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영철 부장 역의 김창완
▲ 간교한 백여진이 터뜨린 메가톤급 폭탄
<역전의 여왕> 제10회에서는 9회에 불거졌던 문제들이 어느 정도 가닥을 잡은 형국입니다. 무엇보다도 봉준수(정준호 분)의 첫사랑이었던 백여진(채정안 분)이 봉준수를 자신이 돌아갈 집으로 비유하면서 은근히 부인 황태희(김남주 분)와의 갈등을 조장하며 기습 키스세례를 퍼부은 데 대해 봉준수가 "네 집은 이미 다른 사람에게 팔렸다"는 말로 중심을 잡은 것은 다행입니다.
또한 봉준수는 밉상인 한송이(하유미 분)가 집으로 초대한 5자 회동(한송이, 백여진, 봉준수, 구용식, 황태희)에서 황태희가 작성한 기획안을 빼돌렸다고 양심선언하여 한송이를 당혹케 한 반면, 아내인 황태희와는 화해하는 계기를 마련한 것은 큰 성과입니다. 이를 보면 봉준수는 비록 한송이와 백여진의 유혹에 빠져 아내를 배신했지만 아내를 생각하는 마음이 남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한 셈입니다. 더욱이 봉준수와 백여진의 키스장면을 목격한 구용식이 준수의 이중성에 분노해 주먹을 날린 사건은 준수로 하여금 자신의 행동을 뒤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기획안 빼돌림 문제는 재대결 하기로 결론이 났는데, 마지막 순간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합니다. 봉준수는 결혼기념일을 맞이하여 분위기 있는 고급식당에서 아내와 우아하게 와인잔을 기우리고 있는데, 이를 안 백여진이 자꾸만 전화를 걸어 방해를 한 것입니다. 문명의 이기라는 휴대폰을 악용하는 대표적인 사례로군요. 봉준수가 전화를 받으려 나가고 홀로 앉아 있는 황태희 앞에 나타난 여자는 바로 백여진의 친구입니다. 그녀는 다짜고짜로 황태희에게 결혼한 유부녀가 왜 곧 결혼할 남의 남자와 이런 곳에서 만나고 있는지 물은 것입니다. 기가 막힌 태희가 무슨 소리냐고 반문하자 "봉준수와 곧 결혼할 여자가 백여진"이라고 말하며 드라마가 끝납니다.
이제 앞으로가 걱정입니다. 봉준수와 백여진의 관계를 황태희가 알아버렸으니 그녀가 눈에 쌍심지를 켤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입니다. 부부간에 기획안을 빼낸 문제로 발생한 갈등이 봉합되는가 싶더니 그보다 화력이 10배도 더 큰 화산이 폭발하고 말았으니 큰일입니다. 태희가 그토록 싫어하는 백여진이 남편의 첫사랑임을 알게 될 경우 태희는 머리가 돌아버리지 않을지 모르겠습니다. 이 모두가 백여진이 친구를 시켜 의도적으로 만든 상황일 것입니다. 봉준수에게 전화를 걸어 자리를 피하게 한 후 친구를 등장시켜 태희를 혼란에 빠뜨리는 못된 행동을 저지른 것입니다.
▲ 간암 걸린 목영철 부장의 애절한 가족사랑
현재 특별기획팀 소속인 목영철(김창완 분) 전 영업부장은 후배인 봉준수가 사석에서 한 말을 구조조장본부에 일러바치는 찌질한 행동으로 살아 남으려고 발버둥 친 인물입니다. 그렇지만 그도 구조조정의 칼바람은 피하지 못하고 희망퇴직자로 분류됩니다. 그는 퇴직서에 서명까지 했지만 건강검진결과 간암으로 판명되어 6개월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그는 근무 중 사망하면 가족들이 산재보험금을 받을 수 있음을 확인하고는 희망퇴직대신 특별기획팀에 배속된 것입니다.
그는 수시로 느끼는 가슴의 통증을 참으며 살아갑니다. 지난번 기획개발팀과 특별기획팀의 단체 산행에서 중간에 하산한 것도 건강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황태희의 기획안이 송두리째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합니다. 이는 황태희의 남편이 한송이의 사주를 받아 한 행동이지만 사람들은 목 부장을 의심합니다. 마침 목 부장은 자리에 없습니다. 화가 난 황태희는 당직실에서 서류를 보고 있는 목 부장을 발견하고는 그 서류를 보여달라고 합니다. 목 부장이 당황해 하며 개인적인 서류라고 대답하지만 약이 오른 황태희가 순순히 물러서지 않고는 서류를 확인합니다. 이 서류는 산재보험에 관한 것인데, 의사의 진단서에는 간암이라고 적혀있습니다. 황태희는 기가 막혔습니다. 기획안을 빼돌렸다고 의심한 목 부장이 간암이라니! 너무나도 충격적인 사실에 눈물을 흘립니다.
황태희가 밖으로 나오자 목 부장은 딸 은서의 국제전화를 받고는 목이 메입니다. 그에게는 미국에서 아내와 생활하고 있는 남매가 항상 걱정입니다. 그는 회사에서 찾는다는 말로 전화를 끊습니다. 목 부장의 통화를 엿들은 태희는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냅니다. 들은 숙직실을 나와 나란히 앉습니다. 황태희는 왜 미국의 가족을 만나러 가지 않느냐면서 나중에 가족이 이 사실을 알고 얼마나 힘들어하겠느냐고 말합니다. 그러자 목 부장은 이보다는 남은 가족이 살아가는 게 문제랍니다. 자신이 아이들과 아내에게 이 정도밖에 안 되는 게, 가족들이 힘들 때 옆에 있어 줄 수 없는 게 한이랍니다. 그러면서 이 일을 철저히 비밀에 붙여 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습니다. 황태희는 목 부장의 수호천사가 되겠다고 다짐합니다.
황태희는 목 부장의 안타까운 사연을 목격하고는 지금 남편인 봉준수가 건강한 몸으로 자기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녀는 남편을 만나 만일 앞으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하면 무엇이 가장 하고 싶으냐고 묻습니다. 봉준수는 대뜸 전세금 빼서 세계일주 특히 미국 서부지역여행이랍니다. 동부지역은 다녀보았지만 서부지역은 가보지 못했다고 하네요. 목 부장의 순애보만 생각한 태희가 그러면 자신과 딸 소라는 어떻게 먹고사느냐고 어리광을 부리자 남편은 자신이 책임진답니다. 이 말을 들은 태희는 가슴이 짠해옵니다.
목 부장의 경우 재직 중 순직한다면 사실 회사로서는 큰 손해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남아 있는 가족을 위해 아픈 몸을 겨우 버티며 하루하루 출근하는 목 부장을 보면서 우리 사회에서 가장의 역할과 그 숭고한 희생정신을 다시금 생각하는 계기가 됩니다. <역전의 여왕>에서는 한송이와 백여진처럼 이기심의 화신이 된 인물도 있지만,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려는 황태희와 목영철 같은 인물이 있어 자꾸만 채널을 고정하게 됩니다. 더욱이 황태희가 위기에 빠질 때마다 수호천사가 되어 주는 멋진 남자 구용식(박시후 분)도 드라마를 지탱하는 일등공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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