람이었다고요. 그런데 그 집에 자신이 제일 싫어하는 황태희가 들어가서 살고 있으니 나의 기분을 어찌 알겠느냐고요. 목놓아 울던 그녀는 갑자가 울음을 그치고 정색을 하더니 준수에게 기습키스를 감행해요.
▲ 황태희-봉준수 부부를 구해준 구용식의 기사도정신
아까부터 둘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구용식이 기습키스에 놀라는 순간, 남편을 찾아온 황태희가 들어서요. 이거 큰일났어요. 만일 황태희가 남편과 백여진이 찐한 키스를 하고 있는 장면을 목격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그야말로 일촉즉발 위기일발의 순간이에요.
구용식은 앞으로 나가려는 황태희를 막아서요. 내일 프리젠테이션과 관련하여 급히 확인할게 있다고 해요. 황태희가 나중에 하자고 물러서자 구용식은 "당신 상사로서 명령한다"며 다짜고짜로 황태희의 손목을 잡아끌고는 나가요. 만세! 임기응변의 지혜를 발휘한 구용식 덕분에 위기를 넘기기는 했지만 나중에 황태희가 봉준수-백여진의 키스사실을 알게되고, 또 기획안 발표에서 자신의 안(案)이 도용된 사실을 안다면 얼마나 큰 배신감을 느낄지 생각만 해도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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